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저녁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선관위 특별검사팀의 투표지 검증이 진행 중인 한 계수부 주변에서 고성이 이어졌다. 경찰과 특검 관계자들이 모여 중재에 나섰지만 큰 소리는 쉽게 잦아들지 않았다. 김민수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해당 테이블로 와 검증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태한 선관위 특검팀은 이날 경기장에 보관된 송파구 투표지 약 247만장의 수량 변동과 위조 여부 등을 확인하는 임의검증을 진행했다. 오전에는 촬영 허용 범위를 놓고 국민의힘 측과 일부 참관인이 반발해 절차가 지연됐고, 오후 실제 투표지 개봉 이후에도 현장 곳곳에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한 계수부에서는 오후 3시 34분께 "이태한 특검 들어오라 그래"라는 외침이 나왔다. 오후 6시 10분부터는 다시 고성이 이어졌다. 특검 측이 촬영을 제한하자 한 참관인은 "손대지 말라 그랬어. 손대지 마!"라고 소리쳤다. 이어 "비키라고 얘기했어", "철수합시다", "모든 책임을 지셔야 합니다"라는 항의가 나왔다.
현장에서 만난 다른 참관인은 반복적으로 고성을 낸 인물이 국민의힘 측 추천으로 참여했다고 본지 기자에게 설명했다. 이 설명에 주변 참관인들은 손가락을 입에 대고 조용히 하라는 표시를 하거나, 경찰을 불러야 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후 6시 28분께 경찰 6명가량이 해당 계수부 앞으로 이동했다. 특검 관계자들도 모여 설명과 중재에 나섰다. 경찰들은 뒷짐을 지거나 두 손을 앞으로 모은 채 주변에 서 있었고, 참관인들의 항의는 지속됐다.
또 다른 남성 참관인은 "우리가 일꾼입니까. 우리 말도 들으세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몇몇은 "장동혁 대표가 하는 의견 잘 들으세요"라고 말했고, 근처에서는 "국힘 의원 잘한다"는 반응도 나왔다.
김 최고위원은 오후 6시 32분께부터 해당 테이블에서 검증 방식에 항의했다. 그는 "한 장 갖고 하면(한 장씩 보면) 증거가 되겠냐고. 쌓아놔야 될 거 아니에요"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여기 선관위가 앉아서 할 게 아니에요"라며 선관위 직원들의 작업 참여도 문제 삼았다.
김 최고위원은 "선관위 분들도 입이 있으면 말해봐"라며 해명을 요구했고, "이거 숫자 세는 게 중요한 게 아니에요 지금"이라고 주장했다. 선관위 직원들은 고성이 난무하는 동안에도 말없이 투표지를 확인했다. 다만 관계자들이 항의에 대응하고 중재하는 과정에서 해당 테이블 작업에는 차질이 빚어졌다.
특검 측은 선관위 직원들이 투표지 수량 확인 등을 보조하며 전체 검증은 특검이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투표지의 기표·인쇄 상태 등을 살펴 이상이 의심되는 용지를 별도로 분류하고, 감정 절차를 거치는 방식으로 검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진우 특검보는 저녁 소란에 대해 "독자적인, 내지는 개인적인 요구가 이어지며 일부 언성을 높이는 인원들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현장에 가서 상황 파악해볼 테니까 일단 참고만 해 달라"며 정확한 경위는 추가로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특검 관계자들은 해당 테이블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모여 머리를 맞대고 잠시 논의했다. 오후 7시 전에는 한 참관인이 마이크를 잡고 "이건 사기입니다!"라고 외쳤다.
검증 현장에 입장한 취재진도 상황을 가까이서 확인하기는 어려웠다. 기자들은 테이블과 동떨어진 2층 관람석의 지정 구역에서 취재해야 했고 개별 촬영이 제한됐다. 항의가 이어져도 발언의 전후 맥락과 처리 과정을 즉시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특검은 오전 촬영 공방 끝에 방송사 카메라 2대의 녹화와 여야 지정 담당자의 촬영을 허용했다. 이와 별개로 개별 참관인의 자유로운 촬영과 투표지 직접 접촉은 제한했다. 오후에도 "절대 표를 만지시면 안 됩니다", "다른 데로 이석하시면 안 됩니다"라는 안내가 반복됐다.
검증과 감정은 저녁에도 이어졌다. 김 특검보는 오후 5시 18분께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장비를 이용한 감정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는데, 구체적인 대상과 결과는 공개하지 않았다. 검증은 자정을 넘겨 29일 새벽에 종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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