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물동량의 약 20%가 지나가는 전략적 요충지다. 이 해협이 막히면 국제 에너지 시장은 즉각 요동친다. 실제로 국제 유가는 전쟁 이후 빠르게 상승했고 해상 운임과 전쟁 보험료도 급등하고 있다. 전쟁의 충격이 군사 영역을 넘어 실물 경제로 번지는 속도는 과거보다 훨씬 빠르다.
이번 전쟁은 현대 전쟁의 성격도 바꾸고 있다. 이란의 저가 드론과 미사일 공격, 그리고 미국과 이스라엘의 고가 방공망이 맞붙으면서 전쟁 비용 구조 자체가 뒤틀리고 있다. 수만 달러짜리 드론을 격추하기 위해 수백만 달러짜리 미사일을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된다면 장기전에서 부담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다. 전쟁이 장기화될수록 군사 충돌보다 경제적 소모전이 더 큰 변수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한국 경제도 예외가 아니다. 한국은 에너지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중동 의존도 역시 높은 편이다. 유가 상승은 곧바로 물가 상승과 기업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환율과 금리까지 불안정해지면 경제 전반에 복합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수출 의존도가 높은 산업 구조에서 해상 물류 불안은 치명적인 변수다.
정부는 이미 에너지 수급 점검과 비축 물량 관리에 나섰지만 상황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단기적으로는 비축유 활용과 공급선 다변화를 통해 충격을 완화해야 한다.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에너지 안보와 공급망 안정성을 국가 전략 차원에서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
전쟁은 언제나 전장에서만 벌어지지 않는다. 이번 중동 전쟁이 보여주는 교훈은 분명하다. 세계는 이미 군사 충돌과 경제 충격이 동시에 발생하는 ‘복합 전쟁’ 시대에 들어섰다는 사실이다. 한국 역시 그 현실을 냉정하게 인식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낙관도 공포도 아닌 냉철한 준비다. 중동의 포성이 멎지 않는 한 경제 전쟁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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