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강남 불패' 신화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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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관 기자
입력 2017-09-1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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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영관 아주경제 건설부동산부 차장

강남 재건축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지표가 최근 여럿 나왔다. 결론적으로 정부의 8·2대책 이후 움츠렸던 경기가 다시 살아나는 모양새다.

우선 지난주 청약을 진행한 '신반포 센트럴자이'가 특별공급을 제외한 98가구 모집에 1만6472명이 몰리며 평균 168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 마감했다. 올해 서울에서 가장 높은 청약 경쟁률이다. 일부 주택형의 청약 경쟁률은 무려 500대1을 넘어섰다.

지난 8일 모델하우스를 오픈한 '래미안 강남포레스트' 모델하우스에는 주말(8~10일) 1만5000명이 몰리며 성황을 이뤘다. 이들 재건축 단지는 정부의 고분양가 억제 방침에 따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 보증을 받는 과정에서 당초 예상보다 분양가격이 낮아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분양가가 인근 시세보다 많게는 4억원가량 낮아지면서 시세차익을 노린 예비 청약자들이 다시 몰린 것이다. 공교롭게도 8·2대책 이후 한 달여 하락세를 이어온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값도 지난주 보합으로 전환됐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9월 첫째 주 서울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보합(0.00%)을 기록했다. 송파(0.45%)와 서초(0.03%)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격은 상승 전환했고, 강동(-0.21%)과 강남(-0.12%)도 하락폭이 줄었다.

지난 6일 서울시로부터 사실상 50층 재건축을 승인받은 '잠실주공5단지'의 호가도 하루 만에 5000만원 이상 뛰었다. 박원순 서울시장 부임 후 처음으로 서울에서 50층 높이의 재건축 허용을 눈앞에 둔 데다 한강변 재건축 청약 대박 열기가 이어지면서 기대감이 커지자 상당수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인 상황이다.

또한 이번 잠실주공5단지 호가 상승은 정부의 고강도 규제에도 불구하고 재건축 진행상황이나 단지별 호재에 따라 가격이 상승 반응할 수 있다는 시그널로도 해석된다.

건설사 간 강남 재건축 아파트 시공권 수주를 위한 혈전도 지속되고 있다. 신반포13·14·15차 아파트가 지난 주말에 모두 시공사를 선정했다. 정부에서 건설사에 수주전 과열 자제를 요구한 상태지만, 강남권 입성을 노리는 건설사들은 아랑곳없이 홍보에 적극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달 28일 시공사를 선정할 예정인 반포주공1단지(1·2·4주구)에선 국내 굴지의 2개 건설사가 참여, 지하철과 버스 등에도 광고 포스터를 게시하는 등 엄청난 홍보전을 진행하고 있다. 

강남 재건축 시장 분위기가 차츰 풀리는 모습을 보이자, 일각에선 8·2대책 이후 숨죽였던 수요자들이 추석을 전후해 발표되는 '가계부채 종합대책'과 '주거복지 로드맵' 이후 본격 활동을 재개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2년6개월 만에 부활하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강남 재건축에 적용되면 오히려 '로또 청약' 열풍이 불어 가격 상승세에 불을 지필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다. 실제 시공사 선정절차가 한창인 반포주공1단지는 집값이 계속해서 치솟고 있다. 반포주공1단지 전용 107㎡(공급면적 32평)의 매매가격은 현재 33억원으로, 연초 대비 5억원 이상 올랐다.

주변 집값이 오르는 상황에서 신규 분양아파트의 분양가를 하향 조정하면 주변시세가 낮아지는 것이 아니라 그 차이만큼 투자수익은 더 커지게 된다. 부동산을 빼놓고는 재테크를 말하기 힘든 대한민국에서 시장 참여자들이 이 같은 사실을 모를 리 없다.

문제는 정부의 고강도 대책에 대출 돈줄이 막히고 전매가 금지되면서 서민투자자의 여력이 이전보다 줄었다는 점이다. 반면 자금력이 되는 사람들에겐 투자 적기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당첨만 되면 수억원의 돈을 벌 수 있는데 돈 있는 사람이 마다할 이유가 있을까. 정부가 분양가 낮추기에만 급급하다가 돈 있는 자산가들의 청약 과열만 부채질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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