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종전 합의] 호르무즈 재개방 기대에도 "교역 정상화는 수개월"

호르무즈 해협 사진AP·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 [사진=AP·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의 임시 합의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원유와 가스 교역이 전쟁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기까지는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15일(현지시각) 주요 시장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번 합의가 공급 차질 우려와 유가 상승 압력을 낮출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선주와 보험사, 정유사들이 호르무즈 항로를 다시 신뢰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미국 시카고 소재 투자사 카로바르캐피털의 하리스 쿠르시드 최고투자책임자는 “해협이 다시 열린다고 교역이 곧바로 정상화되는 것은 아니다”며 “물류는 빠르게 재개될 수 있지만 신뢰 회복에는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그동안 수입국과 기업들이 대체 항로와 공급처를 확보해 온 점도 부담이다. 이미 조달 방식을 바꾼 곳이 적지 않은 만큼, 호르무즈 해협이 열리더라도 곧바로 기존 거래 구조로 돌아가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 운항 재개까지도 넘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온라인 투자·거래 플랫폼 삭소마켓츠의 차루 차나나 수석 투자전략가는 “기뢰 제거와 선박 보험료, 항만 혼잡, 지정학적 돌발 변수 등이 원유 운송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복합자산 브로커 필립노바의 프리얀카 사치데바 애널리스트 역시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부담을 떠안은 수입국 경제와 일부 인프라 피해가 단기간에 회복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유가는 단기간에 더 크게 떨어지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왔다. 온라인 거래업체 IG오스트레일리아의 토니 시카모어 시장분석가는 “각국이 해협 재개방을 계기로 줄어든 재고와 전략비축유를 다시 채우려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근 유가 하락에 합의 기대가 이미 상당 부분 반영된 점도 추가 하락을 제한할 요인으로 제시했다.
 
온라인 브로커 XS닷컴의 린 트란 시장분석가도 “원유 수요가 견조한 가운데 공급 회복이 예상보다 더디면 유가가 다시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합의가 안정적으로 이행될지도 관건이다. 호주계 온라인 외환·CFD 브로커 페퍼스톤그룹의 크리스 웨스턴 리서치 책임자는 “미국과 이란의 합의가 아직 불안정한 상태”라며 “이란이 요구하는 재건 지원과 동결자산 문제 등이 향후 쟁점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에너지 컨설팅 업체 SVB에너지인터내셔널의 사라 바크슈리 대표는 “수입국과 기업들은 대체 물류와 공급처, 정유시설 조정 방안을 더 많이 검토하게 될 것”이라며 “장기적인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교역 회복은 단계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에너지·해운 데이터 분석업체 보텍사의 자비에 탕 수석 시장분석가는 “합의가 마무리되고 보험사들이 선박 운항을 보장하면 빈 유조선 이동이 먼저 늘고, 이후 원유 생산과 정유시설 가동이 차례로 재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싱가포르 은행 OCBC의 셀레나 링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폭격이나 가동 중단의 영향을 받은 생산시설이 완전히 정상화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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