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월 만에 ‘회복흐름’ 내려놓은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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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철 기자
입력 2018-08-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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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산‧투자‧고용 등 내수 지표 일제히 주춤

  • 미중 무역갈등‧미 금리인상 등 위험요인

[사진 = 아주경제DB]

정부가 9개월 만에 우리경제가 회복흐름이라는 진단에서 한걸음 물러섰다. 생산‧투자‧고용 등 내수 지표가 일제히 주춤하고, 미중 무역갈등이라는 대외변수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기획재정부는 10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8월호에서 “최근 우리경제는 수출 중심의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생산과 투자가 조정을 받는 가운데, 미중 무역갈등 심화 등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수출 증가세는 유지되고 있으나, 내수 증가세가 약화돼 경기개선 추세를 제약하고 있다”는 국책연구기관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경제진단과 크게 다르지 않다.

매달 발간되는 그린북은 정부가 최근 경제 상황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볼 수 있는 자료다. 정부는 지난해 12월호부터 7월호까지 8개월 동안 그린북 종합평가 첫머리에 ‘회복 흐름’이라는 문구를 포함했다.

5월호에서는 당초 ‘회복 흐름’이라는 문구를 넣지 않았다가 뒤늦게 이 문구를 다시 추가해 수정본을 발표하는 일이 있기도 했다.

KDI 역시 매달 내놓는 경제진단인 ‘경제동향’에서 7월호부터 ‘완만한 성장세’라는 문구를 뺐다.

정부가 최근 경기진단이 회복흐름에서 잠시 벗어났다고 평가한 건 생산‧투자‧고용 등 주요 내수지표가 일제히 악화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6월 고용은 전년 동월과 비교해 10만6000명 증가해 5개월 연속 10만명대가 이어졌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할 때 올해 취업자 증가 규모 전망치를 32만명에서 18만명으로 낮췄다.

투자는 감소폭을 키우고 있다. 6월 설비투자는 전달(-3%)에 이어 5.9% 감소해 마이너스를 이어갔다. 건설투자도 2.7% 감소했던 전달에 이어 6월도 4.8% 줄었다.

6월 전산업생산은 감소로 전환(0.2→-0.7%)됐다. 광공업생산은 자동차‧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1.2%에서 –0.6%가 됐다. 서비스업생산은 전달 마이너스(-0.2%)에서 증가세로 전환(0.2%)됐다.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는 6월 0.6% 증가하며 전달 마이너스(-1.1%)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해 12월(110.6) 이후 꾸준히 하락해 7월엔 101.0에 머물렀다. 5월(107.9) 이후 두달 연속 감소세다. 2분기 민간소비는 전기대비 0.3% 증가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등으로 어수선했던 2016년 4분기(0.3%) 수준이다.

우리경제에 그나마 수출이 위안거리지만, 반도체 중심의 수출증가라는 한계는 벗어나지 못했다. 7월 수출은 518억8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 증가해 5개월 연속 500억 달러를 상회했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는 6월 99.4로 전달보다 0.2포인트 하락했다. 3월(99.8) 이후 3개월 연속 하락세다. 지난해 11월 이후 기준치(100)를 밑돌고 있다. 향후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는 100으로 전달보다 0.1포인트 떨어졌다.

정부는 △세계경제 개선 △수출 호조 △추경 집행 본격화 등은 긍정적 요인으로 꼽았다. 단, 고용 상황이 미흡한 가운데 △미중 무역갈등 지속 △미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 △국제유가 상승 등 위험요인이 상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정부는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재정보강(4조원 규모)와 개소세 인하 등 경제활력 제고 노력과 함께 혁신성장 가속화 등을 통해 일자리 창출 및 민생 개선에 정책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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