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 화두’로 유승민 부상…김무성 ‘위기’ 문재인 ‘안도’ 안철수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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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4-1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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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무소속 후보. 유 후보는 무소속에도 불구하고 20대 총선에서 당선, 차기 대권주자 반열에 오를 전망이다. [사진=유승민 의원 페이스북]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이제는 세대교체다.”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총선) 결과로 차기 대선판도 요동칠 전망이다.

차기 대권에 근접했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의 희비가 엇갈린 데다, 여야의 차차기 대선주자로 분류된 나경원 새누리당·김부겸 더민주·유승민 무소속 후보가 나란히 4선 고지에 오르면서 세력 재편이 불가피하게 됐다. 메가톤급 총선발(發) 정계개편이 초읽기에 돌입했다는 얘기다.

◆여권發 빅뱅 도래…‘무대’ 지고 ‘반기문’ 뜨고

13일 끝난 20대 총선의 최대 특징은 새누리당의 과반(150석) 붕괴다. 정치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고 새누리당이 과반 수성에 실패하면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사실상 차기 대권 가도에 적신호가 켜질 것으로 보인다.

애초 김 대표는 비박(비박근혜)의 한계를 지닌 시한부 지도부 체제였다. 정치적 변곡점마다 박근혜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다가 금세 로우키(low-Key) 전략으로, ‘30시간의 법칙’이란 풍자까지 나올 정도였다. 약한 세력에도 김 대표가 버틸 수 있었던 힘은 ‘선거 연승’에 따른 보수층 일부의 흡수였다.

실제 그는 2014년 7·14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직에 오른 뒤 보름 만에 치러진 7·30 재·보궐선거를 시작으로, 2015년 4·29 재·보선과 10·28 재·보선까지 ‘트리플 크라운’(Triple Crown)을 달성했다. 그러면서도 김 대표의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은 당 지지율의 절반밖에 흡수하지 못했다.

온갖 외풍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참패했다. ‘일여다야’(一與多野)의 질 수 없었던 선거에서 패한 것이다. 2000년 총선(16대) 이후 16년 만에 도래한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의 원인 제공자로 전락했다.

2인자를 만들지 않는 박 대통령의 리더십으로 ‘포스트 박근혜’가 공석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친박(친박근혜)계는 ‘반기문(유엔 사무총장) 대망론’을 고리로 판을 흔들 것으로 전망된다. 

눈여겨볼 대목은 여권발 권력구도 빅뱅의 관전 포인트다. 과반 미달로 총선 패배의 책임론을 둘러싼 친박·비박 갈등이 격화될 수밖에 없다. 김 대표의 2선 후퇴는 물론, 공천을 사실상 도맡은 친박계도 책임론에서 벗어날 수 없다. 

핵심은 세대교체와 혁신 논쟁을 통한 여권의 새판 짜기다. 기성 정치인으로 간주되는 ‘무대 시대’는 사실상 내리막을 걷게 된 반면, 나경원 새누리당 후보와 복당을 기정사실화한 유승민 무소속 후보 등이 세대교체를 통한 정권재창출을 고리로 여권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여권 내에는 원조 소장파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있다.
 

국회 본청.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총선) 결과로 차기 대선판도 요동칠 전망이다. 차기 대권에 근접했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의 희비가 엇갈린 데다, 여야의 차차기 대선주자로 분류된 나경원 새누리당·김부겸 더민주·유승민 무소속 후보가 나란히 4선 고지에 오르면서 세력 재편이 불가피하게 됐다. 메가톤급 총선발(發) 정계개편이 초읽기에 돌입했다는 얘기다.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tlsgud80@]


◆與野, 새 간판론 대두…文·安 도전받는 입장

이 경우 보수진영은 ‘나경원·유승민’ 등을 앞세운 세대교체론과 친박계의 ‘반기문 대망론’이 충돌하면서 정계개편 빅뱅의 신호탄을 쏘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종로와 대구 수성갑에서 각각 낙선한 오세훈·김문수 새누리당 후보의 정치 재개는 더뎌질 것으로 보인다.

범야권도 ‘포스트 총선정국’의 정계개편이 임박했다. 한때 새누리당의 개헌선 드라이브에 무력했던 더민주는 예상 밖 선전으로 여권 개헌선 저지에 성공, 정권교체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호남에선 대다수 의석수를 국민의당에 내줬지만, 수도권의 선전으로 일정 정도 당 안팎의 장악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총선 승리를 오롯이 확보하지 못하면서 총선 이후 친문(친문재인)계와 친김(친김종인계) 간 당내 주도권 다툼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친문계가 차기 당권을 장악한다면, 문 전 대표를 중심으로 독자적 대선 후보를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반대의 경우 국민의당과의 통합론이 뜨거운 감자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변수는 역시 보수의 텃밭인 대구에서 당선된 김부겸 더민주 후보를 중심으로 한 세대교체론이다. 임시지도부인 김종인 비대위 체제 이후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국대의원대회에서 ‘김부겸 대안론’이 수면 위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문재인 필승론’과 ‘김부겸 대안론’이 제1야당 권력구도의 핵심 축이라는 얘기다. 반면 총선 정국에서 사라진 박원순 서울시장의 조기 등판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20대 총선에서 약진한 국민의당은 친안(친안철수)계를 중심으로 ‘안철수 독자후보론’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천정배 공동대표를 비롯한 호남 의원들이 안 대표와 대립각을 세울 경우 야권발 정계개편 과정에서 당 파열음을 낼 수도 있다. 한고비를 넘긴 안 대표가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전계완 평론가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차기 대선 구도의 핵심은 세대교체”라며 “이번에 당선된 각 당의 소장파 그룹이 기성 정치인들을 혁신의 장으로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4.13 총선을 일주일 앞둔 6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국민의당 당사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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