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서울광장' , 도심속 문화 핫플로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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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일 선임기자
입력 2022-06-2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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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용태 서울시 문화본부장. 서울시가 지난 4월 서울광장을 '책 읽는 서울광장' 으로 개관하자 도심 속 문화명소로 새롭게 급부상했다. [사진=서울시]

따스한 봄날 파릇파릇한 나무 그늘과 초록 잔디밭에서 스르륵 스르륵 책장이 잘도 넘어가고 있다. 손녀가 책장을 넘기고 있을 때 옆에 앉은 할아버지는 그 모습이 귀엽기만 하다. 

최근 주말이면 '책 읽는 서울광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들이다. 요즘 서울광장에서는 온 가족이 독서하는 모습들이 자주 연출된다. 

서울시는 지난 2월 올해를 ‘디지털감성문화도시 서울’ 원년으로 선포했다. 이어 4월에는 서울시가 서울광장 잔디밭에 큰 도서관 하나를 개관했다. 도서관 이름은 '책 읽는 서울광장’이다.

잔디밭에 도서관을 오픈하기는 이곳 서울광장이 전국 최초다. '책 읽는 서울광장' 도서관은 10월 말까지 매주 금·토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운영된다. 7~8월은 무더위와 장마를 피해 잠시 휴관한 뒤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9월이 되면 다시 광장에서 시민들을 만난다.

올 한 해 ‘책 읽는 서울광장’은 총 35회 문을 연다. 시민 누구나 ‘책 읽는 서울광장’에서 봄부터 가을까지 휴식을 취하며 독서를 즐길 수 있다. 

도서관은 △서가존 △리딩존 △이벤트존으로 구성됐다. 서가존에는 이동형 서가 8대에 책을 3000여 권 구비하고 있다. 리딩존은 빈백, 매트 등이 있어서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다. 이벤트존은 음악부스, 마임을 비롯한 퍼포먼스 등 다양한 참여와 이벤트가 함께하는 재미있는 공간이다. 

올해 상반기를 보내고 하반기를 맞이하는 시점에 주용태 서울시 문화본부장을 만나 '책 읽는 서울광장' 도서관 이야기와 서울시 문화정책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물어봤다. 다음은 주 본부장과 일문일답한 내용.
 
-2022년 상반기가 다 지났다. 상반기 서울시 문화정책 성과 가운데 하나를 꼽는다면.
"단연 지난 4월 23일 ‘세계 책의 날’을 맞아 시작한 ‘책 읽는 서울광장’ 행사를 꼽고 싶다. 코로나19로 인해 2년 동안 선별진료소에 자리를 내줬던 서울광장을 다시 시민 품으로 돌려드린 첫 번째 사업이기에 의미가 깊다.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에 서울광장과 서울도서관을 연계해 ‘열린 야외 도서관’을 조성했다. 빈백과 매트, 알록달록한 서가들을 배치해 누구나 편안하게 책을 읽을 수 있게 했다. 개장 후 두 달간 총 4만명 넘는 시민이 이 도서관을 찾았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책 읽는 서울광장’이 인기를 끈 비결이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나.
"지난 2년간 많은 시민이 코로나19로 인한 ‘집콕’ 생활에 많이 지쳐 있었다. 답답했던 일상을 벗어나 탁 트인 공간인 서울광장에서 독서와 함께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매력 요소가 아니었을까 한다. 특히 아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았다. 사실 도심에 아이들이 뛰어놀면서 책을 읽을 수 있는 열린 공간이 거의 없지 않은가. 아이들에게는 ‘책 읽는 서울광장’이 자유롭게 뛰어놀면서 책도 읽을 수 있는 ‘도심 속 놀이터’가 되었던 것 같다. 실제로 광장을 찾은 부모님 중 한 분께서 "이런 행사를 기획해 줘서 너무나 고맙다"며 감사 인사를 하시기도 했다. 뿌듯한 순간이었다."
삼청각, 시민 품으로

-또 다른 문화정책 사업은 무엇이 있나. 
"‘공연봄날’ 사업이다. ‘공연봄날’이라는 이름에 ‘학생들은 공연 보는 날, 공연계에는 봄날’이라는 두 가지 의미를 담았다. 학생들에게는 공연 관람 기회를 주고, 코로나19로 무대에 설 기회가 줄었던 예술가들에게는 무대에 오를 기회를 늘려주자는 취지로 시작했다. 나아가 유년기에 공연 관람에 대한 좋은 경험을 가진 학생들이 자라서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문화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문화세포’를 길러주겠다는 사업이다. 올해는 초등학교 6학년 학생 4만명을 대상으로 사업을 운영하는데, 6월 8일 첫 공연을 했다. 학생, 배우, 교사들 모두가 굉장히 즐거워하는 모습이었다. 앞으로 중·고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범위를 점차 늘려갈 계획이다."
 
