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래의 소원수리] 韓단독 훈련에 北 "외세 야합"걸어 비판... 軍 '꿀 먹은 벙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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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래 기자
입력 2019-03-20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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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軍, 맞대응 삼가... '저자세'로 비칠 우려

"평화 염원에 대한 악랄한 도전이고, 북남선언들에 대한 난폭한 위반."

북한의 대남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가 4월과 5월에 각각 시행되는 쌍룡훈련과 을지태극연습에 대해 20일 이 같이 비난했다.

북한이 기존 3대 한미연합훈련을 폐지하고 남한 단독으로 시행되는 군사훈련조차도 남북선언 위반이라며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국방부는 이에 대한 맞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한반도 상황을 고려해 직접적인 비판을 삼가하는 것도 일리는 있지만, 계속된 북한의 비난에도 이 같은 기조를 유지할 경우 '저자세'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9·19 남북 군사분야합의' 체결 이후 북한이 6개월간 우리 정부에게 군사합의 위반 항의 횟수가 122차례에 이르고, 북한 매체가 남측 정치권 등을 비난한 횟수도 1471건에 달했다.

이를 두고 백승주 자유한국당 의원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은 지난 18일 한-미 국방당국의 3대 한미연합훈련 폐지·변경 결정이 '졸속 군사합의'였고 '저자세' 우려가 현실화됐다며 정경두 국방장관을 거세게 몰아붙인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날 '우리민족끼리'는 '북남관계를 해치는 백해무익한 긴장 격화 놀음'이라는 제목의 개인필명 논평을 내고 "남조선 군부가 외세와 야합하여 지난 4일부터 12일까지 키리졸브, 독수리합동군사연습의 후신인 동맹이라는 군사연습을 강행한 데 이어 남조선군 단독으로 오는 4월에 쌍룡훈련을, 5월에는 을지태극연습을 벌리겠다고 광고해대고 있다"고 또 다시 날을 세웠다.

'쌍룡훈련'은 매년 4월 초 한미연합군의 상륙능력 연마를 위해 실시되다가 올해 미군의 병력과 장비 참여 없이 완전한 한국군 단독훈련으로 일주일가량 진행된다.

'을지태극연습'은 한미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에서 정부 연습인 '을지연습'을 떼어내 한국군 단독훈련인 '태극연습'과 통합해 5월 말 나흘간의 일정으로 처음 시행된다.

국방부로서는 남한 단독 훈련에 대해 북한이 굳이 키리졸브 연습(KR)을 앞세워 '외세 야합'이라고 강조하며 원색적인 비난을 하고 있지만 외교적 상황을 고려해 속만 끓이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민족끼리' 외 북한 선전·관영 매체 논조도 비난 일색이다.

북한의 대외 선전 매체 '메아리'는 이날 "남조선 군부는 대화 상대방을 겨냥한 온갖 군사적 대결 책동이 몰아올 부정적 후과에 대해 심사숙고하여야 한다"고 밝혔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지난 14일 키리졸브 연습(KR)을 축소·대체한 '19-1 동맹' 연습 등 남한 군사 훈련에 대해 "조선반도의 긴장완화 흐름이 공고한 평화로 이어지길 바라는 내외 여론에 도전하는 (행동으로) 시대착오적인 불장난"이라고 주장했다.

한미연합사에 근무했던 한 예비역 장성은 사견임을 전제하면서도 "현 상황에서 맞대응을 자제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계속된 '꿀 먹은 벙어리'식 대응은 결국 한미연합훈련 변경이 졸속 군사합의로 끝났다라는 평가나, 북한에 대한 지나친 저자세로 일관하고 있다라는 지적에 대한 암묵적 동의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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