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공대, 학부생 기초과학 교육 강화한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조득균 기자
입력 2018-06-11 12:17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물리Ⅱ 과목 미이수 입학생 '물리학' 대신 '물리의 기본' 이수토록 규정

  • 학생 수준별 세분화 기초과학 과목 제공… 인문대생 위한 과목 준비도

근 3년간 서울대 이공계 신입생의 전형별 고등학교 물리Ⅱ 이수자 수를 보면 절반에 가까운 학생들이 고등학교에서 물리Ⅱ를 이수하지 않고 입학했다. 상세히 들여다보면 수시모집 학생 4066명 중 1813명(45%)과 정시모집 학생 1734명 중 968명(56%)이 이에 속한다. [자료=서울대 제공]
 

#서울 소재 D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최군(17)은 현재 공대에 들어가는 게 최종 목표지만 학교에서 물리학 과목을 선택하는 학생 수가 적어 깊은 고민에 빠졌다.

수강 학생 수가 적다는 이유로 학교 측이 물리Ⅱ 과목을 개설하지 않았고 최군은 스스로 독학을 해야 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최군은 "이공계 대학에 진학하면 물리학 기초가 많이 요구된다고 들었는데 학교 여건상 물리학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없다"고 토로했다.

서울대학교 공대는 최근 다양한 수준의 학생들이 입학하는 것을 고려해 기초교육원, 자연대와 공동으로 학부 신입생의 기초과학 교육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11일 밝혔다.

최근 3년간 서울대 이공계 신입생의 전형별 고등학교 물리Ⅱ 이수자 수를 보면 절반에 가까운 학생들이 고등학교에서 물리Ⅱ를 이수하지 않고 입학했다.

상세히 들여다보면 수시모집 학생 4066명 중 1813명(45%)과 정시모집 학생 1734명 중 968명(56%)이 이에 속한다.

특히 수학과 물리학은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을 이해하는데 기초가 되는 과목이다. 이에 따라 학부 1학년 때 공대 대부분의 학과가 필수로 수학과 물리학 과목을 이수하도록 하고 있다.

물리학 등 기초과학에 대한 준비가 부족한 채 대학에 들어온 이공대 재학생들은 전공 수업을 따라가기 힘들어하거나 전공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리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최근 5년간 서울대에서 개설된 물리학 강의 가운데 학생들의 수강 중도 취소율이 15%를 넘긴 강의의 비중은 24%로 조사돼 수학(7%)보다 3배 이상 높았다.

물리학 난도에 좌절해 공학도의 꿈을 접는 사례도 있고 졸업을 위해 물리학을 어떻게든 해결해야 하는 학생은 주로 계절 학기를 이용하거나 고학년 때 수강하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고자 서울대 공대는 최근 교과과정위원회를 열고 물리Ⅱ 과목을 이수하지 않고 입학한 학생들은 '물리학' 대신 '물리의 기본'을 이수하도록 규정을 수정했다.

고등학교에서 물리Ⅱ를 배우고 입학한 학생들은 기존과 같이 '물리학'을 이수할 수 있으며, 영재학교 등에서 심화과목을 배우고 입학한 학생들은 평가시험을 거쳐 고급물리를 이수하도록 하는 등 다양하고 세분화된 수준별 기초과학 과목을 제공하기로 했다.

최성현 공대 교무부학장(전기정보공학부 교수)은 "고전역학, 열역학, 전자기학 등 물리Ⅱ에서 다루는 내용은 대학에서 기계공학, 전기정보공학 등 관련 전공을 이어가는 데 필수적"이라면서 "고등학생 때 물리Ⅱ가 노력 대비 성적 향상 효과가 미미해 입시에 유리한 다른 과목을 선택하게 된다는 학생들이 많다"고 말했다.

기초과학 교육 강화를 이끄는 차국헌 서울대 공대 학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기초과학 뿐 아니라 컴퓨터 관련 기초도 중요하다"며 "공대 학부생 뿐만 아니라 인문·사회 계열 학생들도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의 첨단기술을 이해할 수 있도록 관련 과목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