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혁신클러스터가 지역 미래 주도…'생활-비즈니스-산업' 선순환 이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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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승길 기자
입력 2019-07-07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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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가혁신클러스터의 혁신성과 포용성 강화 방안' 주제 포럼 열려

  • 당·정, 전문가 한자리 모여 국가혁신클러스터 운영 방향 모색

"전 지역이 고르게 잘사는 국가균형발전을 이루겠다."

문재인 정부가 내건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다. 수도권 중심성장, 지방소멸 위기 증가 등 지역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가균형발전이 우리시대 핵심과제로 떠오르자 정부가 이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다.

정부는 기존 지역정책을 발전시켜 지역별 성장 가능성이 높은 거점과 특화자원을 연계해 클러스터(산업집적지)로 만들어 이 과제를 완수하겠다는 계획이다. 국가혁신클러스터로 지역의 미래를 주도하겠다는 의미다.

국가혁신클러스터는 시·도별로 혁신도시, 산업단지, 연구개발특구, 지역대학 등 주요 인프라를 연계하고 여기에 기업을 유치해 혁신성장을 위한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을 말한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14개 시·도별로 국가혁신클러스터를 지정하는 내용을 담은 '국가혁신융복합단지 지정 및 육성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지역별 특성과 인프라 등을 고려해 대표 산업을 선정하고 이를 육성하기 위한 혁신프로젝트다.

시·도별 대표 산업을 보면 울산, 경북, 세종, 경남은 '미래자동차와 항공'으로 초소형 전기차, 전기차 부품, 자율주행차 서비스, 항공 부품 등을 육성한다.

대구, 강원, 전북, 제주 대표 분야는 '바이오·헬스'로 지능형 의료기기, 디지털 헬스케어, 스마트 농생명, 화장품·식품이다.

충남, 광주, 전남, 충북은 '에너지신산업'으로 수소에너지, 에너지와 미래차, 에너지신산업, 에너지 첨단 부품 산업을 키운다.

부산과 대전의 대표 분야는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으로 해양 ICT 융합과 스마트 안전산업을 육성한다.

정부 발표 후 8개월여 시간이 흘렀다. 국가혁신클러스터가 어떤 발걸음을 내디디고 있으며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점검하는 시간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당·정,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국가혁신클러스터 추진 현황을 점검하고 앞으로 운영 방향을 모색하는 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 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민주당 지방혁신균형발전추진단,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주최하고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등이 주관하는 국가혁신클러스터 포럼이 열린 것.
 

진승호 국가균형발전위원회의 기획단장이 지난 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4차산업혁명 시대의 지역산업성장 뉴딜' 포럼에 참석,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산업기술진흥원]


 
이날 포럼에는 더불어민주당 지방혁신균형발전추진단장을 맡고 있는 윤호중 의원, 추진단 내 지역특화발전분과위원장인 민홍철 의원, 진승호 균형발전위원회 단장, 안성일 산업통상자원부 지역경제정책관, 석영철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원장을 비롯한 지역 산업 전문가 100여명이 참석했다.

포럼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지역산업성장 뉴딜 : 국가혁신클러스터의 혁신성과 포용성 강화 방안'이라는 주제로 송우경 산업연구원 박사, 손은일 한국폴리텍VII대학 학장, 류승한 국토연구원 박사가 주제 발표를 하고 이어 종합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석영철 KIAT 원장은 "지역의 성장을 견인할 거점으로, 향후 국가클러스터는 정주여건과 성장여건이 유리한 곳과 산업경쟁력을 갖춘 곳을 서로 연계해 '생활-비즈니스-산업'이 선순환할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한다며 "포럼에서 나온 다양한 의견들을 수렴해 하반기부터 사업 진행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송우경 산업연구원 박사가 지난 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4차산업혁명 시대의 지역산업성장 뉴딜' 포럼에서 '지역산업클러스터에서 국가혁신클러스터까지'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산업기술진흥원]

◆ "정책의 연속성·일관성 부족했다…여건·역량 고려한 다각화 전략 필요"

송 박사는 '지역산업클러스터에서 국가혁신클러스터까지'라는 제목의 발표를 통해 참여정부 이후 지금까지 클러스터 정책의 경과와 한계를 지적하고, 클러스터 지원체계 정비와 지역주도형 리더십 구축을 통한 향후 발전 방향을 발표했다.

송 박사는 "5년 주기의 새 정부 출범과 국정방향에 따라 클러스터 정책이 변화됨에 따라 정책의 연속성·일관성 확보에 한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중앙주도의 동일한 클러스터 정책으로 지역 특성에 맞는 차별적 발전 프로그램 추진이 어려웠으며 개별 지역이 지닌 혁신 잠재력과 현실 여건과는 거리가 먼 첨단산업 중심의 클러스터를 지향해 유사중복 및 과잉투자의 문제도 적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송 박사는 △지역주도와 민간참여 확대 △관련 정책의 연계와 정책 패키지 강화 △플랫폼 경제의 산업가치사슬구조 변화 대응 △지역내 융합·창업 생태계 혁신역량 강화 △지역산업의 공유자산 발굴활용 △관련 계획·법 등의 제도 정비 등을 앞으로의 정책방향으로 꼽았다.

