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또 밀착...南 '패싱', 북중→북미대화로 이어지나

한지연 기자입력 : 2019-09-04 08:19
리용호, 왕이 국무위원, 평양 만수대의사당서 회담...북중 우호관계, 비핵화 협력 합의 北, 북미대화 교착 때마다 중국 통해 해법 찾아...이번에도 재현될지 '주목'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지난 2일 평양 만수대 의사당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저작권자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의 북한 방문을 계기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중 수교 70주년을 맞아 10월에 중국을 방문할지가 관심을 끌고 있다.

북한을 방문 중인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겸 외교부장이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만나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대한 소통 강화에 합의했다.

중국의 이번 행보는 북한이 한미연합훈련과 남측의 국방비 증액 등을 문제 삼으며 남북대화가 장기간 교착상태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지는 것이라 주목된다. 북·중 밀월 강화가 북미대화의 중재역을 대신할 지 관심이 쏠린다.

3일 중국외교부,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방북한 왕 국무위원은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리 외무상과 회담을 갖고, 북·중 우호관계 협력과 더불어 북·미 회담재개와 비핵화 등 한반도 문제 등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왕 국무위원은 이 자리에서 "북·중 우호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공고히 하는 게 중국 정부의 확고한 방침"이라며 "올해 북·중수교 70주년 기념 활동을 잘 치르고 국제무대에서도 긴밀히 소통해 양국 관계를 더 발전시키자"고 말했다.

이어 "국제 상황의 급격한 변화에도 북·중은 줄곧 비바람 속에 같은 배를 타고 함께 나아가고 있다"면서 "양국의 공동 노력으로 새로운 출발선에 선 북·중 관계가 더 왕성한 생명력을 보여주고 밝은 미래를 맞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리 외무상도 "이번 왕 국무위원의 방문은 수교 70주년을 축하하는 중요한 부분으로 북·중 관계 발전에 대한 중국 측의 높은 관심을 보여준다"고 화답했다.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차례나 중국을 방문하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6월 20일 북한을 처음 방문한 사실을 언급하며 "북·중 최고 지도자가 1년에 5차례나 만나 전통적 우의가 계승·발전했다"며 "시진핑 동지를 중심으로 하는 중화 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위한 새로운 장정이 더 큰 성과를 거두기를 바란다"고 덕담했다.

왕 국무위원장은 이번 방북기간 김 위원장과도 만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5월 외교 총책으로 방북한 경험이 있는 그는 당시에도 리 외무상과 만남 뒤 김 위원장을 만났다.

이에 따라 왕 국무위원장이 김 위원장의 5차 방중 일정을 조율중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다음달 1일 예정된 중국 건국 70주년 기념 열병식과 북·중수교 70주년(10월6일)을 기념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 북·중 우호 관계를 과시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북·중 밀월 관계가 교착 상태를 맞고 있는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 북·미 대화에 어려운 고비가 있을 때마다 중국을 방문해 해법을 모색해 왔다. 실제 제1차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과 제2차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되기 전까지 김 위원장은 각각 두 번씩 중국을 방문했다. 지난 6월 30일 남·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 직전에도 김 위원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났다.

전문가들은 '북·중 최고지도자 만남→북·미 대화 재개' 패턴이 반복되는 상황은 긍정적이라고 판단하면서도 남측의 '패싱' 가능성은 우려된다고 분석하고 있다. 

전직 정부 고위관계자는 "중국은 북핵 문제를 미중경제 갈등을 풀 긍정적 카드로 활용하고 싶어한다"면서 "중국이 중재 역할을 한다면 북미 비핵화 협상이 진전되도록 도움을 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북한이 남한의 중재자 역할을 부정하고 있는 점은 우려된다"면서 "북미실무협상에 진전이 있더라도 남북관계의 진전이나 재개로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정부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정착, 평화구축을 위해 때론 남북관계가 반발짝 앞서가기도, 북미대화가 반발짝 앞서가기도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면서 "상황을 좀 더 지켜보면서 대처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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