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경제성장률이 답인가]성장률 집착보다 경제체력 갖추는 게 '급선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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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태 기자
입력 2018-12-18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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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내외 경제분석기관, 우리나라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 2%대 중후반 내다봐

  • 수치 낮아지는 경제성장률 보다는 잠재성장률과 경제체력 끌어올릴 정책혼합 필요

정부는 지난 17일 '2019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한 가운데 올해와 내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2.6~2.7%로 전망했다. [사진=자료실]


올해에 이어 내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이 일제히 하향점을 가리키고 있다. 저성장이 만성화된 '뉴노멀(New Normal)' 시대로 접어든 상황에서, 글로벌 경제의 둔화 속도 역시 빠르다.

문재인 정부는 당초 올해 목표로 세운 3% 경제성장률을 2.9%로 하향조정하더니, 이번엔 2.6~2.7%로 낮춰 잡았다. 내년 역시 올해와 동일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정부는 전망했다.

이런 상황에 일부 경제학자들은 실질성장률을 담보하지 못한 경제는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데 목소리를 높인다.

비난의 화살은 곧바로 소득주도성장론에 꽂힌다. 여전히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신흥국가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저성장 추세를 보이는 우리나라 경제상황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포착된다.

이렇다 보니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국면에서 한국경제에 뿌리내릴 수 있는 정책 설계를 놓고, 2기 경제팀의 어깨가 무거워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달 한국개발연구원(KDI)과 산업연구원(KIET) 모두 우리나라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2.6%로 내다봤다. 당초 전망치보다도 다소 낮춘 성장 전망이다.

또 현대경제연구원과 LG경제연구원 역시 내년 경제성장률을 2.5%로 전망했다. 한국은행의 전망치는 2.7%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6%로 내다봤다.

그나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상대적으로 높은 2.8%를 예상한 정도다. 정부도 17일 '2019년 경제정책방향'을 내놓으면서 내년 경제성장률을 2.6~2.7% 수준으로 내다봤다.

경제성장률을 제시하는 기관들의 성장률 하향 조정 분위기 속에서, 한국경제에 적색등이 켜졌다는 우려가 확산될 수밖에 없는 처지다. 경제위기 10주기설이 시선을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일부 경제전문가들도 실질경제성장률 수치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러나 한편에서  하향조정되는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수치만을 갖고 경제를 충분히 논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의 시선도 상당하다.

경제성장률 자체에 집중하기보다 경제의 체력을 키우는 데 힘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가입한 지 20여년이 흐른 OECD의 선진국과 견줘볼 때 질적 성장의 차이를 눈여겨봐야 한다는 조언도 들린다.

IMF의 전망 보고서를 봐도, 주요선진국의 내년 경제성장전망률은 2%대 초반대로 내려앉을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과 일본만 봐도 내년 경제성장률이 각각 2.5%, 0.9% 등으로 하향조정됐다.

세계적인 경기 둔화세 속에서 한국경제가 홀로 성장을 가속화하기에는 상당한 저항이 뒤따른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준구 서울대 명예교수는 "IMF는 세계경제의 중기(medium-term)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촉발시킨 무역마찰도 전망을 어둡게 만드는 중요 요소"라며 "세계경제가 이처럼 비호의적인 분위기여서 전반적으로 성장률 전망치의 하향조정이 불가피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실질경제성장률에 집착하기보다 산업구조개혁 등 경제체질을 바꾸는 과정 속에서 잠재성장률 개선에 힘써야 한다는 조언도 이어진다.

2기 경제팀의 바통을 건네받은 홍남기 경제부총리 역시 "잠재성장 경로를 조금 더 위로 업그레이드하는 토대를 구축하는 게 경제부총리의 근본 미션"이라며 "그런 부분에 역점을 두고 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또 경제정책 방향에 대해 정치적 잣대를 들이대기보다 근본적인 위기를 극복하는 데 정책적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는 "앞으로 유용한 경제모델이 무엇인지에 시사점을 둬야 한다. 데이터에 매몰되지 말고, 방향을 잘 설정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보수·진보를 가리지 않고, 국가를 가리지 않는 폴리시 믹스(policy-mix·정책혼합)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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