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K메디 시대]여성암에만 올인했다…이젠 그녀들이 뽑은 ‘1호 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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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수 기자
입력 2017-11-29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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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품의료센터를 찾아서④ 이화의료원 '이대여성암병원'

  • 첫 방문 진료·검사 ‘원스톱 서비스’로 차별화

  • 암 진단 후 7일 이내 수술…환자중심체계 갖춰

  • 최고 의료진, 유방보존술·로봇수술 등 첨단진료

  • 국제의료센터 설치, 60여개국 환자 방문 줄이어

백남선 이대여성암병원장이 유방암 환자 수술을 집도하고 있다. [사진=이대여성암병원 제공]


이화의료원에는 특별한 ‘이것’이 있다. 우선 국내 여성 암환자에게 최고로 꼽힌다. 여기에 해외 환자 사이에서도 입소문이 자자해 발길이 끊이지 않을 정도다. 높은 환자 만족도는 당연지사다. 바로 이화의료원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이대여성암병원이다.

이대여성암병원은 약 8년 전인 2009년 3월 개원했다. 당시만 해도 여성암에 대한 성과가 뛰어난 대학병원 등은 있었지만, 여성암을 특화한 병원이나 센터는 거의 없었다. 때문에 개원 당시에는 투자 성과에 대한 주변의 의문도 적잖았다.

그러나 괜한 우려였음을 지적이라도 하듯 이화여대 브랜드를 기반으로 한 이대여성암병원은 급속도로 성장했다. 개원 3년 만인 2012년에는 유방암 수술 건수로 5위를 기록했다. 수많은 대학병원 사이에서 일궈낸 실적이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실시한 유방암 적정성 평가에서 4년 연속 1등급을 획득했고, 개원 이래 9년 연속 여성이 뽑은 최고 명품대상 암센터에도 꼽혔다. 명실공히 여성암 치료 대표 브랜드로 성장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대여성암병원은 국내 성과로 만족하지 않고 있다. 이미 미국과 함께 유럽·아시아 등 해외에서 병원을 찾는 환자가 줄을 잇고 있다. 해마다 해외 환자가 증가하면서 세계적 병원 도약이라는 목표까지 실현해가고 있다.

이대여성암병원 성장을 이끌어온 백남선 원장은 “단기간에 성장을 이뤄낸 특성화 병원은 드물다. 이대여성암병원은 여성인권 신장과 함께 여성을 위한 특성화병원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차별화된 의료진 실력과 여성 마음을 헤아리는 친숙함이 성공의 원천”이라고 밝혔다.

◆암 진단부터 수술까지 1주일··· 최초 시도로 차별화

이대여성암병원은 ‘여성암 치료분야를 특화 육성한 대표병원’이라는 브랜드 인지도를 갖추기 위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 암 진단 후 1주일 이내에 수술 시행, 첫 방문 당일 한 공간에서 진료와 검사 동시 실시 등을 내용으로 하는 ‘원스톱서비스’는 경쟁력을 확보하는 주무기다. 병원에 따르면 이러한 원스톱 서비스는 국내 대학병원 최초다. 암 의심 환자에 대해서도 동결 조직검사, 암 유전자 검사 등을 통해 2시간 내 결과를 얻도록 하고 있다.

처음으로 시도한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여성암 특화 병원이니만큼 여성암 환자만이 입원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레이디병동’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설립했다. 환자 중심의 신속하고 편리한 진료 체계를 갖추고자 하는 노력이 고스란히 담겼다.

때문에 이러한 특화 서비스는 국내외 대학병원 암센터에서 벤치마킹하고 있다. 2013년과 2015년 한국병원협회 연례 학술대회에서 성공적인 대학병원 서비스 혁신 사례로 소개되는 등 국내 의료계에서도 대표적인 특성화 성공 모델 병원으로 꼽히고 있다.
 

이대여성암병원 여성암 환자 전용 병동인 ‘레이디병동’에서 여성암 환자가 병동 코디네이터로부터 입원 생활 안내를 받고 있다. [사진=이대여성암병원 제공]


◆유방보존술 최초 시행··· 여성을 이해하다

이대여성암병원은 치료 과정에서도 유방보존 수술법을 국내에서 최초로 시행하는 등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유방보존 수술은 여성에게 암으로 인한 성적 상실감에 빠지지 않도록 할 수 있다. 현재 병원에서 치료 받고 있는 유방암 수술 환자 중 약 75%가 유방보존술을 받아 여성으로서의 삶의 질을 높이고 있다.

