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스·블루길 퇴치에 팔 걷어…안동시 생태계 교란 어종 수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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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5-30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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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달 만에 2천576㎏ 사들여…"산란기 집중 포획해 개체 수 줄여야"

(안동=연합뉴스) 이강일 기자 = 경북 안동시가 안동호와 임하호에 서식하는 생태계 교란 어종 배스와 블루길 퇴치에 팔을 걷었다.

30일 시에 따르면 토종 어류를 마구잡이로 잡아먹어 어민 속을 썩이는 배스, 블루길 등 유해 물고기를 돈을 주고 사들이고 있다.

그동안 배스와 블루길을 어로 과정에서 잡더라도 경제적 가치가 없어 일부 어민은 배 위에서 바로 버렸다.

안동·임하호를 찾는 낚시인도 덩치가 큰 배스 등을 잡아 '손맛'만 본 뒤 다시 물에 풀어 주는 일이 많았다.

이 때문에 안동·임하호에서 그물로 잡히는 물고기 80∼90%는 배스와 블루길일 정도로 늘어났다.

배스와 블루길은 육식성이 강해 토종 어류를 잡아먹는다. 호수 주변 주민은 배스와 블루길이 토종 물고기 씨를 말릴 것으로 걱정한다.

이에 따라 시는 처음으로 올해 5천만원을 들여 배스, 블루길을 수매하고 있다.

어민이 어업활동 중 잡힌 배스와 블루길을 갖고 오면 1㎏에 4천500원을 주고 사들인다. 강준치나 끄리 같이 사람이 먹지 않는 물고기도 1㎏에 4천원을 준다.

어민이 경제 가치가 없는 물고기를 다시 호수에 풀어 주고 이 물고기가 다시 잡히는 악순환을 막기 위해서이다.

지난 4월부터 매달 1차례 하는 유해·무용 어류 수매 사업에 어민은 적극적으로 참가했다.

4월 20∼21일과 5월 24일 2차례 사들인 유해·무용 물고기는 배스·블루길 757㎏, 강준치·끄리 1천819㎏ 등 모두 2천576㎏에 이른다. 어민에게 1천600여만원을 지급했다.

시는 수매 사업 효과, 어민 반응 등을 살펴 내년 예산 확대를 검토할 방침이다.

안동시 관계자는 "호수가 워낙 넓어 어민이 잡은 유해 어류를 사들인다고 완전히 퇴치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지만 수생태계를 보존하는 데 필요해 수매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발맞춰 케이워터(K-water) 안동권관리단, 안동대 등은 유해하거나 쓸모가 없는 어류를 원료로 유기질 비료를 만드는 장치를 개발했다.

이 장치로 안동호나 임하호에서 잡은 배스, 블루길, 강준치, 끄리 등 어류를 30분 안팎 짧은 시간에 비료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산·알칼리 처리, 숙성 등 여러 단계를 거치지만 화학반응으로 일반적 비료 생산과정에 생기는 악취 등도 대부분 없앤다.

케이워터 안동권관리단은 어로 과정에서 포획한 유해·무용 어류를 어민이 재활용할 수 있는 길이 생긴 만큼 안동·임하호에 서식하는 배스 등을 퇴치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남병락(52) 안동호 어로계 회장은 "배스, 블루길은 1마리가 2만개 이상 알을 낳아 퇴치하는 것은 어렵다"며 "산란기인 5∼6월 집중적으로 잡고 수생태계를 지속해서 관리해야 조금이라도 토종 어자원을 보호할 수 있다"고 했다.

배스와 블루길은 1970년대 어민소득 증대를 목적으로 식용으로 들여왔다. 그러나 소비자가 입맛에 맞지 않아 외면해 배스 등은 강과 호수로 퍼져나갔고 토종 어류를 잡아먹어 1998년 생태계 교란생물로 지정됐다.

leeki@yna.co.kr

(끝)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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