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금리 인상도 안 먹혔다…'매파 연준'에 엔·달러 환율 2년 만에 161엔 '육박'

  • 4월 11조엔 개입 효과 사라져… 시장, 재개입 가능성 주시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일본은행이 전날 기준금리를 31년 만에 1%로 끌어올렸지만, 엔화 가치는 오히려 달러당 161엔에 육박하며 약 2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7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예상보다 매파적인 신호를 내면서 일본의 금리 인상 효과가 상쇄된 것이다. 외환시장에서는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의 추가 엔 매수 개입 가능성이 다시 거론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시간 18일 새벽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화 환율은 한때 달러당 160.79엔까지 상승했다. 달러당 환율로는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지난 4월 30일 엔 매수 개입에 나서기 직전 기록한 160.72엔을 넘어선 것이다. 이에 엔화 가치는 2024년 7월 이후 1년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고, 18일 도쿄 외환시장에서도 엔화 약세가 이어져 오후 들어 1달러=160엔대 중반에서 움직였다.

엔화 약세를 다시 자극한 계기는 16~17일 열린 미국 FOMC 회의였다. 연준은 이번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동결했지만, 시장이 주목한 것은 향후 금리 전망의 변화였다. 지난 3월만 해도 연내 1차례 금리 인하가 예상됐지만, 이번에는 연내 1차례 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쪽으로 전망이 바뀌었다.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가 꺾이고 추가 인상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달러 매수세가 강해졌다.

지난 5월 취임한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첫 FOMC였다는 점도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워시 의장이 금리 인하에 기울 수 있다는 관측도 있었지만, 결과는 달랐다. 회의에서는 물가 안정 메시지가 강하게 부각됐고, FOMC 성명에도 “물가 안정을 실현한다”는 문구가 담겼다.

닛케이는 이번 회의가 시장에서 예상보다 매파적으로 받아들여졌다고 18일 전했다. 미나토은행의 가리야 쇼고 전략가는 워시 의장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입김이 닿은 인물은 아니라는 인상을 줬다”고 평가했다. SMBC닛코증권의 마루야마 린토 선임 금리·외환 전략가는 “미국 실물경제의 견조함이 이어지고 금리 인상 기대가 더 높아지면 앞으로도 다른 통화 대비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달러 강세는 엔화뿐 아니라 주요 통화 전반으로 확산됐다. 유로화 가치는 한때 1유로=1.147달러대로 떨어져 지난 3월 말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지수도 한때 전날보다 1%가량 오른 100.5대로 올라 3월 말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日 당국, 재차 환시 개입 가능성


반면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일본은행은 16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정책금리를 0.75% 정도에서 1.0% 정도로 올렸다. 일본 기준금리가 1%에 도달한 것은 1995년 이후 약 31년 만이다. 하지만 이번 인상은 시장에 이미 90% 이상 반영돼 있었던 만큼 엔화 강세 재료로 작용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다. 오히려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미일 금리차가 다시 벌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엔화 약세를 자극했다. 

이에 따라 일본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 여부가 다시 변수로 부상했다.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은 지난 4월 30일 달러당 환율이 160엔 대에 이르자 엔 매수 개입을 단행했고, 엔화 환율은 한때 달러당 155엔 대까지 내려갔다.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4월 말부터 5월 말까지 엔 매수 개입 규모는 11조 7349억 엔으로 사상 최대였다. 그러나 한 달여 만에 달러당 환율이 다시 개입 직전 수준을 웃돌면서 당시 개입 효과는 사실상 사라졌다.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은 지난 9일 각의(국무회의)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엔화 약세와 관련해 “항상 단호한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은 변함없다”고 말했다. 닛케이는 미국 금융시장이 휴장하는 19일에는 거래 참가자가 줄고 유동성이 떨어지는 만큼, 일본 당국이 이 시점에 개입할 가능성도 시장에서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쓰비시UFJ모건스탠리증권의 우에노 다이사쿠 수석 외환전략가는 “실수요에 따른 달러 매수세가 상당히 강하다”며 “개입이 없다면 2024년 7월 기록한 37년 반 만의 엔화 최저 수준인 달러당 161.90엔을 다시 시험하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엔화가 강세로 돌아설 뚜렷한 재료가 부족한 만큼, 당분간 일본 당국의 재개입 여부가 외환시장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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