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때마다 M&A로 해답 찾은 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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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0-10-20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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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공·한국이통 인수로 성장동력 마련

  • 2012년 품은 하이닉스 그룹 대들보로

SK그룹이 인텔의 낸드 사업부문을 10조3104억원에 인수하는 빅딜을 실현시켰다. 창립 이후 67년 동안 위기 상황에서 인수·합병(M&A)을 통해 답을 찾아왔던 SK그룹이 다시 한번 결단을 내렸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도 SK그룹이 적극적인 M&A를 통해 기존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신규 성장동력 확보, 그리고 사업 구조조정 등을 이뤄왔다고 보고 있다.  

실제 1953년 고(故) 최종건 회장이 창업한 선경직물이 모태인 SK그룹은 굵직한 M&A를 통해 성장동력을 확보해왔다. 형 최종건 회장의 뒤를 이어 취임한 고 최종현 선대 회장은 1980년 대한석유공사(현 SK이노베이션), 1994년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을 인수했다. 이를 통해 당시까지 직물회사에 머무르던 SK그룹에서 석유화학과 ICT(정보통신기술) 양대 성장동력을 마련할 수 있었다.

1998년 취임한 최태원 현 회장 시기부터 SK그룹은 그야말로 M&A 시장의 큰손으로 떠올랐다. 그중 백미는 하이닉스(현 SK하이닉스)의 인수다. 2011년 SK그룹이 하이닉스를 3조4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을 때만하더라도 '승자의 저주'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다.

당시만 해도 반도체 산업이 매력적이지 않았던 탓에 국내 유수의 대기업들도 고개를 내둘렀기 때문이다. 결국 2012년 SK그룹이 인수하기 전까지 하이닉스는 몇 년 동안이나 새 주인을 찾아 헤매야했다.

SK그룹의 인수 후 SK하이닉스는 화려하게 부활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3년 연평균 32조5151억원의 매출액, 12조425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SK그룹의 대들보로 거듭났다. SK그룹 측면에서도 기존 석유화학과 정보과학기술(ICT) 외 반도체라는 성장동력을 추가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에도 SK그룹은 꾸준히 M&A를 진행하고 있다. 재계와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최근 10년 동안 SK그룹이 M&A를 단행하거나 대규모 지분을 투자한 회사는 전세계 23곳에 이른다. 이번 인텔과의 M&A를 제외하더라도 최근 10년 동안 14조2810억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쏟아 부었다.
 

[사진=SK, 투자은행업계]

특히 2017년 이후부터는 주로 해외 기업을 상대로 M&A와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2018년 SK는 미국 바이오·제약 업체인 암팩(AMPAC)의 M&A에 성공했다. 이는 국내 바이오·제약 업계에서 해외 제약 회사 M&A로는 사상 최대 규모(5100억원)다. 관련 업계에서는 올해 인텔과의 빅딜 역시 이 같은 M&A를 통해 글로벌 감각을 쌓았기 때문에 성사될 수 있었다는 평가다.

투자 부문에서는 더욱 많은 경험을 축적해 나가고 있다. 2018년에는 일본 도시바의 메모리 부문에 4조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같은 해 북미 셰일가스 운송·가공 회사인 브라조스 미드스트림 홀딩스에 2700억원 규모 투자를 결정했다. 지난해에는 미국 스마트글라스 생산업체 키네스트랄에 1100억원을 투자했다.

그렇다고 SK그룹이 무조건 사들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비주력 계열사라 할 수 있는 SK해운, SK증권, SK엔카 등을 꾸준히 매각해 왔다. 이를 통해 주력 사업에 집중한다는 사업 재편 효과뿐 아니라 금산 분리, 일감 몰아주기 등의 기업 관련 규제에 대한 잡음도 전부 해소할 수 있었다.

SK그룹 안팎에서는 최근 더욱 가속화되는 M&A에 대해 최 회장의 딥체인지(Deep change) 전략과 연결시켜 해석하고 있다. 최 회장이 기존 비즈니스 모델과 성장 전략에서 탈피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한다고 주문한 이후, 그룹 및 계열사가 저마다 적극적으로 M&A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M&A 시장에서 SK그룹을 빼고는 이야기할 수가 없다"며 "또한 SK그룹은 M&A에 성공한 이후 통합 작업에서도 강점을 보여왔다"고 말했다.
 

서울 서린동에 소재한 SK그룹 사옥.[사진=석유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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