-문화시설 얘기 좀 해보겠다. 상반기 새롭게 개관한 문화 시설이 있는지.
"그렇다. 27일 삼청각이 50년 만에 전면 리뉴얼을 마치고 개관했다. 오래된 옛 시설을 개선해 최신 공연시설을 들였다. 사실, 서울 도심에 ‘한옥의 미’를 이렇게 가까이에서 누릴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 앞으로 삼청각을 북악산과 어우러진 한옥의 아름다움을 바탕으로 공연, 전시부터 한정식까지 ‘맛과 멋’을 모두 누릴 수 있는 새로운 전통문화관광 랜드마크로 육성할 계획이다."
 
-개관을 앞두고 있는 또 다른 문화시설은 없나. 
"오는 9월 국내 최초 아트북 문화공간인 ‘서울아트책보고’가 개관한다. 책과 예술을 매개로 한 다양한 책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10월에는 종로구 평창동에 미술관과 기록원을 결합한 ‘서울시립미술아카이브’가 문을 연다. 시민들이 서울 시내 곳곳에서 문화예술을 가깝게 누릴 수 있는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확충해 나가겠다."

-지난 2월 주요 전략으로 발표했던 ‘디지털 감성 문화도시 서울 구현’은 어느 정도 진행됐나.
"시민들이 언제 어디서나 디지털 기술을 통해 ‘내 손안의 문화예술’을 누릴 수 있게 하는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먼저 서울시 박물관·미술관을 ‘내 손안에’ 구현하는 프로젝트가 완료됐다. 한성백제박물관, 서울공예박물관이 가상현실(VR) 기술을 활용한 관람 환경 구축을 마쳤다. 또 서울 시내 박물관과 미술관 9곳 소장품 100여 점을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한 콘텐츠로 제작한 ‘AR 뮤지엄’을 개관하기도 했다.
또한 광화문광장 개장에 맞춰 세종문화회관에 대형 미디어파사드를 설치한다. 이렇게 되면 광화문을 찾는 시민들이 미디어아트 작품을 상시 관람할 수 있게 된다. 세종문화회관 미디어파사드 설치를 시작으로 매년 12월에는 광화문 주요 건물에 대형 미디어파사드를 설치해 ‘광화문 미디어파사드 축제’를 열 계획도 갖고 있다. 서울 도심을 거대한 ‘미디어아트 무대’로 구현하겠다는 목표다."
 
문화, 약자와 동행하다
-오세훈 시장이 강조하고 있는 ‘약자와의 동행’ 속에서 찾을 수 있는 문화정책은 없는가. 
"2008년부터 오 시장이 추진했던 저소득층 음악·미술 분야 영재 지원 사업과 2016년부터 해온 장애 청소년 미술교육 지원 사업을 지속시켜 나가고 있다. 올해는 약 300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운영하는데, 지난 4월 입학식을 한 뒤 열심히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연말에는 전시, 콩쿠르 등 예술 영재들을 위한 다채로운 부대 프로그램도 개최할 계획이다. 저소득층 학생들이 잠재력을 맘껏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사업이다. 학생들이 단순히 실력을 기를 뿐 아니라 이웃과 함께 예술의 기쁨과 보람을 나눌 수 있게 하고 있다."
 
-하반기 주력으로 추진하는 문화 정책 사업이 있다면.
"시민들이 일상 속 곳곳에서 문화예술을 쉽게 누릴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들을 운영할 계획이다. 문화예술을 어렵고, 특별한 것이 아닌 ‘삶의 동반자’처럼 자연스럽게 일상과 함께하는 것으로 만들겠다는 게 목표다.
먼저 한강을 비롯한 서울 곳곳에서 '서울조각축제'를 열 계획이다. 일부러 시간을 내어 전시관에 방문하지 않아도 된다. 시민들이 일상의 보폭 속에서 품격 높은 조각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열린 야외 전시’를 개최하는 것이다. 상반기에는 노들섬과 서울광장에서 조각축제를 펼쳤는데 하반기에는 한강 전역으로 전시를 확대할 예정이다. 또 서울 곳곳에서 펼쳐지는 '서울 거리공연 구석구석라이브', 노들섬에서 펼쳐지는 '문화가 흐르는 예술마당' 등 서울 곳곳 어디에서나 공연과 전시, 문화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많은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많은 관심과 성원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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