또 자궁근종 환자에게는 로봇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로봇수술은 배꼽 한 곳만을 뚫고 로봇 팔을 넣어 근종과 종양을 제거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통증과 후유증이 적고 회복 시간이 빠르다. 흉터가 작기 때문에 미용에 대한 여성 환자들의 걱정을 덜어준다.

이는 수술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의료진이 있기에 가능했다. 백 원장은 국내 의료진 중에서도 유방보존술 권위자로 꼽힌다. 문병인 센터장과 임우성·권형주·우주현·이준우 교수 등 유방암·갑상선암센터 의료진, 문혜성 센터장과 김승철·주웅·김윤환·이사라·정경아·김미경 교수 등 부인종양센터 의료진, 차은숙·이지은·정진·김정현 교수 등 여성암 전문 영상진단팀 의료진들도 병원이 꼽는 가장 큰 경쟁력이다.

여성 이해는 치료뿐 아니라 관리에서도 이뤄지고 있다. 레이디병동으로 차별화를 시도한 병원은 오카리나, 글쓰기, 파스텔화 교실이나 희망텃밭 등 여성을 위한 다양한 강좌까지 마련했다.  올해부터는 웃음치유와 미술치료 등 새로운 프로그램도 개발·적용했다. 또 ‘이유회’(유방암), ‘난초회’(부인암) 등 환우회를 활성화시켜 여성 환자 간 소통으로 아픈 마음을 덜어내고 용기와 희망을 얻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10년 이상 장기 암 생존자들과 가족을 초청해 기쁨을 나누는 ‘아름다운 동행’ 행사도 매년 시행 중이다.

백 원장은 “여성암 치료 성공은 정확한 진단, 숙련된 수술과 더불어 여성 환자의 마음을 보듬는 관리체계에 의해 좌우된다고 할 수 있다”며 “이대여성암병원은 수술 경험을 가진 의료진을 전면 배치하고 아늑한 내부로 따뜻한 심리적 보살핌을 구현하는 등 최선의 진단과 치료를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남선 이대여성암병원장(사진 가운데)이 아랍에미리트(UAE) 유방암 환자 퇴원을 앞두고 환자, 보호자, 병원 의료진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이대여성암병원 제공]


◆국내를 넘어 해외서도 자자한 입소문

이대여성암병원은 해외 환자 유치에도 집중했다. 정부기관을 통해 해외 현지에 있는 병원과 교류 협력을 맺고 무료 수술과 기술 전수 등으로 여성암 진료 분야 강점과 전문성을 홍보했다. 이는 현지 환자들에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인터넷 등을 통해 빠르게 퍼졌다. 그 결과, 현재는 중국·러시아·몽골을 비롯해 중동 국가와 미국까지 총 60개 이상 국가 환자들이 병원을 찾고 있고, 그 수는 점차 늘고 있다.

내부 인프라도 해외 환자 유치에 한몫했다. 국제진료센터를 별도로 설치해 국가별 외국어로 1대 1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고 외국인 환자를 위한 대기공간을 마련·운영했다. 국내 체류 기간을 줄이기 위해 최소 대기시간으로 진료와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외국인 환자 우선 진료 시스템’을 구축했다.

특히 여성 의료진을 선호하는 아랍 문화권 여성 환자를 유치하기 위해 국내 유일 여자의과대학 부속 병원을 소개하는 아랍어 홍보물을 제작하고 아랍식 할랄식단, 기도실 등 맞춤형 환경으로 개선했다.

이런 성과는 국가적으로도 인정됐다. 이대여성암병원은 2014년 법무부 ‘의료관광 우수 유치기관’에 선정됐고, 2015년 ‘메디컬코리아 글로벌헬스케어 유공포상 시상식’에서 해외환자 유치 부문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백 원장은 “해외 여성 환자 역시 여성을 위한 병원 시스템에 크게 만족한다. 사진을 남기기 싫어하는 아랍 환자들이 먼저 사진을 찍자고 할 정도”라면서 “국내외적으로 모두 인정받는 병원을 만들기 위해 오늘도 공부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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