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에 대만까지...압박수위 높이는 미국, 반발하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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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정 기자
입력 2018-09-26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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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3억3000만 달러 규모 대만 무기판매 계획 승인...군사압박 높여

  • 중국 "강력히 반대, 계획 철회하라...무역전쟁이 목적이면 소용없어"

[사진=바이두]



미국이 2000억 달러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대만 카드를 이용해 중국을 향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대만 문제와 관련해서는 양보가 없다는 입장인 중국은 거세게 반발했다. 무역전쟁과 관련해서는 "미국의 판단이 잘못됐다"는 여론전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미국 정부는 24일(미국 현지시간) 3억3000만 달러(약 3685억원) 규모의 무기를 대만에 판매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기반으로 미국의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를 강하게 반대해왔다. 또, 대만에 '독립' 성향의 민진당 정부가 들어서고 '하나의 중국' 원칙 수용을 거부해 양안갈등이 깊어졌다. 여기다 미·중 간 무역전쟁이 가열되자 미국은 중국을 압박할 수단으로 '대만'을 주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관련 기사와 사평을 통해 "미국의 대만 무기판매를 강력히 반대한다"면서 계획 철회를 요구했다.

신문은 26일 관련 기사를 통해 "중국은 강한 불만이 있고 견고하게 반대한다"며 "중국은 대만 무기 판매안을 취소할 것을 미국에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이 무기판매안을 승인하자 대만 총통부, 국방부, 외교부가 이구동성으로 "미국 정부가 대만 국방 안보를 중시함에 고마움을 전한다"고 밝힌 것을 언급하고 이는 보여주기 위한 정치적 이벤트라고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이 판매하는 것이 전투기 부품으로 최첨단 무기가 아니라며 대만 내에서도 "군사적 의미보다는 정치적 고려가 큰 사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이번에 대만에 판매하는 제품 대부분은 F-16, F-5 전투기와 전술수송기 C-130 등 대만군이 사용 중인 군용기의 예비 부품으로 알려졌다.

25일에는 사평을 통해 "이번 무기 판매안을 공개한 시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2000억 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10% 관세를 부과한 후 다시 대만카드를 꺼내 중국을 압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만약 무역전쟁에서의 힘을 키우려는 시도라면 소용없는 일"이라며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원칙없는 양보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이미 충분한 준비를 했고 대응할 수단도 많다면서 대만해협 등에서 충돌이 발생할 경우 대만은 물론 미국까지 대가를 치뤄야 할 것이라고 자신감도 보였다.

중국 당국도 즉각 목소리를 냈다. 중국 국방부 대변인 25일 미국 측에 "하나의 중국 원칙은 미·중 관계의 정치적 기초로 이번 결정은 양국 관계와 대만해협 안보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라며 "당장 수출 계획을 취소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25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이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는 것은 중국의 주권과 안보상의 이익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만문제를 중심으로 미·중 간 군사적 갈등도 심각해지는 양상이다. 

앞서 20일에는 러시아에서 전투기와 지대공미사일 등을 구입한 것이 미국의 대(對)러시아 제재 위반이라며 중국군 중앙군사위 장비발전부, 리상푸(李尙福) 장비발전부장(중장) 등을 제재 명단에 올리는 방식으로 군사적 압박 수위를 높여 중국의 거센 반발을 샀다.

중국도 맞대응 했다. 미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25일 내달로 예정된 미국 해군 강습상륙함 와스프함의 홍콩 입항을 거부했다. 홍콩 주재 미국 영사관 측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무역전쟁과 관련해서 중국은 "미국의 주장은 잘못됐다"는 인식을 확산하기 위한 여론전에 총력을 다하는 모양새다. 무역백서를 공개한 것이 대표적이다. 

환구시보는 26일 사평을 통해 "미국이 강조하는 국가 주권이 국제적 책임을 다하지 않기 위한 변명이 아닌가 의심스럽다"면서 "미국이 손해를 입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 총회 연설에서 국가 주권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적국이든 동맹국이든 대부분이 미국과의 관계가 더 평등해졌냐는 질문에 부정적인 답변을 할 것"이라며 "미국이 자신의 주권을 국제적 룰과 다른 국가 주권 위에 놓고 자신만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일침했다.

신화통신도 25일 사평에서 전날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이 공개한 '미·중 무역갈등에 관한 사실과 중국의 입장' 백서를 바탕으로 "각종 객관적인 통계에서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에서 손해를 보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님이 증명됐다"며 "미국의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07~2017년 미국의 중국 서비스 수출액은 131억4000만 달러에서 최근 576억3000만 달러로 3.4배 증가했으며 2015년 기준 미국계 기업의 중국 내 매출액이 4814억 달러로 중국 기업의 미국 내 판매액인 256억 달러와 비교해 훨씬 크다는 설명이다.

인민일보도 "미국이 근거없는 이유로 계속해 중국에 관세를 부과하고 무역장벽을 높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국가가 미국에 기여하는 부분은 눈을 감고 오로지 '미국 우선주의'에 중국이 협조하기만 바라는 상황"이라며 "중국 탓을 할 것이 아니라 미국 경제 내부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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