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받았던 사랑, 깊이 감사드린다” 故 이문희 대주교 유언장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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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21-03-16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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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5일 오후 대구 계산성당에서 전날 선종한 이문희 대주교의 추모 미사가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지난 14일 노환으로 선종한 천주교 대구대교구 제8대 교구장 고(故) 이문희 바울로 대주교가 유언을 통해 자신이 받은 것들에 대한 감사함을 적었다.

천주교 대구대교구는 16일 고 이문희 바울로 대주교의 유언장을 공개했다.

이 대주교는 “제가 지금까지, 제가 일을 하여 얻은 것으로 이렇게 부유하게 잘 살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모두가 교회 덕택에 이렇게 모자람이 없는 생활을 지금까지 하고 있으며, 많은 사랑을 받고 살았던 것도 사실이다. 이런 사랑에 대해서 깊이 감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 대주교는 1965년 사제품을 받았고, 1972년 주교로 승품했다. 1985년 대구대교구 대주교에 취임한 뒤로 이듬해 대구대교구장에 착좌했다.

이 대주교는 “그동안 교구의 책임자로 있으면서 나름대로 힘껏 잘하려고 했지만 지나온 후 돌이켜 생각할 때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 얼마나 많은지 모르겠다”면서 “교구를 위해서 잘못한 것, 또 교구의 사람들을 위해서 잘못한 것들에 대해서 너그럽게 용서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장례미사는 오는 17일 오전 10시30분 주교좌 범어대성당에서 열린다. 장지는 천주교 군위묘원이다.

이 대주교는 “하늘나라에 대한 열정이 커서 그런 것도 아닌데 나는 세상에 나 같은 사람이 있었다는 기억이 계속 남아있는 것을 바라지 않는 버릇이 있다”며 “그래서 주교관 구내에 있는 성직자 묘지에 묻혀서 많은 사람이 자주 나를 생각하는 것을 좋아할 수가 없다”고 했다.

이어 “벌써 오래전부터 나는 군위 가톨릭 묘원에 가고 싶다고 했다”며 “혹시라도 주교님들 옆에 아직 자리가 있으므로 좋은 곳에 묘를 둔다는 생각으로 내가 오래전부터 부탁한 군위로 가지 못하게 할 경우가 생기지 않도록 특별히 유념해주실 것을 다시 청한다”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이 대주교는 “이 땅의 교회가 잘되도록 사랑의 힘을 더 키워가도록 힘써달라”면서 “마지막 날 하느님 앞에서 모두가 함께 만날 수 있기를 믿고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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