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세대 게임기 전쟁] ② 성능으로 경쟁 기기 압도... MS 시리즈 엑스

경쟁 기기보다 30% 뛰어난 12.15 TF의 성능... 최신 3D 게임을 4K 60프레임으로 실행 가능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비디오 게임기(The world's most powerful console)." 엑스박스 시리즈 엑스에 대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자신감이 담긴 홈페이지 설명이다.

23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올해 연말 전 세계에 출시되는 시리즈 엑스는 9세대 비디오 게임기(콘솔) 중 가장 뛰어난 성능을 갖춘 기기가 될 전망이다. 지난 2월 공개된 시리즈 엑스의 성능은 고정 12.15 테라플롭스에 달한다. 이는 현존 최고의 PC용 그래픽 칩셋인 엔비디아 지포스 RTX 2080 Ti에 버금가는 연산력이다. 최신 3D 게임을 4K 60프레임 또는 풀HD 120프레임으로 실행할 수 있다.
 

엑스박스 시리즈 엑스.[사진=마이크로소프트 제공]

업계에선 이러한 시리즈 엑스의 강력한 성능을 이례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지금까지 콘솔은 출시 당시 최고급 PC용 그래픽 칩셋의 70~80% 수준의 성능으로 출시됐다. 40만~50만원 수준의 본체 가격에 맞는 생산단가를 갖추기 위함이다.

당초 게임 업계에선 시리즈 엑스의 성능을 7~8 테라플롭스 선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지난해 필 스펜서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 게임 총괄 부사장은 "시리즈 엑스의 성능은 엑스박스 원의 8배, 엑스박스 원 엑스의 2배에 달할 것"이라고 말하며 시리즈 엑스의 성능이 12 테라플롭스 이상이 될 것임을 강조했다.

이는 전작인 엑스박스 원의 성능이 경쟁 제품인 소니 플레이 스테이션 4의 70~80% 수준에 불과해 초기 시장 경쟁에서 밀린 것을 반성하는 의미에서 내린 결정이다.

콘솔은 PC와 달리 출시 후 성능 강화가 어렵다. 이에 고품질의 그래픽으로 게임을 즐기길 원하는 이용자들이 더 나은 성능의 게임기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8세대 콘솔 시절 마이크로소프트는 PS4보다 성능이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엑스박스 원의 초기 출시가격을 100달러나 더 높게 책정하는 패착을 뒀다.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이 급격히 떨어지자 마이크로소프트는 엑스박스 원의 가격을 크게 낮추고 성능을 개선한 신 버전(엑스박스 원 엑스)을 출시하는 등 시장 점유율을 만회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PS4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1월 기준 1억600만대가 판매된 PS4와 달리 엑스박스 원의 판매량은 4100만대를 간신히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7세대 콘솔 시절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 360과 소니 PS3의 시장 점유율이 대등했던 점을 감안하면 '굴욕'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시장 점유율이 떨어졌다.

이에 마이크로소프트는 2017년부터 시리즈 엑스를 위한 전담팀을 구성하고 칩셋 공급사인 AMD와 협력해 고성능 콘솔 설계에 나섰다. 단순히 뛰어난 기기를 만드는 것을 넘어 뛰어난 기기를 합리적인 가격에 양산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3월 PS5의 성능이 가변 10.3 테라플롭스인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시리즈 엑스는 경쟁 기기보다 30% 더 뛰어난 성능으로 초기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게 됐다.

시리즈 엑스의 초기 가격은 아직 미정이다. 499~599달러 선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게임 업계에선 마이크로소프트가 시리즈 엑스의 가격을 성급히 공개하지 않고 경쟁 기기인 PS5의 가격을 보고 이보다 50~100달러 높은 가격으로 시장에 출시할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시리즈 엑스는 PS5보다 독점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필 스펜서 부사장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산하의 게임 스튜디오를 3배 이상 늘려 시리즈 엑스를 위한 양질의 게임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