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强달러, 아시아 환율 점검] '위안화 국제화'도 뒷전...中 환율 방어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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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원 기자
입력 2023-09-07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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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달러(위)와 중국 위안화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주춤하나 싶던 위안화 환율이 재차 급등하자 중국의 신경이 곤두섰다. 중국 정부는 환율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고 나섰다.

7일 역외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7.3343위안까지 오르며 작년 기록한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7.3745위안)에 근접한 상태다. 역외 위안화 환율은 지난 주 달러 당 7.3위안 아래로 내려왔으나, 이번 주 들어 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와 강달러 여파에 다시 7.3위안을 넘어섰다. 

‘위안화의 국제화’를 포기할 수 없었던 중국은 7월까지만 해도 위안화의 약세를 어느 정도 용인해왔다. 통화당국의 개입보다는 시장의 가격 결정력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최근 강달러에 따른 위안화 약세와 부동산 쇼크로 증폭된 중국 경제 불안으로 인해 위안화의 가치가 곤두박질치자, 중국 정부는 국영은행에 달러 매도를 주문하는 등 위안화 방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주요 국영은행들이 위안화 가치의 급격한 하락을 막기 위해 역내·역외 시장에서 달러를 팔고 위안화를 사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한 소식통은 국영은행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위안화의 가치 하락 속도를 조절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인민은행은 7일 위안화 기준환율을 시장가보다 낮은 달러당 7.1986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로이터 추산치인 7.3121위안보다 대폭 절상 고시된 것으로, 인민은행의 위안화 지지 의지를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중국의 위안화 방어 움직임은 이 뿐만이 아니다. 앞서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오는 15일부터 외화 지급준비율(RRR·지준율)을 6%에서 4%로 200bp 인하한다고 밝혔다. 인민은행이 외화 지준율 인하를 단행한 건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기는 포치(破七·달러당 위안화 가치 7위안 붕괴)를 기록했던 지난해 9월(8%→2%) 이후 거의 1년 만이다.
 
외화 지준율은 시중은행이 인민은행에 맡겨두는 외화 비율을 말한다. 이 비율을 낮추면 은행은 고객이 예금으로 맡긴 달러를 그만큼 더 많이 시중에 공급할 수 있게 된다. 즉 외화 지준율 인하는 시중 은행을 통해 외화 공급을 늘리는 효과를 내는 수단으로, 시장에는 약 160억 달러(21조원)의 유동성이 공급될 전망이다. 시장에 유통되는 달러화를 늘려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를 올리겠다는 복안이다.
  
위안화 약세 압력은 대내외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대내적으로는 연이은 경제지표 부진과 이로 인한 금리 인하, 중국 최대 민영 부동산 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우려에 따른 부동산 위기 등이 위안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게다가 대외적으로 유가 상승과 미국 경제 호조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진 가운데 달러 강세가 다시 고개를 들면서 중국으로서는 손을 놓고만 있을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
 
말레이시아 최대 증권사 메이뱅크 애널리스트들은 “(중국) 내수와 수출이 모두 부진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 구간에 진입한 상황에서 정책당국자들은 통화 가치 하락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것”이라면서도 “인민은행이 상당히 공격적으로 위안화를 방어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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