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최고점 찍고 출렁…더 떨어질까? 상승 반전할까?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한영훈 기자
입력 2021-10-31 08: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이달 들어 상승세를 이어가던 가상화폐(암호화폐)가 다시 조정장에 접어들었다. 최초 출시된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효과’가 가라앉으며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선 영향이다. 여기에 새로운 미국 발(發) 규제에 대한 불안감도 힘을 보탰다. 향후 전망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여전히 연말까지 상승세가 이어질 거란 긍정론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아직 상승세를 단정하긴 어렵다”는 신중론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열흘 만에 끝난 비트코인ETF發 상승세

글로벌 코인시황 중계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6만6976달러까지 고점을 높인 뒤 일주일 넘게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알트코인(비트코인 이외의 암호화폐)의 낙폭은 더욱 크다. 통상 알트코인은 비트코인보다 더 크고 빠르게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투자자들의 신뢰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여기엔 비트코인 EFT 효과가 사라진 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간 비트코인은 ETF 출시에 따라 강세를 이어갔다. 미국의 자산관리업체인 프로셰어는 지난 19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비트코인 ETF를 상장했다. 이후 20일 비트코인은 6만7000달러에 육박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었다. 그러나 ETF 관련 효과가 희미해지면서 투자자들은 차익실현에 나섰다. 바이트닷컴 자료를 보면 가상자산 롱포지션의 청산액은 지난달 20일 이후 가장 많은 7억 달러를 넘어섰다. 그만큼 차익 실현을 목적으로 매도하는 투자자들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새로운 규제에 대한 위험도 하락장을 부추겼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위원장 권한대행인 로스틴 베남은 최근 의회 청문회에서 가상자산 기업에 대한 추가 압박을 예고하고 나섰다. CFTC는 최근 가상자산거래소 비트멕스에 1억달러, 스테이블코인 테더에 4100만달러 벌금을 부과했다. 베남은 “의회가 가상자산 시장의 급격한 성장, 규모, 소비자 위험과 금융시장 안정성 등을 감안하면, CFTC의 현물 시장 감시 권한을 확대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비트코인 소유권이 일부 '고래'(큰손)에 집중된 구조도 문제다. 미국 민간 싱크탱크 전미경제연구소(NBER)는 최근 상위 투자자 약 1만명이 유통되는 비트코인의 3분의 1가량을 소유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NBER은 지난해 말 기준 중개업자들이 550만개, 개인이 850만개의 비트코인을 각각 지배하고 있었으며, 상위 1000명의 개인 투자자들이 300만개의 비트코인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상위 1000명이 보유한 비트코인 300만개는 개당 약 7590만원으로 환산할 경우, 약 277조7000억원에 해당한다.

채굴 능력은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상위 10%가 전체 채굴 능력의 90%, 상위 0.1%인 약 50여명이 채굴 능력의 50%를 각각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일부에 채굴 능력이 집중되면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51% 공격'에 취약해질 수 있다. 이는 채굴 능력을 50% 이상 장악해 거래 정보를 조작함으로써 이익을 얻으려는 해킹 공격을 뜻한다.

◆향후 전망 ‘상승세 꺾이고 낙폭 키우나’

상황이 이렇자, 향후 가상화폐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는 ‘신중론’이 쏟아지고 있다.

암호화폐 헤지펀드 ARK36의 미켈 모르치 상무이사는 “앞으로 가상화폐가 약간 하락해도 놀랍지 않다”며 “비트코인 가격이 수직상승한 이후, 숨 고르기에 들어가는 건 당연한 수순”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비트코인 ETF 승인 호재는 이미 가격에 반영됐다”며 “6만 달러를 돌파에 이어 최고점을 넘어설 것이라는 기대는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파는’ 시나리오로 바뀔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아라’는 호재가 언론에 보도될 정도면 이미 모든 사람이 알고 있고 주가에도 충분히 반영됐기 때문에 매도에 나서야 한다는 조언이다.

디지털자산관리 플랫폼인 일드앱의 팀 프로스트도 "분석가들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기 이전에 잠재적으로 4만 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냉각을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의 상승세가 과열됐을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코인텔레그래프는 "비트코인 투자자들이 지나치게 흥분했는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비트코인의 파생상품 지표를 잘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일시적 조정’ 가능성 우세…추가 성장 이뤄낼 것

다만 아직까진 “하락세는 새로운 도약을 위한 숨고르기”라는 평이 우세하다. 향후 비트코인 선물ETF 외에도 다양한 파생상품이 출시될 예정인 데다가, 저가매수 움직임도 활발하기 때문이다.

최근 호주에선 가상자산 채굴 및 인프라 공급기업들이 포함된 코스모스 글로벌 디지털 채굴자 액세스 ETF(DIGA)가 첫 선을 보였다. 이 상품은 가상자산을 보유하진 않지만, 비트코인 시가와 가장 가까운 상관관계를 형성한다. 베타셰어스도 다음 달 호주에서 가상자산 연계기업을 대상으로 한 ETF를 출시한다.

지난 9월 비트코인을 법정 통화로 선정한 엘살바도르는 최근 비트코인의 가격 하락을 이용해 420개의 비트코인을 추가로 매수했다고 밝혔다.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은 지난 달 첫 구매 소식을 알린 후 총 1100개의 비트코인을 구매했다.

미 경제지 포브스 역시 비트코인 전망과 관련해 10만 달러를 언급했다. 다만 10만 달러의 시점이 앞당겨지기 위해서는 이더리움 등 다른 암호화폐로 저변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더리움이 시장을 이끈다면 10만 달러 비트코인은 예상보다 빨리 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