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스페이스X와 오픈AI, 앤트로픽의 IPO 등 대규모 주식 공모가 새로운 기술 투자 사이클을 촉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조달 자금 상당 부분이 서버 부품, 특수 소재, 냉각 부품, 전력 장비 제조업체 등 아시아 공급망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아시아 하드웨어 기업들은 이미 데이터센터 구축 확대의 주요 수혜주로 꼽힌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는 TSMC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기업의 주가를 밀어 올렸고, 이들 기업을 시가총액 1조 달러(약 1500조원) 클럽에 올려놓는 배경이 됐다.
다만 반도체 대형주의 주가가 단기간 급등하면서 일부 투자자들은 밸류에이션 부담을 의식하고 있다. 이에 따라 AI 투자 확산의 다음 단계에서는 전자부품, 서버 조립, 첨단 소재, 전력 장비 등으로 수혜가 넓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AI 주도권 경쟁은 메타플랫폼스와 아마존 등 대형 기술기업들의 컴퓨팅 네트워크 투자를 크게 늘렸다. 블룸버그는 스페이스X와 오픈AI, 앤트로픽의 상장이 부채 증가에 따른 자금 조달 지속 가능성 우려를 일부 완화할 수 있다고 짚었다.
파비엔 입 IG인터내셔널 시장분석가는 스페이스X와 오픈AI, 앤트로픽의 상장이 주요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이미 약속한 7500억 달러 이상의 투자에 더해 총 700억 달러 규모의 AI 지출을 추가로 이끌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최근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에서 "아시아로의 파급 효과가 뚜렷하게 보인다"며 "AI 랠리가 성숙해지면서 순수 AI 관련주를 넘어선 확산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아시아 증시에서는 서버용 전자부품 제조업체와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소재·기술 기업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의 삼성전기와 일본의 이비덴은 올해 MSCI 아시아 주가지수에서 상위권 수익률을 기록한 종목으로 꼽힌다.
투자자들은 이제 대형 반도체 기업을 넘어 AI 인프라 지출 효과가 아직 실적에 본격 반영되지 않은 기업들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특정 종목 쏠림 위험과 단일 종목 투자 한도도 AI 투자 대상이 공급망 전반으로 확산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쑹저 BNP파리바자산운용 아시아 선임 투자 전문가는 다음 단계의 랠리가 "무차별적인 반도체 거래가 아니라 종목별 장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만과 중국의 첨단 패키징, 기판, 테스트, 광연결, 전력, 냉각, 서버 관련 기업 가운데 실적 전망 상향이 밸류에이션을 뒷받침할 수 있는 종목에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AI 응용 분야도 새로운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챗봇을 넘어 로봇과 자율주행차 등 이른바 '피지컬 AI' 분야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엔비디아의 관련 사업 확대와 맞물려 LG전자 등 파트너 기업 주가도 주목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력 공급도 핵심 병목 분야로 꼽았다. 데이터센터가 급증하면서 원자력과 대체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으며, 이란 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도 전력 관련 투자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한국 증시에서는 태양광 업체 HD현대에너지솔루션과 원전 관련주인 대우건설 등이 올해 강세를 보였다. 인도에서는 아다니그룹이 친환경 전력 기반 데이터센터 사업을 확대하면서 에너지 계열사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
지안 시 코르테시 감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 펀드매니저는 전력을 “보유 비중이 가장 낮은 병목 분야”로 평가했다. 다만 AI 수요가 막대한 투자 규모를 정당화하지 못할 경우 기업들이 설비투자를 줄이고, 시장이 과잉 인프라와 급격한 밸류에이션 하락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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