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세 개편 연기에 ‘술값 올린’ 하이트진로·오비만 방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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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우 기자
입력 2019-05-08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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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주류업계·여론 사이 갈팡질팡하는 동안 가격인상

  • 출고가 찔끔 상승에 최종 판매가 10배 껑충…소비자 부담

  • 종량세 도입 믿고 생산시설에 투자…수제맥주협회 당혹감


소비자가 대형마트 수입맥주 코너를 살펴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주류세 개편안 발표가 또 미뤄졌다. 정부가 주류업계와 여론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사이, 일부 주류회사는 술값을 올렸다. 결국 부담은 소비자 몫이란 지적이 나온다.

8일 한국수제맥주협회(이하 수제맥주협회)는 입장문을 내고 “정부의 잇따른 약속 파기에 매우 큰 유감을 표한다”며 “40여 개 협회사 전체를 대표해 맥주 종량세 전환을 다시 한번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주세 개편은 국산 맥주가 수입 맥주에 비해 세금 부담이 높다는 업계의 청원에 따라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논의됐다. 출고가를 기준으로 하는 현행 종가세 체계에서, 용량이나 알코올 도수에 따라 세금을 매기는 종량세로 전환하자는 것이 골자다.

그런데 기획재정부는(이하 기재부)는 6개월 사이 세 번이나 개편안 발표를 연기했다. 그 틈을 타 메이저 주류회사들은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미리 제품 가격을 올려, 개편안 발표에 상관없이 수익 보전을 해두자는 계산에서다.

하이트진로는 이달 초부터 ‘참이슬(360㎖)’의 출고가를 1015.7원에서 1081.2원으로 65.5원(6.45%) 올렸다. 오비맥주는 지난달 4일부터 ‘카스` 등의 가격을 평균 5.3% 인상했다. 카스 병맥주(500㎖)의 경우 56.22원(4.9%) 올랐다. 두 회사는 각각 소주, 맥주 시장에서 점유율 1위다.

이들 회사는 출고가를 ’찔끔‘ 올렸지만, 소비자 부담은 10배 커졌다. 공장에서 도매상이나 소매상, 다시 식당이나 업소 등으로 넘어가면서 최종 판매가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출고가 인상 이후 참이슬과 카스는 편의점에서 100~200원 올랐고, 유흥채널에서는 기존 대비 최대 1000원 오른 한 병당 4000~5000원 사이에 팔린다. 일반 음식점 등에서 국민 폭탄주 ‘소맥(소주+맥주)’을 4인 기준 한 잔씩 돌릴 때마다 1만원씩 나가는 셈이다.

소주 ’처음처럼‘과 맥주 ’클라우드‘ 등을 가진 롯데칠성음료는 아직 눈치보기 중이지만, 조만간 가격을 올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정작 주세 개편을 촉구한 수제맥주협회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올해부터 맥주를 종량세로 전환할 것이란 정부 약속을 믿고 생산 시설 등에 투자했지만, 개편안 발표가 기약 없이 미뤄졌기 때문이다.

앞서 기재부는 지난해 7월 종량세 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모든 주종에 대한 형평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전면 백지화 했다. 이후 같은 해 11월 국회 기획재정위에서 “2019년 3월까지 제출하겠다”고 했다가, 올해 2월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다시 “4월 말~5월 초까지 주세 개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미뤘다. 지난 7일에는 김병규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이 정부세종청사에서 주류세 개편안 제출 시기에 대해 “단언하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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