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김정은, 자발적 核 포기 않을 것"...트럼프 대북정책 작심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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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회 기자
입력 2019-10-01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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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SIS 강연서 백악관 퇴출 이후 첫 공개발언

  • "시간은 北에 유리...트럼프 정책 北 힘만 키워"

  • 北정권교체, 군사옵션, 핵무장론 등 언급

  • 김성 주유엔 北대사 "교착상태 책임은 미국에"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을 정면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 같은 방식으로 아무리 외교적 접근을 시도해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결코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볼턴 전 보좌관은 이날 미국 워싱턴DC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강연에서 "김정은이 가동하고 있는 전략적인 결정은 운반가능한 핵무기 능력을 유지하고, 이를 개발, 강화하기 위해 가능한 일이라면 뭐든 할 것이라는 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 상황에서 그는 결코 자발적으로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초강경파로 꼽혀온 볼튼은 지난 10일 백악관에서 퇴출됐다. 이날 강연은 그가 국가안보 보좌관에서 물러난 뒤 가진 첫 공개 발언 자리였다.

NYT는 볼턴이 백악관을 떠난 뒤 처음 한 공개 발언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접근방식에 엄중한 경고를 전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자신과 비핵화 합의를 이루고 싶어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평가절하했다는 것이다.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사진=로이터·연합뉴스]


볼턴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거론하지 않은 채 트럼프가 김 위원장에게 구애하듯 외교적 접근을 해온 게 오히려 북한의 힘만 키워주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협상 진전을 최대 외교 치적으로 내세우지만, 볼턴은 김 위원장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는 시도로 얻은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우리가 생각해보고 진지하게 논의할 것들이 있다"며 북한의 정권교체 가능성과 한반도 통일 문제를 언급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볼턴 전 보좌관이 미국 대북 정책의 잠재적 결과로 평양의 정권교체를 거론했다고 전했다.

그는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용납할 수 없다고 믿는다면 "일정한 시점에 군사력이 옵션이 돼야 한다"며 '군사 옵션'도 거론했다. 또 북한이 계속 핵무기를 보유하게 되면, 아시아 내에 일본, 한국 등 핵보유국이 더 많이 생길 수도 있다며 '핵무장론'을 언급했다.

볼턴은 김 위원장과 또 다른 정상회담을 가질 수 있을지가 아니라 "이러한 것들이 우리가 주의를 집중해야 할 문제들"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3차 북미정상회담 추진 드라이브를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또 북한의 비핵화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본 방침도 문제 삼았다. 볼턴은 "시간은 핵확산을 반대하는 이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며 "시간에 느긋한 자세는 북한과 이란 같은 나라들에 이익이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나는 지금 우리가 북한과 전형적인 교착상태에 놓여 있다고 생각한다"며 "북한이 우리가 그들에게 줘선 안 되는 무언가를 원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김성 유엔주재 북한 대사는 북미 교착상태의 책임을 미국에 넘겼다.

그는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4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에서 "조미 관계가 좀처럼 전진하지 못하고 조선반도 정세가 긴장격화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전적으로 미국이 시대착오적인 대조선 적대시 정책에 매달리면서 정치·군사적 도발 행위들을 일삼고 있는데 기인한다"고 비판했다.

김 대사는 이어 "우리는 미국이 우리와 공유할 수 있는 계산법을 가질 충분한 시간을 가졌으리라 보고 미국 측과 마주 앉아 우리가 논의할 문제들을 포괄적으로 토의할 용의를 표시했다"면서 "조미협상이 기회의 창으로 되는가, 위기를 재촉하는 계기로 되는가는 미국이 결정하게 된다"고 미국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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