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이 지배하는 세상]① 세상은 '노인 vs 비노인'으로 나뉜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임애신 기자
입력 2021-03-30 06: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오는 2060년 65세 이상 노인 비중 43.9% 전망

  • 고령화 심화로 사회 부담도 커져...진료비 41.4% 차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수명이 길어지면서 노인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조만간 노인이 지배하는 세상이 올 것이라는 전망이 터무니없는 소리가 아닌 이유다.

30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고령 인구 비율은 15.7%로 집계됐다. 노인복지법 등에 근거한 우리나라의 노인 연령 기준은 65세다. 지난해 기준으로 노인은 812만명이다. 노인가구 비중도 전체 가구의 5분의1을 차지했다.

우리나라는 이미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었다. 오는 2025년에는 고령 인구 비중이 20%인 초고령사회 진입이 예상된다.

지금으로부터 30년 후에는 국민 10명 중 4명을 노인이 차지할 전망이다. 통계청이 2019년 실시한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한국의 고령 인구 비율은 오는 2050년에 39.8%까지 치솟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대표적인 초고령화 사회인 일본을 웃도는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50년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 중 저출산과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르게 진행된 나라다. 한국경제연구원이 OECD 37개국의 저출산·고령화 추세를 비교한 결과,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1970년 4.53명에서 2018년 0.98명으로 연평균 3.1%씩 감소해 저출산 속도가 가장 빨랐다.

태어나는 아이가 줄어드는 속도만큼 고령화 속도도 빠르다. 1970~2018년 우리나라의 고령화 비율 연평균 증가율은 3.3%로, OECD 국가 중 1위다.

지난해에는 사상 처음으로 인구 데드크로스가 발생했다. 한 해 사망한 사람이 태어난 사람보다 더 많아 인구가 자연감소했다는 의미다. 이런 현상은 올해도 지속되고 있다. 1월 출생아 수에서 사망자 수를 뺀 수는 –2177명으로 집계됐다. 인구 자연감소는 2019년 11월(-1685명)을 시작으로 15개월 연속 이어졌다.

이처럼 인구가 자연감소하는 것은 출산율 저하가 지속된 가운데 의학·과학 등의 발달로 평균 수명이 증가해 사회 전체적으로 고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어서다.
 

[그래픽=연합뉴스]


한 여성이 가임기간(15~49세)에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평균 출생아 수는 지난해 0.84명으로 집계됐다. 3년 연속 1명 미만을 기록함과 동시에 4년 연속 역대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이처럼 고령화 속 출산율이 감소하면서 우리나라 인구는 2028년 5194만명을 정점으로 줄기 시작해 2040년에는 5085만명까지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같은 인구의 자연감소는 한 국가의 활력을 떨어뜨린다. 지금보다 학생이 줄고 군인 수도 적어질 뿐 아니라 생산 가능 인력도 급감한다.  

고령화 심화로 인해 사회 부담도 커졌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가장 최근에 발간한 '2019년 건강보험 주요 통계'를 보면 65세 이상 진료비는 35조8247억원으로 전체 진료비의 41.4%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080년엔 노인부양률이 94.6명으로 OECD 국가 중 1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인구에서 고령화 비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출산율을 높이면 된다. 하지만 출산율을 끌어올리는 것은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니다. 결혼을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감소한 데다 결혼을 하더라도 반드시 아이를 낳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2년 전보다 줄었다.

20대 중 자녀가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비중은 52.5%로 절반을 넘어섰다. 10대 역시 자녀의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비율이 2년 전 53.6%에서 60.6%로 늘었다. 미래 세대에도 저출산 문제가 지속될 가능성이 큰 셈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근본적으로는 태어나는 아이가 많아져야 고령화 문제가 해결되지만, 당장 어렵다면 차선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 제고가 인구 감소와 노인 부양률 급증을 해결할 방법이라는 제언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2080년 예상 노인부양률이 OECD 평균(60.8명)보다 낮은 23개 국가 중 20개국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모두 OECD 평균 여성 경제활동참가율(2019년 65.1%)을 상회했다. 또 23개국의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은 평균 70.1%였지만 한국은 60.0%에 그쳤다.
 
우리나라 여성은 취업·구직 활동이 가장 활발한 25~34세에는 경제활동 참가율이 71.8%로 높지만, 출산과 육아 등이 활발해 경력단절이 빈번한 35~44세 구간에서는 이 비율이 9%포인트나 떨어졌다. 반면 OECD의 연령대별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은 △25~34세 73.5% △35~44세 74.5% △45~54세 74.1%로 차이가 없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저출산·고령화 속도가 OECD에서 가장 빠르다는 것은 우리나라 성장력 약화와 재정 건전성 악화가 두드러질 것임을 뜻한다"며 "규제 개혁과 노동시장 유연성 확보, 재정 건전성 준수 장치 마련 등 성장력 보강과 재정 건전성 확보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