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배터리 시장 '비관세장벽' 세운다...韓기업 이제는 손잡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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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기자
입력 2021-02-26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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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글로벌 배터리 시장 패권 싸움을 위한 비관세장벽 세우기를 시작했다. 

배터리 생산부터 재활용까지 전 과정에서 지속가능성 준수의무를 법제화해 해외 기업들의 유럽진출을 어렵게 한다는 계획이다. 유럽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는 우리 기업들도 지속가능한 배터리 밸류체인(가치사슬) 구축을 위한 전략과 투자가 필요해졌다. 

한국무역협회 브뤼셀지부가 26일 발표한 ‘EU의 배터리산업 육성전략과 시사점’에 따르면 EU는 배터리 연합을 출범시키고 그린 배터리 밸류체인 육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함께 EU 신배터리규제안을 발표하며 배터리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탄소배출량, 윤리적 원자재 수급, 재활용 원자재 사용 비율 등 구체적인 환경 규정을 도입하고 기준에 부합하는 제품만 EU 내 유통을 허가하는 방침을 준비 중이다.

궁극적으로는 EU 배터리 표준을 글로벌 배터리산업의 국제표준으로 수립하고 배터리 시장의 패러다임을 EU 기업에 유리한 방향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으로 해석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폴란드 코비에르지체에 위치한 자사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증설할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SK이노베이션의 헝가리 제3공장이 올해 3분기 착공을 앞두고 있다.

삼성SDI도 헝가리법인(Samsung SDI Hungary Zrt.)에 시설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실시하는 4037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와 또한 5384억원 규모를 장기 차입하는 헝가리 법인에 채무보증도 결정하면서 유럽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U 신배터리규제가 실행될 경우 우리 기업의 EU 배터리시장 진출에 비관세장벽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배터리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총 탄소배출량, 윤리적 원자재 수급, 재활용 원재료 사용 비율 등을 준수하는 제품만 EU 내 유통이 가능해져 국내 배터리의 EU 진입장벽이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무역협회는 우리 기업은 EU 배터리시장의 환경규제 도입에 대비, 채굴 및 생산과정의 탄소발자국이 낮은 원재료 확보, 전 배터리 생산 과정의 탄소배출량 감축을 위한 공급망 기업 간 협력,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 개발·시설·수거시스템 투자 등 대응전략 수립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무역협회는 또 정부차원에서는 EU를 벤치마킹해 정책 수립 단계에서부터 기업과 연구단체 등의 참여를 통한 국가적 차원의 배터리 밸류체인 육성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미 유럽 내 관련 배터리 생산기업들은 기술력 및 가격경쟁력이 뛰어난 아시아 기업과 차별화하기 위해 밸류체인의 지속가능성에 주목하고 다양한 분야·국가·기업 간 합종연횡 협력을 통한 기술개발, EU 금융지원을 활용한 투자 유치 등으로 그린 배터리 밸류체인 구축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 일각에서는 국내 배터리 생산기업 간의 분쟁이 하루 빨리 종료되고, 협업을 해야할 시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강노경 무역협회 브뤼셀지부 대리는 “EU의 신배터리규제안은 역외기업의 EU 배터리시장 진출에 비관세장벽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스웨덴처럼 배터리 밸류체인 전 과정을 아우르는 국가적 차원의 전략과 지속가능성 강화 방안을 마련하고 기술 및 시설 투자, 협업을 통해 미래 배터리시장에서 K-배터리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SDI 헝가리 괴드 전기차 배터리 공장 조감도.[사진=삼성SDI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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