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韓日 갈등에 개입 본격화하나...트럼프 발언 직후 볼턴 한국·일본行

최예지 기자입력 : 2019-07-21 16:44
트럼프 발언 직후 볼턴 출국...한미일 3국 회동까지 추진 美, 아직은 당사자 해결...사태 확산땐 개입 가능성 커져
일본의 수출 규제로 한·일 갈등의 골이 날로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일 관계 중재에 나설 가능성을 처음으로 시사했다. 이후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한국과 일본 방문길에 오르며 미국이 한·일 갈등 국면에서 본격적으로 개입하고 나설지 주목된다.

◆한·미·일 3국 회동..."미국, 한일 갈등에 위기감 확산"

21일 일본 아사히신문은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한국 정부의 고관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미국이 '중재자' 역할을 맡지 않겠다고 했지만 한국, 미국, 일본 3국 간 회담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미국이 한·미·일 회담을 개최하는 데 박차를 가하는 이유는 한·일 갈등을 매우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인 한·일 간 안전보장상 대립이 심화되면 미국의 패권이 악해져 결과적으로 중국만 이득을 본다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신문은 한국 정부가 내달 하순 만료되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을 포괄적인 수출 규제를 완화해 주는 '화이트 국가' 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려는 일본 정부에 대한 압박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정부가 수출 규제 강화 방안의 하나로 수출무역관리령을 개정해 내달 중 화이트 국가에서 한국을 빼면 그 시점에 한국 정부가 대항 조치로 '협정 파기 카드'를 꺼내 들 수 있다는 관측이다.

아사히신문은 "한국이 한·미·일 3국 간의 안보협력을 중시하는 미국을 끌어들여 문제 해결을 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존 볼턴 미국 보좌관. [사진=연합뉴스]

◆트럼프 발언 직후 볼턴 출국...美, 한·일 중재하나

한·미·일 3국 회동을 통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 가운데, 존 볼턴 미국 보좌관이 이번주 한국과 일본을 연이어 방문한다. 트럼프 대통령 수행 목적 외에 볼턴 보좌관이 한국을 방문하는 건 지난해 3월 취임 후 처음이다. 특히 한·일 양국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 속에서 양국을 연달아 방문하는 만큼 미국이 본격적인 한·일 갈등 조율에 나설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20일(현지시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트위터를 통해 볼턴 보좌관이 "주요 동맹 및 친구들과 대화를 계속할 계획"이라며 출국 사실을 알렸다. 볼턴 보좌관은 일본을 먼저 방문한 뒤 23일부터 1박2일간 방한 일정을 소화한다.

볼턴의 양국 방문이 트럼프 대통령이 한·일 갈등 사태를 직접 언급한 뒤 이뤄진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50주년을 기념하는 백악관 행사에서 한국과 일본 간 무역갈등과 관련해 "사실은 한국 대통령이 내게 관여해달라고 요청해왔다"며 "아마도 (한일 정상) 둘 다 원한다면 (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일 갈등에 관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처음으로 시사한 후 이뤄졌기 때문에 볼턴 보좌관이 '중재자' 역할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EPA·연합뉴스]

◆아직은 당사자 해결...사태 확산땐 개입 가능성 커져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현 한·일 갈등 국면에 관련해 처음 언급했지만 당사자 해결이 우선이라는 메시지를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마도 (한일) 양쪽이 모두 원한다면 개입하게 될 것"이라며 한·일 양국이 원한다는 단서를 달아 중재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일본의 요청이 있어야 미국도 관여할 것이라는 설명이라서 '한·일 당사자 해결'이라는 기본 입장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일본 언론 역시 미국이 갈등 완화를 위한 결정적인 역할엔 나서지 않을 것이라며 한·일 간 갈등에 개입하지 않을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하지만 사태가 악화하면 미국이 직접 개입할 것이라는 관측은 여전히 지배적이다. 북한 비핵화 문제, 아시아 역내 중국의 영향력 견제 등을 위해서 한·미·일 간 연대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게 미국의 확고한 인식이기 때문이다. 

미국 상원에 이어 하원 외교위원회가 지난 17일 한·미·일 3국 협력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키면서 개입을 시사했다. 하원 결의안은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와 평화, 안정을 위해 한·미·일 3국이 긴밀히 협력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미국의 외교, 경제, 안보 이익과 인도태평양 지역 발전을 위한 개방적이고 포괄적인 체계를 위해, 일본과 한국 간 건설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관계의 중요성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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