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기엔 고정금리가 답... '적격대출' 없어서 못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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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2-01-09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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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금리인상기를 맞아 고정금리 정책금융상품인 '적격대출'이 올 초부터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월·분기별 대출 총액이 소규모로 정해진 데다 선착순으로 판매하면서 적격대출 받기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말이 나온다.

적격대출은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가 한 해 총한도를 설정해 은행·보험사 등 민간 금융회사를 통해 판매한다. 소득 제한이 없어 맞벌이 부부나 고소득자 수요가 높다. 집값 기준도 9억원 이하로 다른 정책상품보다 높은 편이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옥죄는 가운데서도 최대한도는 1인당 5억원이나 내준다. 10년 이상 40년 이하 기간 동안 만기와 상관없이 대부분의 은행에서 1월 기준 연 3.4%의 고정금리로 이용할 수 있다. 이날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혼합형) 금리인 3.72~5.39%보다 상단 기준 약 2%포인트 낮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적격대출 영업 첫날인 지난 3일, 1월분 한도인 330억원을 모두 소진했다. 주택금융공사는 금융회사에 분기별로 한도를 배정하는데 우리은행은 수요 분산 차원에서 1개월 단위로 나눠 판매한다. 분기별로 한도를 관리하는 농협은행은 이틀째인 4일 1분기 한도가 동났다. 우리은행은 2월, 농협은행은 4월부터 적격대출 판매를 재개할 예정이다.

'하나 금리고정형 적격대출'과 '하나 유동화 적격 모기지론' 판매에 들어간 하나은행은 지난 7일 오후 5시 30분 기준 1분기 대출 한도의 약 23%에 달했다. SC제일은행과 수협은행, 일부 지방은행에서 취급 한도가 남아 있지만, 이들 은행 대부분이 조기 소진을 예상한다.

높아진 인기와 달리 적격대출 공급 총한도는 해마다 줄어드는 추세다. 주금공에 따르면 2017년 12조6000억원, 2018년 6조9000억원, 2019년 8조5000억원, 2020년 4조3000억원이었다. 지난해 9월까지는 4조1000억원이 공급됐으며, 올해 최대 공급 목표액은 7조원 정도다.

금융당국이 초기에는 고정금리 대출 비중을 높이기 위해 독려 정책을 펼쳤지만, 최근 들어 우선순위가 가계대출 총량 관리로 옮겨가면서 공급량이 줄어든 것으로 해석된다. 적격대출은 일단 은행의 가계대출로 잡혔다가, 주금공이 채권을 양수해야 은행 가계대출 총량에서 빠지는데 이 채권 양수가 늦어지면 총량규제를 어길 위험이 있어 은행 입장에선 부담스러운 상품이다. 또한, 다른 상품 대비 금리가 높지 않아 수익성이 낮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취급할 이유도 떨어진다. 

 
은행권 관계자는 "적격대출은 원래 선호도가 높은 대출이긴 했지만 올해는 대출 금리가 계속 오름세인 데다 대출 규제도 강화돼 낮은 고정금리로 받을 수 있어 인기가 계속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수익이 높지 않은 건 사실이지만 고객 수요가 있다면 상품을 취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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