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유행에 은행권 초비상…수도권 영업점 일시 폐쇄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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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준무 기자
입력 2020-12-0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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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속도 내는 영업점 통폐합과 맞물려

  • 방문 선호하는 고령층 이용 큰 불편

은행권이 비상에 걸렸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수도권을 중심으로 일시 폐쇄되는 영업점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각 시중은행들이 영업점 통폐합에 속도를 내는 것과 맞물려 취약계층의 금융 접근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이날부터 3일까지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지점과 송파구 석촌역 지점을 일시 폐쇄한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방문한 지점들로, 긴급 방역 조치를 거친 뒤 4일부터 업무를 재개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1일 하나은행은 경기 안양시 소재 평촌범계역 지점의 문을 닫았다. 지난달에도 수원시 삼성전자 출장소와 서울 낙성대역 지점을 각각 23일, 23~24일에 걸쳐 폐쇄한 데 이어, 26일에는 한양대 지점을 폐쇄하는 등 수도권에 위치한 영업점들의 업무 중단이 잇따르고 있다.

다른 은행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신한은행은 지난 1일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충정로 지점을 일시 폐쇄했다. 해당 지점은 3일부터 업무를 재개할 예정이다. SC제일은행 또한 1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한국은행 출장소를 폐쇄했다. NH농협은행도 지난달 24일 분당구청 출장소와 30일 보라매타운 지점에 한해 한시적으로 문을 닫았다.

은행권은 코로나19의 3차 유행에 따라 방역 조치를 대폭 강화하고 있지만, 영업점 직원들의 재택근무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토로한다. 2일 국내 일일 확진자 수가 나흘 만에 다시 500명대에 접어드는 등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어 문을 닫는 영업점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고객은 물론 직원들의 불안도 커져가는 형국이다.

더 큰 문제는 임시 폐쇄되는 영업점이 늘어나면서 금융 취약계층의 이용에 불편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이다. 고령층의 경우 여전히 영업점 방문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지난 3월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지급수단 및 모바일금융서비스 이용행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60대의 모바일뱅킹 이용률은 32.2%로, 70대 이상의 이용률은 8.9%로 나타났다.

각 시중은행은 점포망 축소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특히 금융감독원의 '은행 점포 폐쇄 관련 공동 절차' 개정을 앞두고 이러한 흐름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점포 접근성은 낮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각 은행들은 홈페이지를 통해 고객들에게 대체 영업점을 안내한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연말·연초 은행권 희망퇴직 규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도 점치고 있다. 영업점 중심의 인력 구조를 재편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몇년간 은행 직원 수는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신한·KB국민·하나·우리·SC제일·한국씨티 등 6개 시중은행 직원 규모는 2016년 총 7만4106명에서 2017년 6만9830명, 2018년 6만7581명으로 하향세를 그리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6만7781명으로 소폭 늘어났지만 이는 비정규직의 증가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

시중은행 중 처음으로 올해 명예퇴직 접수를 시작한 농협은행의 경우 지난해(356명)에 비해 신청자가 대폭 늘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신한·KB국민·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은 늦어도 내년 1월까지 각각 명예퇴직 절차를 시작할 예정이다.

지난 9월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임시 폐쇄된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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