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찌민 경제포럼] 손 맞잡은 한·베 "최고 비즈니스 파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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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훈 기자
입력 2018-11-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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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文정부 新남방정책 1년, 2020년 교역액 1000억달러 규모 확대

  • - 삼성, SK 등 5000개 기업 진출…동남아 교두보로 장기투자 활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이 지난 30일 오후 베트남 하노이 총리 공관에서 응우옌 쑤언 푹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작년 11월 동남아 순방 때 천명했던 '신(新)남방정책'이 1년을 맞아 급물살을 타고 있다. 지난 14일 참석한 아세안 정상회의에서는 내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를 한국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지역 내 국가들과 네트워크 강화를 통해 한국의 외교적 위상을 높이겠다는 신남방정책이 본격화한 것이다.

특히 신남방정책의 핵심 국가인 베트남과는 단순 협력 관계를 넘어 동반자 관계로 발전시켜나가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3월 베트남을 국빈 자격으로 방문해 2020년 교역액을 1000억달러 규모로 키우자고 발표했다. 이는 미국과 교역규모를 넘어서는 것으로 베트남을 그만큼 중요하게 본다는 뜻이다. 재계도 4대 그룹을 중심으로 베트남을 동남아의 교두보로 삼고, 실질적언 투자를 논의하고 있다.

21일 한국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과 베트남의 총교역액은 무려 640억달러에 달한다. 이는 2007년 72억달러에 비해 9배 늘어난 수치다. 올해 3분기까지 총교역액은 502억달러로, 다시 한번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 베트남 외국인 투자(FDI) 부문에서도 약진하고 있다. 2015년과 2016년은 한국은 FDI 1위 국가일 만큼 활발히 투자했고, 지난해는 근소한 차이로 일본에 1위를 내줬다. 올해도 지난 8월까지 한국은 59억달러(6조7000억원)로 베트남 외국인 투자 2위를 기록 중이다.

실제 국내 기업들은 제조업, 유통, 금융 등 전 분야에 걸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베트남 진출 기업 수만 5000여 개가 넘어섰다.

재계는 정부의 신남방정책에 발맞춰 핵심축인 베트남 사업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등이 응우옌 쑤언푹 총리를 연이어 만나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재계 1위 삼성의 이 부회장은 지난 달 30일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응우옌 쑤언푹 총리를 만났다. 응우옌 총리는 "삼성이 사업 규모와 범위를 계속 확대해 베트남을 세계에서 가장 큰 생산거점일 뿐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큰 전략거점이 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이 부회장은 "삼성이 많은 나라에 투자했지만, 베트남처럼 기업 제안에 귀 기울이고 해결해주는 나라는 많지 않다"며 "베트남에 대한 장기투자를 계속하고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화답했다. 이 부회장이 총수 자격으로 베트남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베트남 박닌과 타이응우옌 두 곳에 스마트폰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삼성 전체 스마트폰 생산량의 절반가량인 연 1억5000만대를 생산 중이다. 업계는 이 부회장이 응우옌 총리와 만남에서 제3의 스마트폰 공장 건립을 논의한 것으로 관측했다.

지난 8일에는 SK의 최 회장이 응우옌 총리를 만났다. 이 부회장과 응우옌 총리의 만남이 있은 지 불과 10일 만이다. 대규모 제조단지를 보유한 삼성과 달리 SK는 베트남 국영기업의 민영화 참여, 환경문제 해결 방안, 인프라 건설 등에 관심을 두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해 첫 만남 이후 마산그룹 투자를 시작으로 민간기업과의 협력 증진을 추진 중"이라며 "공기업 민영화 참여 등 다른 분야에서도 협력이 가속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응우옌 총리는 "이렇게 매년 만나는 해외기업 총수는 최태원 회장뿐일 정도로 SK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다"면서 "중앙정부 차원에서 ICT(정보통신기술), 에너지, 반도체 등 첨단기술 분야의 독보적 역량을 보유한 SK와의 민관협력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LG, 현대차, 롯데, 효성 등 국내 기업이 베트남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850만 달러를 투자해 베트남 내 제2 조립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현대차는 동남아 자동차 시장을 베트남을 기점으로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효성은 베트남 호찌민 인근 바리아붕따우성에 폴리프로필렌(PP) 생산공장을 짓고 있다. 투자금은 13억달러로 올해 한국 기업 투자 중 가장 큰 규모다.

한화생명은 국내 생명보험사 최초로 2009년 베트남 보험시장에 진출해서 현지화에 성공했다. 현지 설계사 수만 지난해 말 2만1586명을 보유하고 있다.

롯데는 베트남에서 대규모 복합단지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호찌민시가 경제 허브로 개발 중인 투티엠 지구에 백화점, 쇼핑몰, 호텔, 오피스 및 주거시설 등으로 구성된 '에코 스마트시티'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신남방정책의 핵심 국가인 베트남은 정치 상황이 안정적이고, 경제 성장률도 높아 매력적인 투자처”라며 “미·중 무역갈등으로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동남아로 생산 기지를 옮겨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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