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中부양책]'소비쿠폰'으로 얼어붙은 소비 살릴까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최예지 기자
입력 2020-03-18 06: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中지역정부·기업, 소비쿠폰 발행...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발행

  • 코로나19 여파로 중국 소비 곤두박칠...1~2월 소매판매 20.5%↓

중국 지방정부와 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위축된 소비심리를 진작시키기 위해 나섰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소비 진작 카드로 활용한 '소비쿠폰' 제도를 또다시 꺼낸 것이다. 

17일 중국신문망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광시자치구, 난징시, 지난시 등 성·시·자치구가 지역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쿠폰을 발행했다. 

광시자치구는 최근 150억 위안(약 2조6608억원) 상당의 쿠폰을 온·오프라인으로 추첨해 발급했다고 밝혔다. 해당 쿠폰은 식료품 구입, 체육시설 이용, 도서 구입, 관광, 정보통신 서비스 이용 등을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쿠폰과 저소득층쿠폰 등 총 5종이다.

장쑤성 난징시도 지역 레스토랑, 헬스장, 서점, 전자제품 판매점 등에서 사용이 가능한 3억1800만 위안 상당의 전자쿠폰을 인터넷 번호 추첨 방식을 통해 발급했다. 또 저소득층과 특정 노동조합에 등록된 직원들을 위한 별도의 쿠폰도 발급했다. 

산둥성 지난시도 앞서 2000만 위안(약 35억원) 상당의 관광, 문화, 소비 쿠폰을 발급했고 저장성 젠더시도 지역 주민이 아닌 관광객을 대상으로 1000만 위안 상당의 여행소비쿠폰을 나눠줬다. 저장성, 허베이성, 쓰촨성 등 성 정부도 소비쿠폰과 소비 보조금을 제공해 소비 진작에 나섰다. 

지방정부가 소비쿠폰을 발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7~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항저우와 청두 등 일부 도시에서 소비진작을 위한 쿠폰을 발급했었다. 

양창 중타이증권 연구소 애널리스트는 "지방 정부의 이 같은 조치는 현재 경제 상황 속 정부의 소비 진작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앞으로 더 많은 지방 정부들이 잇따라 이와 유사한 정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전했다. 소비 쿠폰으로 중국의 소비 심리를 자극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사진=쑤닝이거우 캡처]
 

지방정부뿐만 아니라 기업도 소비 촉진에 나섰다. 베이징상보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중국 최대 가전 유통업체인 쑤닝이거우가 이날 베이징에서 3000만 위안 상당의 현금성 쿠폰을 발급했다고 밝혔다. 해당 쿠폰은 오는 18일부터 31일까지 베이징쑤닝 위챗 공식계정이나 베이징쑤닝 웨이보 등을 통해 받을 수 있고, 27일부터 오는 5월 31일까지 전국 200개 까르푸 매장뿐 아니라 온라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사용 가능하다. 

베이징상보는 쑤닝이거우가 지난 주말부터 5억 위안 상당의 현금성 쿠폰을 발급해 선착순으로 고객들에게 나눠줬다면서 소비 진작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고 밝혔다. 

중국이 이같이 소비 진작에 팔을 걷어붙인 이유는 소비가 중국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소비가 중국 경제 성장에 기여한 비율은 57.8%에 달했고, 경제성장의 3.5%포인트(P)를 끌어올렸다. 그만큼 소비가 중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코로나19로 중국의 소비는 시장의 예상을 크게 밑도는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았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1~2월 소매판매가 전년 동기대비 20.5% 감소했다. 앞서 블룸버그 시장 예상치인 4% 하락은 물론, 지난해 12월 증가율인 8%에도 한참 못 미친다. 해당 통계를 집계한 1993년 이후 월별 소매판매액이 마이너스 증가세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소비촉진을 위한 쿠폰 발행이 중국의 소비를 이전의 수준만큼 끌어올리기는 힘들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푸이푸 쑤닝금융연구원 소비금융연구센터 주임은 "맹목적으로 대규모 소비 쿠폰을 발행해선 안 되고, 지역별로 구체적 상황을 고려한 후 맞춤형 쿠폰을 발행해 추가적인 재정 압박을 줄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쉬훙차이 중국 싱크탱크 국제경제교류센터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고용보장이 되어야만 더 많은 소비를 일으킬 수 있다"며 "쿠폰발급은 소비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고, 오히려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상승)을 촉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아주NM&C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