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대한항공 총수일가 파문 뒤, 총대 멘 석태수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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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신 기자
입력 2018-05-07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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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원들 우려엔 “잘 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겠다”

석태수 대한항공 부회장[사진=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 부회장으로서) 직원들과의 내부소통을 통해 어려움 등을 듣고 고충을 해결하는 일에 앞장서겠다.”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 파문이 발발한 뒤 전문경영인으로 대한항공 부회장에 임명된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는 지난 3일 퇴근길에 서울 명동 한진빌딩에서 기자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이는 대한항공의 대외적 의사결정에 참여하기보다는 내부에서 불거지는 직원들의 불만을 해소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다소 늦은 시간에 퇴근을 하며 지친 기색이 역력한 그는 “어느 회사나 부회장이 하는 게 그런 일 아니겠냐”고 덧붙였다.

지난달 27일 정식 취임한 석 부회장이 어떤 업무를 맡을지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및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경영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석 부회장이 어떤 역할을 담당할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된 바 있다. 

이날 석 부회장의 발언은 대한항공에서 그의 역할이 외부보다는 내부 관리에 집중될 것임을 의미한다. 석 부회장이 한진칼 대표이사직을 유지하는 것도 이를 유추할 수 있는 부분이다. 석 부회장은 현재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 사내이사에 올라있지만 대한항공에선 미등기이사 신분이다. 대한항공 이사회에 포함되지 않은 그가 경영에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은 극히 제한적이다.

그는 이어 "최근 대한항공 업무를 시작했고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와 한진칼이 있는 명동 한진빌딩을 오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최근에 대한항공 본사를 방문한 게 언제냐는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앞서 대한항공 총수일가의 갑질과 불법행위 등에 대한 파문이 커지는 상황에서 대한항공은 석 부회장을 임명해 전문경영체제로 도약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이 조치의 실효성에 대해서 의구심이 제기돼왔다.

석 부회장의 실력에 대해서는 업계가 보장하고 있다. 그는 1984년 대한항공에 입사해 그룹 지주사 대표이사까지 오른 ‘샐러리맨 신화’의 주인공이다. 대한항공 경영기획실에서도 근무했고 핵심 노선인 미주지역본부장도 지내 전략과 실무에 모두 능통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진과 한진해운의 대표이사도 지내 육‧해‧공 물류 전반에 대한 이해도도 높다. 

다만 최근 불거진 오너일가 갑질논란과 관련해 경영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전문경영인 체제’를 표방하며 시행된 인사임을 감안하면 적절하지 않다는 시각도 나온다. 조양호 회장의 최측근으로 평가되는 석 부회장에 의한 전문경영인 체제가 오너일가의 경영 간섭을 제어하긴 어렵다는 얘기다.

대한항공 직원들 사이에선 석 부회장의 역할에 대해 의심이 끊이지 않는다. 지난 4일 저녁 진행된 대한항공 직원들의 촛불집회 구호에서는 오너일가와 함께 그의 이름도 퇴진요구 대상으로 거론됐다.

석 부회장 역시 이런 논란을 의식한 듯 기자와 대화하는 내내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오너일가와 관련한 질문에 대해서는 “노코멘트하겠다”며 일절 대답을 거부했다. 그는 본인의 인사와 관련해 대한항공 직원들의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잘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우려하는 일이 안 생기도록 잘할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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