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압구정 주민들이 반발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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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2-01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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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통없는 서울시, 직접 주민들테 설명하라"

▲최수연 건설부동산부 기자

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 "보도자료도 배포하고 주민열람공고도 진행했기 때문에 설명회에서는 주민들 질문을 받고 답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따로 발표는 하지 않을 것이다."(진경식 서울시 공동주택과장)

지난달 28일 삼성동 코엑스 오디코리움에서는 압구정아파트지구 지구단위계획 전환 주민설명회가 열렸다. 당초 강남구는 지구단위계획 전환에 따른 주민들의 민원이 제기되면서 서울시와 공동으로 설명회를 개최하게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설명회는 강남구가 설명회를 주최하며 서울시에 불만을 토로하는 장으로 변모했다. 먼저 지구단위계획 전환에 대한 용역을 맡은 업체 A&U 관계자의 전반적인 설명이 이뤄졌다. 이어 진경식 과장의 발표 순서가 됐지만 서울시는 발표를 하지 않겠다고 하자 주민들의 야유가 쏟아졌다. 한 주민은 "설명회까지 마련했는데 서울시는 소통은 커녕 피하고 있다"면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직접와서 지구단위계획 전환 배경에 대해 설명하라"고 소리쳤다.

주민들의 야유에 떠밀려 진경식 과장은 단상에 올라 지구단위계획에 대한 배경에 대해 간단히 설명을 이어갔지만 오히려 주민들의 갈등만 증폭시켰다.

이어 배경섭 강남구 도시환경국장이 오르자 주민들은 호응을 하며 환호하기 시작했다. 배 국장은 "서울시가 주민들의 동의 없이 지구단위계획 전환을 강행한 데 반대하다"며 전면 서울시 계획을 반대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주민들은 "옳소"라며 강하게 찬성했다.

가장 눈에 띄는 장면은 주민 대표들이 질의하는 시간이었다. 10여명 가량 되는 대표들 가운데 한 대표는 "서울시가 내놓은 지구단위계획에 대해 제대로 알아야 한다"면서 "압구정역 1번 출구 지역을 종상향해 40층 주상복합을 건립한다는 것은 압구정 주민에게 대단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것과 같다"면서 주장을 펼쳐나갔다. 하지만 주민들은 "그만하라"며 발표자를 향해 야유를 쏟아냈다.

서울시 입장에 서서 주민들을 설득하려고 하면 주민들은 무조건 귀를 막고 들으려 하지 않았다. 가장 안타까운 점은 그런 주민들에게 다가가려고 하지 않은 서울시 태도다. 이날 강남구가 일방적으로 설명회를 마련해 서울시가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참석했다할지라도 주민들의 간지러운 부분을 긁어주려는 노력을 했다면 이렇게까지 주민들이 반감을 가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서울시 실무진들도 어떻게 갈등을 풀어나갈지 상당한 고민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고민의 끝이 갈등 해결의 열쇠로 이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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