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우리 경제 내수 부진이 이어지고 수출도 위축되는 등 경기 둔화 추세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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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태 기자
입력 2019-01-1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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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DI, 13일 'KDI 경제동향' 발표...한국 경제 내수 부진과 수출 위축되는 등 경기 둔화 예고

한국개발연구원.[사진=한국개발연구원(KDI) 제공]


한국개발연구원(KDI)는 13일 한국 경제의 내수 부진이 이어지고 있으며 수출도 위축되는 등 경기 둔화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평가했다.

이날 발표된 KDI 경제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소매판매액의 증가폭이 축소되고 투자 감소폭은 확대되는 등 내수는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나타낸 것으로 분석됐다.

소매판매액이 미미하게 증가한 가운데 소비자심리지수도 낮은 수준에 머무르면서 민간소비의 증가세가 둔화세를 보인 것이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 모두 큰 폭으로 감소한 가운데, 관련 선행지수도 부진한 흐름을 지속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수출(금액기준)은 반도체, 석유화학 등 주요 품목을 중심으로 감소세를 보이기도 해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수출 여건이 점차 악화되고 있다는 게 KDI의 판단이다.

경기 측면에서 광공업생산과 서비스업생산의 증가폭이 모두 축소되면서 산업생산의 증가세가 전반적으로 약화되는 모습이었다. 11월 전산업생산은 광공업생산과 서비스업생산 증가세가 크게 둔화되며 전월(6.9%)보다 낮은 0.2%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광공업생산은 반도체생산이 양호한 흐름을 지속했지만, 이를 제외한 대부분의 업종에서 증가폭이 축소되며 전월(10.9%)보다 낮은 0.1%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서비스업생산도 보건 및 사회복지를 제외한 대부분의 산업에서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전월(5.6%)보다 증가폭이 축소된 1.0% 증가에 그쳤다. 건설업생산은 전월(-3.1%)에 이어 10.6% 감소하며 부진이 지속됐다.

11월 제조업 출하는 감소로 전환됐으며, 제조업 재고율은 비교적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출하의 경우, 내수출하(12.9%→-1.3%)와 수출출하(8.9%→-3.8%) 모두 감소하면서 전월(11.2%)의 증가에서 2.3%의 감소로 전환됐다. 제조업 재고율은 재고지수가 전월대비 상승하고 출하지수가 감소하면서 전월(107.7%)에 비해 큰 폭으로 상승한 112.3%를 기록했다.

또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2p 낮은 98.2를 기록하며 하락세를 지속했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전월보다 0.2p 하락한 98.6을 기록했다.

소비 측면에서 볼 때, 소매판매액과 서비스업생산의 증가폭이 모두 축소되면서 민간소비의 증가세 역시 둔화된 모습을 보였다. 11월 소매판매액은 9~10월 평균(2.8%)보다 낮은 1.0% 증가하는 데 그치면서 증가세가 점진적으로 둔화되는 분위기다. 소매판매액(전년동기간대비, %)은 △2018년 8월 5.7 △2018년 9~10월 2.8 △2018년 11월 1.0 등을 내려앉았다.
형태별로 보면, 내구재는 통신기기 및 컴퓨터(-13.2%)가 크게 감소하며 9~10월 평균(1.0%)보다 낮은 0.2%가 증가했다. 준내구재와 비내구재는 각각 1.8%와 0.9%씩 증가했다.
서비스업생산도 9~10월 평균(2.0%)에 비해 하락한 1.0%의 증가율을 보였다. 민간소비와 관련이 깊은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은 9~10월 평균(각각 0.4%, -1.2%)에 비해서는 소폭 확대됐지만, 여전히 낮은 0.6%와 0.2%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1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96.0)에 이어 기준치(100)를 하회한 97.2를 기록했다.

설비투자에서는 설비투자지수가 하락으로 전환되고 국내기계수주가 큰 폭으로 감소하는 등 설비투자의 부진한 흐름이 지속됐다.

11월 설비투자지수는 기계류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전월의 일시적 상승에서 하락으로 전환됐다. 설비투자지수(전년동월대비, %)는 지난해 9월 -19.2에서 10월 9.4로 상승했지만, 11월들어 -10.0를 기록했다. 기계류(전년동월대비, %)의 경우, 지난해 9월 -20.0을 기록하다 10월 4.8을 보였다. 다만, 11월에는 -15.5를 보이며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운송장비(전년동월대비, %)의 경우, 지난해 9월 -16.9에서 10월 21.6으로 상승했지만, 11월에는 4.4로 내려앉았다.

이와 함께 국내기계수주가 기계류를 중심으로 큰 폭으로 감소하고, 12월 자본재 수입액의 감소세도 확대되는 등 설비투자 관련 선행지표는 향후 설비투자의 부진이 지속될 것을 시사했다. 국내기계수주(전년동월대비, %)를 보면, 지난해 9월 -0.6에서 10월 8.0을 보인 이후 11월 들어 -21.0을 나타냈다. 기계류(전년동월대비, %)는 지난해 9월 1.6에서 10월 1.8로 소폭 올랐지만, 11월들어 -22.7로 급락했다. 자본재 수입액(전년동월대비, %)은 지난해 9월 -18.6에서 10월 13.0으로 상승했지만 11월 들어 -11.5로 내려앉은 뒤 12월에는 -24.7로 하락했다.

