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CPI 둔화에도 파월 밤잠 설치는 이유?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윤주혜 기자
입력 2023-04-13 17:4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로이터·연합뉴스]

“3월 근원CPI는 파월이 밤잠을 설칠 만큼 우려할 만하다.”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근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인플레이션 억제 전투를 펼치고 있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민을 덜기에는 부족하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3월 CPI 결과만으로는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인 2%로 수렴하고 있다는 증거를 얻기에는 불충분하다는 설명이다.
 
조나단 레빈 블룸버그 칼럼니스트는 이번 CPI 결과는 연준이 5월에 기준금리를 한 번 더 인상할 것임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3월 CPI는 전년 동월보다 5.0% 오르며 지난 2021년 5월 이후 상승폭이 가장 작았다. 그러나 변동성이 큰 식품 및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CPI는 끈적끈적한 서비스 물가로 인해 전년 동월 대비 5.6% 올라, 전달(5.5%)보다 상승폭이 더 커졌다. 근원CPI의 약 43%를 차지하는 주거 부문 물가가 하락하고 있으나, CPI 둔화 요인으로 작용하려면 2024년 말에나 가능할 것이란 게 블룸버그이코노믹스의 분석이다. CPI의 상승세가 이른 시일 내에 크게 누그러지기는 어렵다는 시각이다.
 
상품 부문의 인플레이션이 앞으로 빠른 속도로 하락하기도 쉽지 않다. 레빈은 “중고차 거품이 사라지면서 연준에 한동안 도움이 됐지만, 그 효과는 식을 것”이라며 “이는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는 주거비를 제외한 초근원물가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레빈은 생산자물가지수(PPI), 소매판매 등 주요 지표의 발표를 앞둔 점, 은행 혼란에 따른 경기침체 위험 증가 등이 연준의 금리 동결에 힘을 실을 수 있다면서도, 3월 CPI만으로 금리 동결을 언급하기엔 충분하지 않다고 거듭 강조했다.
 
연준의 비공식 대변인으로 불리는 닉 티미라오스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도 5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견해를 드러냈다. 지난해에는 공급망 혼란 완화로 물가 상승이 둔화할 것이란 데 이견이 없었다. 하지만 올해는 노동 시장 열기 냉각 및 소비자 지출 둔화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이것만으로는 물가가 빠른 속도로 둔화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톰 바킨 리치몬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지난달 30일 기자들에게 “수요가 내려가지 않는다면 인플레이션이 어떻게 될지 상상하기 어렵다”며 “인플레이션이 내려갈 것으로 본다면 왜 인플레이션이 내려갈 것인지에 대한 이론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 역시 5월 금리 인상에 무게를 둔 모습이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5월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가능성은 약 70%에 달한다. 동결 가능성은 30.7%에 그쳤다.
 
4월 CPI 반등에 대한 우려도 있다.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의 인플레이션 나우캐스트에 따르면 4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5.12%, 근원CPI는 5.56%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달 초 산유국의 깜짝 감산 등으로 국제 유가가 계속 오를 수 있는 점은 변수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1.73달러(2.12%) 오른 배럴당 83.26달러에 거래되며,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미 비축유 보충,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 감산 등 유가에 상승 압력을 가하는 요인들이 상당하다.
 
러시아산 원유 가격이 배럴당 60달러인 주요 7개국(G7)의 가격 상한선을 조만간 넘을 것이란 관측마저 나온다. 현재 러시아 남부 노보로시스크 항만에서 선적되는 우랄산 원유 가격은 이달 6일 기준으로 배럴당 55.2달러에 달한다. 운송 비용 등을 포함할 경우 인도 서해안에서의 실제 가격은 배럴당 73.5달러다.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이날 원유 수요가 공급을 웃돌 것으로 예상하면서, 올해 하반기에 공급 부족이 국제 유가를 밀어 올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