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살아나는 명동…중국인 확실히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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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입력 2018-05-15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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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커보다 싼커 대세…면세점은 아직 도매상이 주고객

  • 中 간편결제 알리페이 명동에 쉼터 라운지 신설

14일 명동의 핵심 상권인 우리은행 사거리에서 서울 관광객 도우미가 행인들을 향해 관광 안내 서비스를 알리고 있다. [사진= 박성준 기자]


명동에서 중국어가 들리기 시작했다.

지난해 3월부터 시작된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보복 조치로 최근까지 한산한 분위기를 이어갔던 명동에 외국인 관광객이 늘기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3월 양제츠 중국 정치국 위원이 한국을 방문한 이후 분위기가 다소 바뀌었다고 평가한다.

14일 오후 2시, 평소 한산했던 명동거리에 이전보다 중국인 관광객이 쉽게 눈에 띄었다. 화장품 가게에서는 과거만큼 요란하게 호객을 하지 않았지만 지나가는 관광객을 유심히 살피고 있었다. 다만 아직까지는 단체관광객보다는 개별관광객이 다수를 차지했다.

중국인 관광객에게 명소로 알려진 일부 음식점에서도 '줄'이 생겼다. 인근 상점에서 근무하는 박모씨(36)는 “사드 보복이 한창이었던 지난해에는 점심시간에 사람이 이 정도로 보이지는 않았는데, 올해 봄부터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명동의 상권을 양분하고 있는 신세계와 롯데 관계자들도 최근 변화 중인 상권분위기를 털어놨다. 신세계 한 관계자는 “아침 출근길에 보면 중국인 관광객 수십명이 면세점을 들어가기 위해 백화점 입구에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며 “도매상이 많다고 들었지만 전날 밤 침낭을 깔고 잘 정도로 경쟁이 치열한 상황을 연출한다”고 말했다.

명동 중국인 관광객의 필수 코스였던 롯데면세점에도 최근 관광객이 늘었다. 이에 따라 실적도 점차 개선되는 분위기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과거 사드 보복 조치로 중국정부의 적극적인 제재 당시에는 실적과 매장 분위기가 모두 좋지 않았지만 현재는 소폭 변화된 움직임이 보인다”며 “아직까지는 단체 관광여행이 허용되지 않아 매출의 대부분을 도매상이 차지하지만 최근 개별 관광객이 늘어난 것이 일부 관찰된다”고 답했다.

실제로 롯데면세점의 실적도 최근 개선되는 조짐이다. 중국 노동절 연휴기간인 4월 29일부터 5월 1일까지의 중국인 매출 증감률을 살펴보면 롯데면세점은 전점 기준 90%가 증가했으며 명동 본점만 78% 증가했다. 물론 보따리 상인으로 불리는 도매상의 비중이 아직까지 높지만 관광객의 증가도 실적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중국인 관광객의 증가는 명동의 상권 분위기가 더욱 잘 반영하고 있다. 명동역 8번 출구 앞 빌딩 2층에 약 200㎡ 규모 알리페이 라운지가 14일 오픈했다. 알리페이는 중국 전체 모바일 결제액 중 절반을 차지하는 1위 모바일 결제 시스템이다. 알리페이는 중국인 관광객의 증가에 맞춰 핵심 상권인 명동에 편의 시설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

알리페이 라운지 내부는 편히 쉴 수 있는 카페 분위기로 알리페이의 서비스를 안내하는 키오스크와 환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오픈 첫날이라 다소 한산한 분위기였지만 테이블 곳곳에서 관광객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또 라운지 벽 한편에는 알리바바 티몰(天猫·Tmall)에서 유통하는 국내 상품들도 전시돼 있었다. 이마트의 노브랜드와 매일유업의 요미요미 과자 등이 인기를 반영했다.

알리페이 라운지에서 근무하는 이지현씨(25‧여)는 “명동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의 편의를 위해 공간을 마련한 것으로 안다"며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 알리페이 관련 서비스와 커피를 제공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명동역 8번 출입구 건물 2층에 위치한 알리페이라운지.[사진= 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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