건설투자의 경우, 건설기성이 큰 폭으로 감소하였으며, 선행지표도 부진해 당분간 건설투자의 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11월 건설기성(불변)은 9~10월 -10.4%에 이어 -10.6%의 큰 폭의 감소를 기록했다. 공종별로는 건축부문이 주거용과 비주거용 모두 부진하면서 11.6% 감소했고 토목부문도 7.4% 감소했다. 계절조정 전월대비로는 토목부문이 5.3% 증가했으나 건축부문에서 -2.8%를 보이는 등 전체 건설기성은 0.9% 감소한 상황이다.

건설수주(경상)는 주택을 중심으로 건축부문에서 감소세가 지속되고, 토목부문도 감소로 전환됨에 따라 -3.3%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건축부문은 비주거부문(26.7%)이 일시적으로 크게 증가했지만, 주택부문(-20.5%)의 부진으로 인해 2.4% 감소세를 보였다. 토목부문은 도로⋅교량(-3.8%), 토지조성(-50.8%) 등을 중심으로 6.4% 감소했다. 주택 관련 선행지표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향후에도 주거건축의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판단됐다.

수출에서는 반도체, 석유화학 등 주요 품목에서 감소세를 보이는 등 부진한 모습이 연출됐다. 12월 수출은 전반적으로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전월(4.1%)의 증가에서 –1.2%의 감소로 전환됐다.
품목별로는 반도체(-8.3%)와 석유화학(-6.1%) 등 대부분의 주요 수출품목에서 부진한 모습을 나타낸 반면, 선박(26.3%)은 높은 증가세를 유지했다. 지역별로는 중국 수출(-13.9%)이 전월(-2.7%)에 비해 감소폭이 크게 확대됐다.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은 가운데 OECD 선행지수도 빠르게 하락하면서 대외 여건이 악화되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수입은 자본재의 감소폭 확대에 주로 기인해 전원(11.5%)보다 증가폭이 크게 축소된 0.9% 증가세에 그쳤다. 소비재와 중간재가 각각 5.9%, 8.6% 증가한 가운데, 자본재는 –24.7%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전월(-11.5%)보다 감소폭이 확대됐다. 

무역수지는 전년동월(55억1000만달러)보다 축소된 45억5000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한편, 11월 교역조건은 전월(-8.9%)보다 하락폭이 확대된 -10.9%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노동시장은 일부 서비스업 부문의 고용 증가에 따라 취업자 수 증가폭이 전월보다 크게 확대됐지만, 제조업의 고용 부진은 지속되는 모습을 보였다.

11월 취업자 수는 전년동월대비 16만5000명(0.6%)이 늘어 전월(6만4000명·0.2%)에 비해 증가폭이 비교적 크게 확대됐다. 
산업별로는 서비스업(-2만2000만명→9만8000명)에서 소매⋅음식주점과 협회⋅단체 부문의 고용 확대로 취업자 수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농림어업(5만7000명→8만4000명)과 건설업(6만명→7만3000명)의 취업자 수 증가폭도 확대됐지만, 제조업(-4만5000명→-9만1000명)에서는 고용 부진이 지속됐다.
종사상 지위별로는 상용직(35만명→34만3000명)의 증가세는 유지됐지만, 임시직(-13만8000명→-11만6000명)과 일용직(-1만3000명→2만1000명)의 감소폭이 축소됐고 자영업자(-10만6000명→-7만8000명)와 무급가족종사자(-3만명→-5000명)의 감소폭도 축소됐다.
계절조정 고용률(60.6%→60.9%)이 전월대비 0.3%p 상승했고 계절조정 실업률(3.9%→3.8%)은 전월대비 0.1%p 하락했다.
연령별로는 15~29세와 60대 이상의 고용률이 각각 전월대비 0.4%p, 0.7%p씩 상승했지만, 30대 고용률은 전월대비 0.2%p 하락했다.
10월 상용근로자 1인 이상 사업체에서 상용근로자의 전체 임금 상승률(4.1%→3.1%)은 하락한 반면, 임시⋅일용근로자의 전체 임금 상승률(3.4→7.0%)은 확대됐다. 상용근로자의 정액급여는 전월(4.5%)과 유사한 전년동월대비 4.6% 상승세를 보였다.

12월 소비자물가는 농산물과 석유류 가격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전반적으로 둔화되면서 전월(2.0%)보다 낮은 1.3%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상품물가는 농축수산물과 공업제품을 중심으로 상승폭이 축소돼 전월(2.6%)보다 크게 낮은 1.1% 상승세를 보였다.

금융시장은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세계 증시 불안 등으로 인해 종합주가지수는 하락세를 지속했다. 12월 말 국고채 금리(3년)는 안전자산 선호에 주로 기인해 전월말(1.90%)에 비해 소폭 하락한 1.82%를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이며 전월말(1121.2원)보다 3.1원(-0.3%) 하락한 1118.1원을 기록했다. 이와 달리, 세계 증시 하락세 등 대외 불안요인이 지속되며 종합주가지수는 전월말(2096.9) 대비 2.7% 하락한 2041.0을 기록했다. 11월 은행의 가계대출은 6조7000억원이 늘어나며 전년동월과 유사한 증가폭을 유지했다.

이밖에 세계경제는 성장세 둔화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최근에는 미국의 정책 불확실성도 확대되며 추가적인 불안요인으로 작용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세계 산업생산 등 대다수 실물지표가 부진한 모습을 나타냈으며 기업심리지수와 OECD 선행지수도 향후 세계경기가 둔화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국제금융시장도 시장 내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투자심리를 나타내는 대부분의 지표들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내 정치 불안과 경기 하강 우려, 증시 변동성의 확대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면서 선진국의 장기금리가 하락하고 신흥국 가산금리는 급등하고 있다는 게 KDI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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