"중국, 인내심 잃어가고 있어"...대만 원로 전쟁 위기 경고

  • 샤리옌 전 대륙위원회 주임위원 강연

  • "양안 공식 소통 단절, 오판이 전쟁 부를 수도"

  • "미국·일본이 대만 도울 거라 믿지 않아"

대만군 자료사진 사진EPA연합
대만군 자료사진 [사진=EPA·연합]
대만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만의 전직 고위 당국자가 중국의 대만에 대한 인내심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고 경고했다. 양안(중국과 대만) 간 공식 소통 채널이 사실상 끊긴 상황에서 군사적 오판이나 우발적 충돌이 전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다. 

28일 대만 연합보에 따르면 샤리옌(夏立言) 전 대만 대륙위원회 주임위원은 전날 타이베이경영관리연구원이 개최한 강연에서 “최근 중국 측의 발언과 행동을 보면 대만에 대한 인내심이 점점 줄어드는 것처럼 느껴진다”며 "중국이 현상 유지를 얼마나 더 용인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대륙위원회는 대만 정부의 한 부처로 중국과의 소통을 담당한다. 대륙위원회 주임은 우리나라의 통일부 장관에 해당한다.  

샤리옌 전 주임은 현재 대만 대륙위원회와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사이에 소통이 없고, 양안의 실무 협상 창구인 대만 해협교류기금회(해기회)와 중국 해협양안관계협회(해협회)도 소통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 대륙위원회 주임위원으로 재직할 당시 사무실에 베이징과 직접 연결되는 핫라인 전화가 있었다며, 당시 대만사무판공실 주임이었던 장즈쥔(張志軍)과 직접 연락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현재는 이 같은 위기관리 수단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그는 2016년 대만군의 슝펑(雄風) 3형 대함미사일 오발 사건도 사례로 들었다. 당시 미사일은 대만 어선에 명중했다. 만약 중국 본토의 상선이나 군함을 타격했다면 양안 간 소통 부재와 상호 불신 속에서 사태가 전쟁으로 확대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특히 해상과 공중에서 양측 군사 인력이 접촉하는 상황에서 우발적 충돌이 발생하더라도 이를 수습할 통로가 없다는 점을 우려했다. 

샤리옌은 양안 관계 개선을 위해 대화와 교류를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마잉주 전 대만 총통 집권기인 2008~2016년 양안이 경제·무역, 직항, 관광, 범죄 대응 등 분야에서 23개 협정을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대화 재개의 기반이 된 ‘92공식(九二共識)’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일본의 대만 지원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믿지 않으며 일본도 대만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확신하지 않는다"며 "대만이 중국 본토의 역량과 주변국의 입장을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샤리옌은 대만의 대표적인 외교·양안 관계 전문가다. 1950년생으로 푸런대 법학과와 국립정치대 외교학 석사 과정을 거쳤으며, 외교관으로서 국제기구 업무와 미국 뉴욕·인도·인도네시아 주재 대표 등 주요 보직을 맡았다. 이후 대만 국방부 부부장을 거쳐 2015~2016년 대륙위원회 주임위원을 지냈다. 2015년 마잉주·시진핑 회담 준비를 비롯해 양안 관계의 주요 현안을 다룬 경험이 있다. 국민당 부주석도 역임해 대중국 교류를 중시하는 국민당의 양안 정책을 대표하는 인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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