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 CEO 인사이트③] “환자 중심의 서울대병원”…김연수 원장 리더십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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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림 기자
입력 2020-07-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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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자경험 적정성 평가 149곳중 60위

  • 외래진료센터 오픈에도 초라한 성적

  • 코로나 장기화 속 병원‧조직 운영 주목

김연수 서울대학교병원장.[사진=연합뉴스]



새로운 40년에 속도를 내던 서울대병원 ‘김연수호’가 출범 1년 만에 제동이 걸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환자는 줄어든 반면 방역비용 등 증가로 연구사업에 차질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김 원장이 지난해 밝힌 “환자의 아픔에 공감하는 병원, 참여와 논의를 통해 투명하게 공개하는 병원, 의학지식과 전문의료기술을 확대하고 공유하는 병원이 되도록 지혜를 모아 새로운 40년을 준비하겠습니다”는 취임일성이 지켜질지 주목되는 이유다.

14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제2차 환자경험 적정성평가’ 결과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은 전체 149개 의료기관 중 60위에 머물렀다.

‘환자 중심 병원’은 거스를 수 없는 병원계의 흐름이다. 이미 미국, 영국 등은 환자경험에 대한 평가를 시작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환자중심 의료를 강조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 2017년부터 보건의료 질적인 부분을 제고하기 위해 입원했던 환자들을 대상으로 환자경험 평가를 시작했고, 지난해 두 번째 결과가 나온 것이다. 하지만 국가중앙병원으로 맏형 역할을 하고 있는 서울대병원은 두 번 모두 기대보다 낮은 점수를 받았다. 서울아산병원과 삼성서울병원, 서울성모병원, 세브란스 등 이른바 빅5 병원의 영역별 점수가 평균보다 대부분 웃돈 것과 비교하면 환자들에 대한 서울대병원의 평가는 냉혹했다.

특히 지난해 초 환자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서울대병원이 외래진료센터 ‘대한외래’를 오픈했던 것을 고려하면 초라한 성적표인 셈이다. 대한외래는 김 원장의 취임 전 가장 큰 성과물인 만큼 앞으로도 환자경험 평가에 대한 김 원장의 고심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장기화에 대한 대응책도 김 원장이 풀어야 할 과제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 시스템인 알리오에 따르면 김 원장이 이끈 지난해 서울대병원의 성적표는 준수한 편이다. 지난해 서울대병원은 1조1385억원의 의료수입(매출)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10% 가량 증가한 수치다. 이에 따라 서울대병원은 지난 2018년 사상 첫 1조원 돌파 이후 2년 연속 1조원대 의료수입 행보를 이어갔다. 전체 당기순손실도 전년 대비 절반 이상 줄어든 3억1000만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성적을 바탕으로 김 원장은 신년사를 통해 올해 연구중심병원 사업에 중점을 두겠단 포부를 밝혔다. 실제 올해 연구사업에 대한 예산을 전년 대비 44.5% 증가한 281억원으로 책정했다. 하지만 코로나19라는 변수가 생겼다. 환자들이 감염병에 대한 우려로 병원 방문을 자제하면서 병원의 의료수입이 떨어졌다.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분회에 따르면 올해 1월1일부터 4월10일까지 서울대병원의 환자 수는 입원 7%, 외래 11%, 검진 46%씩 감소했다. 이에 따라 서울대병원은 올해 1억1930억원의 의료수익을 목표로 해 예산을 분배했던 당초 계획을 수정할 수밖에 없게 됐다.

결국 김 원장은 연구개발 등에 대한 예산은 유지하되 교육비와 인건비 감축 카드를 꺼내들었다. 특히 연장근로수당과 연월차수당은 100억원 가량 줄이는데 무게를 뒀다.

당사자인 서울대병원 구성원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노동집약적인 산업인 병원에서 직원들의 연장근로를 제한하고 연차를 쓰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코로나19 장기화 시대에 의료진과 병원 직원들 피로도가 높아진 상태에서 이 같은 조치가 적절한 것인지 되묻고 있다.

서울대병원분회 관계자는 “4월 말에 병원에서 부서장에게 인건비 절감에 대해 통지했다. (우리 측) 반발로 아직 계획을 단행하진 않았다. 7월 말 예정된 단체교섭에서 병원장님과 소통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도 서울대병원은 공공보건의료기관 역할이 있기 때문에 연구사업과 같이 눈에 보이는 성과에 집착하면 안 된다는 지적이 있다. 당장의 경영악화로 인한 해결방안을 구성원들에 대한 복지 축소 등으로 해결하는 것은 전국의 공공병원에 대한 안 좋은 선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서울대병원 측은 “(인건비 절감에 대한 통지는) 사실 무근”이라며 “(병원이 바쁜 상황에서) 연월차를 사용하라고 강요한 적은 본 적이 없다. 연장근로를 제한하며 일을 더 시키면 문제가 되겠지만 (우리는) 그렇게 하고 있지 않으며 연장근무를 최소화하란 이야기는 제작년부터 정부시책 따라서 나온 이야기다”라고 해명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부수적으로 발생한 방문자 체온측정, 출입문 통제, 소독, 마스크 관리 등 인력 소모에 대해선 “코로나 상황이 언제 끝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방역 대응을 위한 고용은 힘들다”며 “현재는 대학생 아르바이트 인력을 활용하거나 부서별로 근무시간 내 돌아가며 방역 대응을 맡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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