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집부터 안 팔린다"…중대형 미분양 급증, 지방 건설사 위기 확산

  • 악성 미분양 3만 가구 돌파…비수도권 건설업체 폐업 증가로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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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미나이]

전국 준공 후 미분양인 ‘악성 미분양’이 3만 가구를 넘어섰고 비수도권·중대형 주택을 중심으로 미분양이 빠르게 늘며 주택시장 구조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28일 국토교통부의 최근 5년간 미분양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 2월 기준 전국 준공 후 미분양은 3만1307가구로 6개월 연속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체 미분양 중 준공 후 물량 비중도 2023년 11.3%에서 47.3%로 급증했다.

특히 중대형 주택에서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중형(전용 60~85㎡) 미분양은 2만524가구로 전체의 65.6%를 차지했다. 대형 주택(85㎡ 초과) 미분양은 4960가구로 전년 동월 대비 107% 증가해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소형(40㎡ 이하 및 40~60㎡)은 감소하거나 보합세를 유지하며 실수요 중심으로 소화되고 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과 지방 간 구조 차이도 두드러진다. 제주(36%), 대구(31%), 울산(30%) 등은 85㎡ 초과 비중이 높은 반면 서울은 소형 비중이 94%에 달한다. 지방 미분양이 심화되는 가운데 중대형 중심으로 물량이 누적되는 흐름이다.

이 같은 현상은 실수요가 가격 부담이 낮은 소형에 집중되면서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중대형 미분양 증가 배경으로 고금리와 대출 규제에 따른 자금 부담, 1~2인 가구 증가 등 수요 구조 변화가 지목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주택 면적이 커질수록 가격 부담이 커지고, 가족 구성원이 많지 않은 경우 중대형 주택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며 “투자 수요가 줄고 실거주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지방에서 중대형 미분양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비수도권에 악성 미분양 부담이 집중되고 있다. 전체 준공 후 미분양의 86.3%인 2만7015가구가 지방에 몰려 있으며 충남(65.5%), 부산(58.5%), 인천(44.2%) 등에서 최근 1년 증가폭이 컸다.

미분양 적체는 건설업계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폐업 신고 건수는 1088건으로 전년 대비 17.6% 증가했으며 이 중 약 60%가 비수도권 업체로 나타났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최근 건설업 폐업 증가를 단순한 경기 변동이 아닌 재무 취약 기업 비중 확대에 따른 구조적 현상으로 분석했다. 금리 상승에 따른 금융비용 증가와 건설경기 침체, 미분양 누적에 따른 수익성 악화에 더해 글로벌 경기 둔화, 공사미수금 증가 등이 겹치며 유동성과 재무건전성이 동시에 악화된 결과라는 것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건설업 폐업 증가는 지방 미분양 누적과 공사비 상승, 금융 부담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분양 부진으로 자금 회수가 막힌 가운데 원자재비·인건비 상승과 고금리까지 겹치며 중소 건설사를 중심으로 유동성 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분양 매입 확대와 PF 금융 지원, 공사비 안정 대책 등과 함께 부실 사업 구조조정을 병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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