송 박사는 "지난 15년 혁신클러스터 정책에 대한 반성과 새로운 여건 변화 및 정책수요를 고려해 지역산업 부흥과 국가경제 재도약에 기여하는 '혁신클러스터2.0'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클러스터별 발전단계를 고려한 일관성있는 정책 추진 및 국내 혁신여건·역량을 고려한 다각화 전략이 필요하다"며 "이미 지정된 14개 국가혁신클러스터의 발전단계를 고려한 수요기반의 맞춤형 지원과 클러스터 사업의 진행 과정에 대한 체계적 모니터링, 네트워크 중심성 강화 및 국내·외 연계를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손은일 한국폴리텍VII대학 학장이 지난 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4차산업혁명 시대의 지역산업성장 뉴딜' 포럼에서 '국가혁신클러스터와 신(新)산학협력'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산업기술진흥원]

◆ "붕괴된 산학연 체계를 복원해 생태계 만들어야"

'국가혁신클러스터와 신(新)산학협력'이란 제목으로 발표를 한 손 학장은 지역산업 경쟁력 약화의 원인으로 지역 내 혁신체계와 지식생태계의 부재를 지적하고, 지역산업의 장기적 미래를 논하는 플랫폼으로써 산학협력의 역할 정립 필요성을 역설했다.

손 학장은 국가혁신클러스터 사업의 한계에 대해 "시행과정에서 사업규모와 범위가 대폭 축소돼 거점 클러스터 조성 정책으로서의 실효성이 반감되고 지식생태계 활성화 및 연계에 대한 전략적 고려와 대학의 참여가 상대적으로 미흡한 점 등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손 학장은 지역 대학으로 대표되는 지식생태계 활성화는 클러스터 자체의 경쟁력 확보와 지역사회 측면에서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손 학장은 "클러스터의 구심점으로서 리더쉽그룹 형성을 위해 각 시도가 앵커기업 유치·육성에 힘쓰고 있으나, 대규모 기업 유치에는 현실적 한계가 존재한다"며 "클러스터가 진화·발전할수록 지식생태계의 건강성, 비즈니스생태계와의 연계가 중요하기 때문에 지역의 저활용 자산인 대학의 역할을 강화해 리더쉽그룹의 한 축을 담당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 학장은 "참여정부는 산업 육성과 인력 양성을 병행 추진하였으나, 보수 정부를 거치면서 대학과 산업계의 분절성이 심화됐다"며 "국가혁신클러스터를 통해 산학 간 거리를 좁히고, 지역혁신체계에서 대학의 역할을 새로이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개별 혁신주체들의 노력이 효율적으로 결집될 수 있도록 상위단계에서 컨트롤타워의 역할 명확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류승한 국토연구원 박사가 지난 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4차산업혁명 시대의 지역산업성장 뉴딜' 포럼에서 '공간적 관점에서 본 지역혁신생태계 구축 과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산업기술진흥원]

◆ "산업 경쟁력은 도시 경쟁력에서 나와…기존 산업단지, 경제자유구역 등 활용해야"

류 박사는 '공간적 관점에서 본 지역혁신생태계 구축 과제'라는 발표에서 융·복합적 기술혁신, 고급인력의 필요성 증가에 따라 기업입지의 중심으로 도시의 가치가 부각되고 있으며, 혁신 주체 간 다양한 네트워크 형성을 위한 입지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류 박사는 기업의 수요와 지역의 필요성, 환경적 요구에 따라 산업입지 거점으로서 도시가 대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은 기술혁신을 위한 혁신 요소의 확보와 교류 협력을 통한 지식·정보 획득, 고급인력의 선호하는 생활환경 제공하기 위해서다. 지역은 일터와 삶터의 거리가 가까운 지역이 더 높은 발전을 기록하고 인구성장 둔화에 따라 성장 없는 도시 외연 확산에 한계에 봉착했기 때문에 도시를 산업입지 거점으로 선호한다는 것이다.

환경적인 측면에서는 산업기술의 발달 등에 따라 주거, 상업 등 도시 지역 내의 다른 용도와 동반 입지가 가능하고 환경기술변화에 따라 사전 규제에서 사후 관리로의 전환이 가능하다는 것이 이유였다.

류 박사는 혁신의 촉진제로서 공간계획의 역할에 대한 인식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류 박사는 "혁신공간 조성은 개별 건물에서 지역까지 포함하는 개념으로 건물의 건축과 운영에 있어서도 이를 고려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도시계획이나 설계를 통해서 관련 주체 간 교류와 협력이 보다 쉽게 발생하고 혁신이 조장되는 공간구조 형성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혁신지구의 조성을 위해서는 복합용도지역의 지정, 청년을 위한 단독 주거의 공급, 대중교통 접근성 개선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 박사는 "인구성장 둔화, 저성장의 장기화 등에 따라 신규 개발을 통한 혁신거점 구축에는 한계가 있다"라며 "도시재생 사업과의 연계를 통한 거점 구축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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