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우의 중기직설] 매년 반복되는 최저임금 진통...터지는 사장님들의 한숨 

  • 소공연 측, 회의 도중 퇴장

  • 14일 14차 전원회의서 심의

지난 9일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열린 제13차 전원회의 사진연합뉴스
지난 9일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열린 제13차 전원회의 [사진=연합뉴스]
매년 여름이면 되풀이되는 최저임금 진통이 올해도 재현됐다. 내년도 적용 최저임금을 결정하기 위한 노사 간 요구안 격차가 9차 수정안 끝에 690원까지 좁혀졌지만, 합의의 문턱을 넘지 못한 채 오는 14일 최종 심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반복되는 밀당에...최저임금 조율 실패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3차 전원회의를 열고 논의를 이어갔다. 노사는 마라톤 협상 속에서 7차, 8차에 이어 9차 수정안까지 제시하며 간극을 좁히기 위해 치열한 수싸움을 벌였다.

마지막으로 제출된 9차 수정안에서 노동계는 올해 최저임금인 시간당 1만 320원보다 900원(8.7%) 높은 1만 1220원을 요구했다. 이는 최초 요구안이었던 1만 2000원보다 780원 낮고, 직전 8차 수정안보다 30원을 추가로 내린 금액이다. 반면 경영계 역시 시급 1만 530원 안팎까지 끌어올렸지만 양측의 의견은 쉽게 좁혀지지 않았다. 위원회는 결국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7월 14일 제14차 전원회의를 열고 심의를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겉보기에는 노사 간의 단순한 금액 차이 조율 실패로 보이지만, 이번 13차 회의실 안팎에서 터져 나온 비명은 그 어느 때보다 날카로웠다. 심의가 한창 진행되던 중 소상공인연합회 소속 사용자위원 2명이 최저임금 인상 수준과 거센 압박 분위기에 강력히 항의하며 퇴장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는 고물가와 고금리, 장기화된 내수 부진이라는 삼중고 속에서 시급 1만 원 시대를 온몸으로 버텨내고 있는 영세소상공인들의 인내심도 이제 한계에 도달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매년 되풀이되는 최임위의 운영 방식을 두고 자영업계의 피로감은 극에 달한 상황이다. 노사가 각자의 극단적인 최초 요구안을 먼저 제시한 뒤, 공익위원들의 눈치를 보며 몇십 원씩 깎아 나가는 소위 '밀당식' 협상은 시장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1988년 제도 시행 이후 노사 합의로 결정된 사례는 단 8차례(1989, 1991, 1993, 1995, 1999, 2007, 2008, 2025년)에 불과할 만큼 표결 징크스는 짙다.
 
생계형 자영업자 양산...고용은 '그림의 떡' 
소상공인연합회 회원들이 지난 2일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앞에서 내년 최저임금 인상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소상공인연합회 회원들이 지난 2일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앞에서 내년 최저임금 인상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제는 최저임금이 인상 방향으로 가닥이 잡힐수록 지불 능력이 어려운 자영업자의 경우 벼랑 끝에 몰리게 된다는 점에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2024년 기준 소상공인의 월평균 수익은 191만 원에 불과하다. 알바생보다 적은 월급을 받는 사장님들에게 고용은 '그림의 떡'이다. 부부 등이 작업장에서 함께 일하며 생계를 누리는 가족형 자영업자도 상당수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이의제기 등 행정 절차를 고려해 늦어도 7월 중순까지는 장관에게 결과를 제출해야 한다. 고용노동부 장관은 8월 5일까지 내년도 최저임금을 최종 고시하도록 규정됐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노사 격차가 690원까지 줄어든 만큼, 다가오는 14차 전원회의에서는 표결이나 공익위원 중재안을 통해 어떻게든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숫자 맞추기 형식으로 도출된 결론이 현장의 갈등을 온전히 봉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미 소상공인 업계가 강력하게 요구했던 '업종별 구분 적용' 카드가 부결되어 무산된 상황에서 영세 업종의 실질적인 지불 능력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일률적인 인상이 단행될 경우 영세 자영업자의 폐업과 고용 축소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송치영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지난 2일 세종 고용노동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꺼져가는 소상공인의 불빛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소상공인의 경영 환경에 걸맞은 합리적인 상생안이 도출돼야 한다"며 "소상공인의 생존권을 무시한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인상안이 도출된다면 이는 대한민국 경제를 뿌리째 흔드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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