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유니콘이 위험하다”…거품 붕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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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19-01-3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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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10대 유니콘 몸값 급상승..."과도하게 부풀려졌다"

  • 유니콘 증가세 둔화...지난해 3분기, 30개 →4분기, 11개

  • 스타트업 경영난 심화..."기술기업, 벤처펀드 거품 빠지는 중"

[사진=쑤이이톄 캡쳐]


중국 '유니콘' 기업의 몸값이 날로 치솟고 있다. 유니콘은 10억 달러(약 1조1000억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평가받는 비상장기업을 의미한다. 상상 속 동물 유니콘만큼 찾기 힘들어 붙여진 별명인데, 이제 그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흔해졌다. 몸값이 오를수록 거품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실제 지난해 상장한 유니콘 가운데 다수 기업이 참담한 성적을 거뒀다.

중국 자산컨설팅업체 후룬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중국의 유니콘은 총 186개로, 이들의 기업가치 평가액은 총 5조8000억 위안(약 960조4800억원)에 달한다고 중국 경제전문지 매일경제신문이 지난 29일 보도했다.

이는 2017년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로, 평가액 상위 10위에 해당하는 기업의 총 가치를 보면 차이가 확연하다. 10대 유니콘의 총 가치는 2조6800억 위안으로 전년 1조5300억 위안에 비해 약 1.7배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그룹의 금융계열사 앤트파이낸셜(마이진푸·螞蟻金服)이 1조 위안을 넘겨 몸값을 2배 이상 불렸고, 중국 최대 뉴스 앱 진르터우탸오(今日頭條)는 5000억 위안으로 전년에 비해 5배나 성장했다. 알리바바의 물류계열사 차이냐오와 중국 최대 드론 제작사 DJI(다장·大疆)도 2017년 대비 기업가치가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를 두고 후룬은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여전히 많은 억만장자들이 있고, 이들이 유니콘 기업을 이끌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들의 기업가치가 과도하게 부풀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매일경제신문은 이날 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중국 스타트업 기업가치는 절반 가까이가 거품이라는 것이 이미 드러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실리콘밸리 소재 스타트업 양성전문기업인 플러그앤드플레이(P&P)도 최근 닛케이아시안리뷰(NAR)와 가진 인터뷰에서 “내부 조사 결과 지난해 중국 유니콘 기업들의 기업가치는 미국 기업들보다 2~3배 높게 책정돼 있다”고 밝혔다.

실제 증시 상장 전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일부 유니콘 중 상장에 성공한 24개 기업들의 성적표는 참담한 수준이다. 대륙의 ‘기적' 샤오미의 기업 가치는 상장 당시 1000억 달러에서 29일 기준 367억 달러로 급감했다. 중국 최대 O2O 플랫폼 메이퇀(美團), 온라인 자동차 판매업체 이신그룹(易鑫集團), 전자책 사업자 웨원그룹(閱文集團), 중안(衆安)보험, 게임기 브랜드 레이저(Razer·雷蛇), 51신용카드, 구직사이트 례핀(獵聘), 모바일 헬스·의료 플랫폼인 핑안하오이성(平安好醫生),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 잉커(映客) 등의 주가도 공모가를 밑돌고 있는 상황이다.

리샤오자(李小加) 홍콩증권거래소 총재는 "상장 유니콘 성적이 참담한 것은 대외적으로 예상치 못한 악재의 영향"이라며 "이미 신경제 기업의 기대 이하 성적에 대한 불만이 커졌고 앞으로도 상황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 경제 침체까지 더해지자 유니콘 성장세 둔화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유니콘 증가세가 지난해 말부터 급격히 약해졌다. 지난해 3분기에 탄생한 유니콘은 30곳이 넘었지만, 4분기에는 11개사에 그쳤다.

이는 최근 중국 스타트업의 경영난에 따른 여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베이징의 한 스타트업은 최근 6주 동안 무려 50명의 직원을 해고했다. 설립 초기 쏟아지는 투자금으로 승승장구했지만, 계속해서 수익을 내지 못하자 비용 절감을 위해 감원에 나선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 같은 사례는 상당수 스타트업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라며 “기술기업에 끼어 있던 거품이 빠지면서 '좋은 시절'이 지나갔다"고 전했다.

SCMP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국 경기 하강으로 중국 벤처 업계의 돈줄이 마르고 채용이 줄었다. 지난해 4분기 중국의 벤처캐피털 수는 713곳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줄었고, 펀드 총액도 183억 달러(약 20조원)로 전년 대비 12% 줄었다.

전문가들은 “스타트업이 손실을 감수하면서도 가치를 올리려 하고 있고, 규제 장벽까지 낮아져 경쟁이 심화됐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무분별한 지출로 기업과 벤처펀드에 거품이 발생했지만 이제 서서히 그 거품이 빠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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