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임생이 밝힌 '빵집 회동' 전말…"정몽규, 홍명보로 하라 지시"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왼쪽이 지난 7월 3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대한축구협회 현안 관련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정 회장 오른쪽은 홍명보 전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왼쪽)이 지난 7월 3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대한축구협회 현안 관련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정 회장 오른쪽은 홍명보 전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이임생 전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가 홍명보 전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을 자신이 주도했다는 의혹을 반박하며 당시 정몽규 전 축구협회장의 구체적인 지시 내용을 공개했다.

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전 이사는 최근 서울고등법원에 제출한 소송 참가 신청서에서 홍 전 감독 선임 과정을 상세히 설명했다. 경찰이 선임 과정의 부당 개입 여부를 수사하는 가운데 핵심 인물인 이 전 이사가 직접 사실관계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전 이사는 2024년 정해성 당시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이 연락 두절된 뒤 대표팀 감독 선임 업무를 맡았다고 주장했다. 당시 정 위원장은 최종 후보 3명 가운데 홍 전 감독을 최종 후보자로 낙점해 보고한 상태였다.

이 전 이사에 따르면 정 전 회장은 이후 "홍 전 감독을 포함해 모든 후보자를 선입견 없이 검토하라", "누구와도 계약할 수 있도록 완성도 높게 협상해달라"고 지시했다. 또 "한국 축구를 위한 이임생 TD의 판단을 믿는다"는 메시지도 보냈다.

이에 이 전 이사는 거스 포옛, 다비드 바그너와 함께 홍 전 감독과도 면담해야 한다고 판단했고, 최영일 당시 협회 부회장의 주선으로 홍 전 감독 자택 인근 베이커리에서 이른바 '빵집 회동'을 가졌다. 누구와도 계약이 될 여건을 마련해놓으라는 정 전 회장 말을 '반드시 후보자와 면담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였다는 것. 

홍 전 감독이 이후 소속 구단이 허락하면 대표팀 감독직을 맡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이 전 이사는 이를 정 전 회장에게 보고했다. 정 전 회장은 곧장 "그러면 홍명보 감독으로 하라. 자세한 건 김정배 부회장과 상의하라"고 지시했다는 게 이 전 이사의 주장이다.

문체부는 이 전 이사가 권한 없이 사실상 감독 후보자를 추천했다고 판단했지만, 이 전 이사 측은 이미 전력강화위가 선정한 후보들과 협상을 진행하라는 수뇌부의 지시를 수행했을 뿐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경찰은 현재 정 전 회장과 이 전 이사 등이 지위를 이용해 홍 전 감독 선임에 부당하게 개입했는지 수사 중이다. 지난 5일 홍 전 감독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한 데 이어 축구협회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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