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농어촌] 세종과학기지 30주년…남극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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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군득 기자
입력 2018-01-2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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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88년 2월 설립…해양경제 영토 확장 최전선 자부심

  • 남극 진출 국가 중 33번째…2개 상주국가는 10개국이 유일

드론으로 바라본 남극 세종과학기지 전경. [사진=극지연구소 제공]


우리나라의 남극 연구 시작점인 세종과학기지가 올해로 설립 30주년을 맞았다. 1988년 2월 17일 설립된 세종과학기지는 서울에서 1만7249km 떨어진 서남극 남셰틀랜드 군도 킹조지섬에 위치한다.

우리나라는 세종과학기지를 거점으로, 남극에서 기후변화‧유용생물자원 조사 등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현재 제31차 월동 연구대 등 100여명의 인력이 근무중이다.

우리나라는 1978년 국립수산진흥원이 남빙양에서 크릴 시험어획과 해양조사를 실시하면서 남극 진출을 시작했다. 이후 1985년 한국해양소년단 주도로 구성된 ‘한국남극관측탐험단’이 최초로 남극관측 탐험에 성공했다.

이를 계기로 남극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자, 1986년 33번째 국가로 ‘남극조약’에 가입하며 남극진출의 신호탄을 쐈다. 1987년 2월 남극세종기지를 건설한다는 방침을 결정하고, 1988년 남극세종과학기지를 건립해 남극 연구의 새로운 역사를 써가고 있다.

◆남극 극지연구 희로애락을 담은 세종과학기지

우리나라는 세종과학기지 설립 다음해인 1989년 세계에서 23번째로 ‘남극조약협의당사국’ 지위를 얻었다.

남극조약협의당사국은 남극조약 가입국 중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국가를 의미한다. 남극 관련 연구실적 등 조건을 갖춰야 한다. 우리나라는 1988년 세종과학기지 건설 이후 실적을 축적, 남극조약 가입 3년만에 협의당사국 지위를 획득했다.

이어 1990년 남극연구과학위원회 정회원국으로 가입, 입지를 다졌다. 지금은 세종과학기지 외 2014년 테라노바만 인근에 설립된 장보고기지까지 2개의 기지를 운영하며, 남극대륙까지 활동범위를 넓히고 있다. 남극에 2개 상주기지를 둔 국가는 세계에서 10개국뿐이다.

세종과학기지는 13명의 적은 인원으로 개소했지만, 지난 30년간 월동연구대원 450여명과 3000여명의 연구자들이 이곳을 거치며 명실공히 남극 연구 중심지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30년간 세종기지는 많은 희로애락을 거쳤다. 특히 2003년 12월 제17차 월동연구대원이 조난당한 동료를 구조하기 위해 출동했다가, 강풍으로 고무보트가 전복돼 전재규 대원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를 계기로 남극기지에 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기지 환경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이듬해 극지연구 전문기관인 극지연구소(한국해양연구원 부설)가 설립되고, 쇄빙 연구선인 아라온호가 건조되는 등 극지연구 기반이 강화됐다.

◆지난해 3차 진흥계획 수립···선도적 연구활동 박차

세종과학기지 준공 이후, 우리나라는 극지연구에 매진해 2003년 인류 미래 청정에너지인 가스하이드레이트 매장지역을 발견했다. 국내 천연가스 연간소비량의 약 200배에 달하는 규모다.

또 기존 물질보다 항산화 활성능력이 뛰어난 노화방지 물질(라말린)을 발견, 이를 활용한 화장품이 개발‧판매되기도 했다.

2009년에는 세종기지 인근 펭귄거주지(세종기지 2km 남방)를 남극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했다. 이후 이 지역에 서식하는 펭귄 생태를 연구하고, 환경변화를 모니터링해 국제사회에 알리는 등 보호구역 환경관리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세종과학기지가 위치한 남극 킹조지섬과 남극반도 해역은 지난 수십년간 온난화로 인한 해빙(解氷) 등이 급속히 진행된 지역이다. 기후변화 예측을 위한 중요 거점 역할인 셈이다.

이에 따라 세계기상기구(WMO) 정규 기상관측소로 지정돼 하루 4회 기상정보(기온·풍속 등)를 제공 중이다.

2010년부터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등 기후변화 지표를 관측하는 지구대기감시(Global Atmospheric Watch) 관측소로 활동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지난해 4월 수립된 ‘제3차 남극연구활동진흥 기본계획’에 따라 세종과학기지를 기반으로, 전지구적인 환경변화 예측과 대응을 추진하고 있다. 남극생물의 유전적 특성을 활용한 극지생명자원 실용화 등 융·복합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남극점을 향한 독자적 내륙진출과 개발로 2500m 수심의 빙저호 탐사 등 새로운 연구 영역을 개척하는데 잰걸음을 보이고 있다.

남극 관문지역 협력 거점 운영 활성화와 국제협력 확대를 통한 남극연구 파트너십 강화 등도 향후 과제에 포함됐다.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은 “극지는 대한민국 미래이자 희망이다. 지구적으로 발생하는 기후변화에 대처하고, 우리나라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극지강국으로 도약해야 한다”며 “해수부도 제2의 쇄빙연구선 건조를 추진하고, 산·학·연이 상생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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