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반도체주 역대급 질주…거품 논쟁도 커졌다

  • HBM 품귀에 메모리 3사 시총 1조달러 돌파

  • 마이크론 순이익 전망 급상향…주가는 3배 상승

  • 빅테크 투자 꺾이면 반도체 사이클 리스크 재점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AI 반도체주가 역대급 상승세를 보이면서 버블 논쟁도 본격화하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급증이 주가와 실적 전망을 끌어올렸다. 다만 빅테크의 AI 투자가 둔화될 경우 업황 사이클 리스크가 다시 부각될 수 있다는 경계도 커졌다.
 
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최근 2개월 동안 69% 올랐다. 이 흐름이 분기 말까지 이어지면 사상 최대 분기 상승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S&P500지수의 올해 11% 상승분 가운데 약 80%는 10개 기술주가 만들었고, 이 중 7개가 칩 관련 종목이었다. 기여도가 가장 큰 종목은 마이크론과 엔비디아였다.
 
강세의 중심에는 메모리 기업이 있다. AI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HBM이 가격과 실적 기대를 동시에 밀어올렸다. 마이크론 주가는 올해 3배 넘게 뛰었다. 아시아에서는 SK하이닉스가 260%, 삼성전자가 165% 상승했다. 블룸버그는 세 회사의 시가총액이 모두 1조달러를 넘어섰다고 전했다.
 
낙관론은 HBM이 메모리 시장의 공급 구조를 바꾸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든다. HBM은 일반 제품보다 제조가 어렵고 불량률도 높다. 같은 생산능력에서도 더 많은 공정 자원을 필요로 해 부족 현상이 길어지고 있다.
 
이 같은 수급 압박은 이익 추정치 상향으로 이어졌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망치에 따르면 마이크론의 순이익은 2025년 85억달러에서 2026년 668억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027년에는 약 1200억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아마존의 예상 순이익을 웃도는 규모다.
 
그러나 경계론도 뚜렷하다. 메모리는 대표적인 경기순환형 상품이다. 수요가 꺾이거나 공급이 늘면 가격이 빠지고 재고 부담이 커진다. 마이크론은 팬데믹 기간 전자제품 구매 증가로 2022년 87억달러의 연간 순이익을 냈지만, 과잉 공급이 심해진 2023년에는 58억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밸류에이션도 논쟁을 키우고 있다. 향후 12개월 예상 이익 기준으로 마이크론과 샌디스크는 약 10배 수준에 거래된다. 하지만 이는 현재 이익 급증세가 이어진다는 전제가 깔린 수치다. 과거 실적 기준으로 보면 마이크론은 46배, 샌디스크는 58배에 거래된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주가수익비율도 약 71배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랠리의 지속 여부는 AI 데이터센터 지출에 달려 있다. 아마존, 메타,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등 4대 클라우드·플랫폼 기업은 2026년 최대 7250억달러를 설비투자에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분은 AI 인프라 구축에 쓰인다.
 
다만 일부 기업은 이를 위해 부채 활용을 늘리고 있다. 지출 증가세가 둔화될 경우 칩 기업의 실적 전망과 주가는 동시에 흔들릴 수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