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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초대석] 윤석구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 회장 "통신비 인하 해답은 알뜰폰"

김위수 기자입력 : 2018-01-03 09:19수정 : 2018-01-03 09:19

윤석구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장. [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2017년을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위기의 알뜰폰’이 아니었을까요.”

알뜰폰(MVNO) 사업자들에게 지난 한 해는 유난히도 다사다난했다. 통신비 인하 공약의 불똥이 알뜰폰 시장으로 튀었고, 업체 사이의 의견 차이로 내분이 일어나기도 했다. 특히 알뜰폰 업계에 가장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보편요금제’에 대한 논의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20개 회원사를 거느린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KMVNO)의 윤석구 회장은 “올해는 통신비 인하 이슈를 넘어 알뜰폰이 활성화되는 한 해가 됐으면 한다”고 말하며 웃음지었다.

◆위기의 알뜰폰···업계 생존 놓고 고군분투한 1년

정부가 2011년 통신비를 절감하겠다는 취지에서 본격적으로 도입한 알뜰폰에 대해서는 ‘성공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윤 회장 역시 이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그는 “알뜰폰 가입자는 5년 만에 전체의 10%를 넘었는데, 이는 다른 MVNO 도입 국가보다 2~3년 빠른 속도”라며 “그동안 5조에 가까운 가계통신비 절감 효과를 일으켰다”고 자평했다.

순탄한 성장세를 보이던 알뜰폰에 위기가 찾아온 것은 지난 4월부터다. 벚꽃대선으로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에 ‘통신비 인하’가 포함돼 있었는데, ‘기본료 1만1000원 폐지’가 주된 내용이었다. 공약이 실현될 경우 알뜰폰 업계가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되는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었다.

윤 회장 역시 정부, 국회, 시민단체를 찾아다니며 고군분투했다. ‘큰사람’이라는 통신사업체를 운영하고 있기도 한 윤 회장은 눈코 뜰새 없이 바쁜 와중에도 알뜰폰 업계에 대한 책임감 하나로 이곳저곳을 찾아다녔다. 윤 회장은 “사업을 겸임하는 와중에 협회를 위해 시간을 내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라며 “큰 각오와 희생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윤 회장의 고군분투에도 불구하고 악재는 계속됐다. 통신비 절감 정책 중 △25% 요금할인 △저소득층 통신요금 1만1000원 감면 등이 시행됐고, 이동통신사들이 알뜰폰 가입자 유치시 유통망에 추가 리베이트를 지급하는 등 가입자 뺏기에 나서며 알뜰폰 가입자 이탈이 심화됐다.

여기에 도매대가 협상에 대한 협회와의 온도차로 알뜰폰 업계 1위인 CJ헬로가 협회를 탈퇴하겠다고 나선 상태다. 지난해 11월 발표된 도매대가 협상 결과 2‧3세대 이동통신(2G‧3G)에 대한 도매대가는 △음성 12.6% △데이터 16.3% 낮아졌지만, LTE 데이터 중심 요금제의 경우 평균 7.2%p 인하됐다. 문제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의 고용량 구간인 11~20GB 사이의 요금제에서 인하폭이 1.3~3.3%p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저가 요금제를 바탕으로 운영하는 중소 알뜰폰 업체들은 협상 결과에 대해 어느 정도 만족하는 모습이었지만, 이미 고용량 데이터 요금제를 출시한 CJ헬로에게는 치명적인 결과였다.

현재 협회는 탈퇴건을 놓고 CJ헬로를 설득 중이다. 윤 회장은 “그동안 CJ헬로가 알뜰폰 사업에 진출해 알뜰폰 이미지 제고, 대중화 등에서 큰 역할을 했다”며 “(탈퇴 건에 대해서는) 노력 중”이라고 답했다.
 

지난해 6월 13일 오전 통의동 국정기획자문위 앞에서 알뜰폰협회가 기본료 폐지 대책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알뜰폰 업계에서는 2G·3G 가입자 비중이 75%에 달한다. [연합뉴스]


◆2020년 알뜰폰 1000만명 돌파 목표···경쟁 넘어 상생 필요

알뜰폰 업계는 2020년까지 가입자 수 1000만명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협회 차원의 노력과 정부의 알뜰폰 활성화 정책이 맞물린다면 매년 80만명 증가세를 유지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계산에서 나온 수치다.

윤 회장은 “결국 가계통신비 절감의 키 주자는 알뜰폰”이라며 “우체국 점포 수 확대, 오프라인 채널 추가 발굴, 전방위적 홍보‧마케팅을 꾸준히 펼쳐 나간다면 현재 정체된 알뜰폰 가입자 수를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가장 필요한 것은 정부‧이통사‧알뜰폰 사이의 ‘상생’이다. 윤 회장은 LG유플러스를 좋은 예로 꼽았다. 최근 LG유플러스는 자사 망을 쓰는 알뜰폰 업체에 고객센터와 판매점을 지원하고, 자사 부가서비스를 개방하고 있다. LG유플러스 망을 임대하는 알뜰폰 업체를 확보해 알뜰폰 시장의 파이를 키우고, 자회사인 ‘미디어로그’를 알뜰폰 업계 1위로 만들기 위한 전략이다.

또한 알뜰폰 업계의 생존을 위해 이통사가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통사가 5G에 투자하고 상용화를 시작해야 알뜰폰 시장 역시 본격적인 LTE 사업으로 넘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라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통신비 인하 정책 중 하나인 보편요금제에 반대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윤 회장은 “보편요금제는 이통사와 알뜰폰을 모두 힘들게 하는 정책”이라며 “알뜰폰 각사에서 나오는 보편요금제에 해당하는 요금제를 활용해 통신비를 인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윤 회장은 벤치마킹할 만한 사례로 일본의 MVNO 시장을 들었다. 일본에서는 총무성의 정례적인 도매대가 산정식 발표가 이뤄진 후 MVNO 업체들이 사업계획을 내놓는다. 주목할 만한 점은 MVNO 사업자들이 기존 이통사(MNO)들이 내지 않는 다양한 요금제를 출시한다는 것이다. 시간별‧속도별‧용량별로 요금제가 출시되며, 페이스북 전용 요금제, 사물인터넷(IoT) 전용 요금제 등 다양한 요금제가 나오고 있다. 일본 MNO 사업자인 KDDI는 MVNO의 성장세에 결국 통신비를 파격적으로 낮추기도 했다.

윤 회장은 “일본의 경우 MNO와 MVNO의 영역이 나뉘어 정착됐다”며 “우리나라 통신시장 역시 이를 참고해 통신비 인하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통신위원회도 통신시장 상생을 위해 노력 중이다. 윤 회장은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이 취임 직후 알뜰폰 사업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지난해 이효성 위원장은 취임 후 통신시장 관계자 중 알뜰폰 사업자들을 가장 먼저 만났다. 이통사 CEO들과 회동한 자리에서는 ‘알뜰폰 가입자 뺏기’를 중단해달라 요청하기도 했다. 올해부터는 알뜰폰에 대한 웹툰을 방통위 홈페이지 및 공공기관에 게재하는 등 알뜰폰 홍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윤 회장은 “2018년은 통신비 인하 이슈를 뛰어넘어 알뜰폰 활성화의 화두를 던지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며 “협회 차원에서도 캠페인 등으로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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