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경제성장률 “정부·한은 3%대 vs. 민간연구소 2%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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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명석 기자
입력 2017-11-13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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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경연 13일 세미나 “韓 내년 성장률 2% 중반 전망”

정부와 국책기관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한국 경제가 연간 3% 성장을 제시했으나 민간 경제연구소들이 내년에 다시 2%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연이어 발표해 경기를 바라보는 정부와 민간의 온도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민간 씽크탱크인 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 이하 한경연)은 13일 내년 한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 중반으로 제시했다.

이는 LG경제연구원의 2.5%, 현대경제연구원의 2% 중반과 같은 수준이다. 금융연구원과 기업은행 경제연구소도 역시 2.8%와 2.7%를 전망해 ‘2% 성장률 고착화’에 힘을 실었다.

반면 한국은행은 3%를 전망했는데, 정부는 경제성장률을 예측하지 않지만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3%대를 유지하는 데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정부의 내년 3% 전망은 국제통화기금(IMF)가 지난 10월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 보고서에서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3%로 전망한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국내외 투자 모두 둔화, 성장 모멘텀 줄어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이날 오후 한경연 주최로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2018년 경제․산업전망 세미나’에서 주제 발표를 통해 “국내경제는 4분기 이후 경기 상승 흐름이 다소 약해져 내년에는 2% 대 중반 성장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다.

건설투자가 감소세로 돌아서고 설비투자도 증가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소비가 투자둔화를 얼마나 만회할 수 있을 것인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세계경제는 내년에도 상승흐름을 이어가겠지만 올해보다 성장률이 높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말 이후 투자가 세계경제를 이끌어왔으나 주요 국가들의 고용확대 여지가 낮아 경기회복 흐름을 소비가 받아 주도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앞서 송원근 한경연 부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올 3분기 수출과 설비투자 확대로 인한 깜짝 성장으로 경제성장률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우리 기업이 체감하는 경기와는 온도차가 있다”고 말했다.

송 부원장은 “미 기준금리 인상,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가계부채 문제 등 장기 문제가 여전한 가운데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기업의 투자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이 논의를 앞두고 있어 기업 환경도 예측이 어려울 것”이라며, “경기가 회복세에 들어섰지만 외부적 요인의 의존도가 높고 하방 리스크도 여전하다. 중장기적 성장을 도모할 수 있도록 경제의 잠재성장력 제고와 우리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감안한 정책 보완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내년 상반기까지 보릿고개···철강‧전자만 호조
이어진 7개 주력산업 전망 발표에서도 내년 상반기까지 주요 산업은 업황 개선을 기대할 수 없다는 전망이 주를 이뤘다. 철강과 전자를 제외한 조선, 유통, 건설, 석유화학, 자동차의 업황 전망이 불투명하거나 부진하다는 것.

철강 전망 발표자로 나선 박광해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세계 철강 시장의 수요와 공급을 절반이상 차지하는 중국의 공급 조절이 계속되면서 수급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중국의 신규 건설 수주 금액이 증가하고 재정지출 증가율이 확대되면서, 철강수요가 전년 대비 1.6%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요산업인 기계업종의 시황 개선으로 철강 단가 인하 압박이 작은 것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위원은 전자업종은 전망을 통해 “2017년의 호황이 내년 상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애플의 아이폰 X 출시에 따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카메라 등 한국의 주요 부품사 수혜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위원은 “전기차 시장의 성장에 따른 배터리 수요 증가도 호재다. 올해 8월부터 시작한 테슬라의 모델 3 생산이 본격화되면서 내년 1분기부터 전기차 생산량이 급증할 전망”이라면서 1000달러 이상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보급 확대, 선진국의 가전 수요 증대 등도 예상된다“고 전했다.

김현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조선업은 빅3사(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의 수주잔고가 2015년 말 대비 44.1% 감소해 내년 3분기까지 매출 감소와 영업이익률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후판 가격 상승으로 인한 신조선 가격 상승에 따라 중고선 교체발주가 본격화되면서 2018년에는 2010~15년의 80% 수준인 807억달러의 발주가 예상된다”고 예측했다.

기계 업종은 세계 경제의 회복에 따른 건설경기 호조와 공작기계 해외수주액 급증으로 회복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건설·자동차·석유화학 둔화세 지속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유통업은 가계 구매력 개선에 따른 소비심리 회복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신규 점포 확대 차질, 복합쇼핑몰 월 2회 휴무 가능성과 납품업체 인건비 분담 의무 도입 등 공정위의 불공정거래 근절 대책이 업계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건설업은 분양가상한제와 8.2 대책에 따른 양도세 강화 등으로 업황 부진이 예상된다. 특히 주택시장은 분양물량과 매매물량이 감소하는 등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해외 건설 부문은 글로벌 경기호조에 맞춰 중동 지역의 수주 증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석유화학산업 발표를 맡은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북미 천연가스 설비가 신규로 가동됨에 따라 공급과잉이 지속되면서 수급불균형에 따른 업황 전망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다만, 정제마진의 강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자동차산업은 중국시장에서의 부진과 미국 시장에서의 수익성 하락 등으로 업황 부진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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