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20대 총선을 말한다] ⑱마지막 여론조사, ‘태풍의 눈’…밴드왜건·언더독의 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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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4-0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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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선거운동 시작을 하루 앞둔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서울선거관리위원회 내에 위치한 종로구 관리위원회에서 관계자들이 후보자들의 선거 벽보를 점검하고 있다. 종로구에는 여야 유력 후보를 포함해 무려 10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사진=아주경제 남궁진웅 기자 timeid@]


아주경제 최신형·김혜란 기자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이하 총선)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2016년 4·13 총선을 시작으로, 2017년 19대 대통령선거(대선), 2018년 제7대 전국동시지방선거(지방선거) 등이 잇따라 열린다. 특히 차기 총선은 절차적 민주주의의 산물인 ‘87년 체제’, 외환위기를 초래한 ‘97년 체제’ 이후 새로운 질서를 가늠하는 이른바 ‘정초(定礎) 선거’가 될 전망이다. 고(故)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서거로 촉발된 민주화 시대의 역사 재평가작업과 맞물려 산업화와 민주화 시대를 뛰어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키는 국민이 쥐고 있다. <편집자 주>

20대 총선의 마지막 여론조사 결과가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오는 7일부터 각 후보자와 정당에 대한 지지도를 담은 여론조사 결과의 공표 및 인용 보도가 금지된다. 마지막 여론조사 결과가 유권자들의 ‘전략적 투표’ 방향타 역할을 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이른바 ‘밴드왜건’(bandwagon·승산 있는 쪽으로 투표자가 몰리는 현상)과 ‘언더독’(underdog·약자에게 지지를 보내는 현상)의 효과가 총선 막판 변수라는 얘기다.

특히 4·13 총선은 새누리당 탈당파의 무소속 출마와 국민의당 출현으로 다여다야(多與多野) 구도로 전개, 선거의 유동성을 한층 강화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정쟁만 일삼은 한국 정치의 퇴행성으로 정치 혐오감도 큰 상황이다. 유동성의 증가로 각 여론조사 수치와 최종 총선 결과의 갭이 적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점을 감안하면, ‘밴드왜건’과 ‘언더독’ 정치학을 활용하기 위한 여야의 수 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7일부터 ‘깜깜이’…부동층 어디로

5일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현행 공직선거법 제108조는 ‘누구든지 선거일 전 6일부터 선거일의 투표마감시각까지 선거에 관하여 정당에 대한 지지도나 당선인을 예상하게 하는 여론조사(모의투표나 인기투표에 의한 경우를 포함)의 경위와 그 결과를 공표하거나 인용하여 보도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단 7일 전 공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명시해 보도하거나, 7일 전 조사를 명시해 공표하는 것은 가능하다. 7일부터 이른바 ‘깜깜이 선거’에 돌입하는 셈이다.

관전 포인트는 마지막 여론조사가 각 당이 분석한 전국 253곳 가운데 혼전 양상인 100여 곳의 판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다. 결과를 예단할 수는 없다. 다만 다야 구도의 예측불허 초박빙 지역에서 전략적 투표 성향이 강화될 것으로 분석된다. 

전략적 투표란 A유권자가 선호하는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작을 때 당선권에 근접한 차선의 후보를 전략적으로 지지하는 것을 말한다. 과거 고(故) 김대중(DJ) 대통령에 대한 호남의 몰표나,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를 향한 호남의 지지가 이런 맥락이다. 

적어도 일부 지역을 제외한 대다수 지역에서 팽팽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호남’의 경우 마지막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호남 유권자들의 ‘밴드왜건’ 효과가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해석도 가능한 셈이다. 마지막 여론조사까지도 오차범위 내 접전이라면, 최종 뚜껑을 열기 전까지는 결과를 예단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 본청.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총선)의 마지막 여론조사 결과가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5일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현행 공직선거법 제108조는 ‘누구든지 선거일 전 6일부터 선거일의 투표마감시각까지 선거에 관하여 정당에 대한 지지도나 당선인을 예상하게 하는 여론조사(모의투표나 인기투표에 의한 경우를 포함)의 경위와 그 결과를 공표하거나 인용하여 보도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tlsgud80@]


◆與野, 막판 언더독 전략…“여론조사는 참고용”

더민주 산하 민주정책연구원은 ‘유권자의 전략투표와 선거 전략’ 보고서에서 “다자 구도의 혼전은 선거구 경쟁도를 높여 유권자의 전략투표 성향을 자극, 여론조사상 각 당과 후보 지지율과는 차이가 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비호남으로 판을 넓힌다면, 전망은 달라진다. 더민주와 국민의당 경쟁에 대한 호남 유권자들의 높은 관심은 역으로 보수층의 언더독 심리를 자극, 여권 지지층의 총결집으로 이어질 개연성도 적지 않다. 기존의 여권 소속이었던 후보가 탈당한 지역에서 야권이 연대를 통한 밴드왜건 효과를 꾀할 경우 여권 지지층은 언더독 현상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여야도 선거 막판 ‘엄살 작전’으로 지지층 총결집 전략에 나섰다. 한때 180석을 목표로 했던 새누리당은 140~160석, 더민주는 100~120석을 전망치로 내놨다. 언더독 효과의 극대화 전략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마지막 여론조사와 투표율의 상관관계다. 많은 전문가들이 새누리당의 우세를 점치는 상황에서 야권의 2030세대 등 젊은 층들은 ‘야권 필패’에 확신을 확인하는 순간, 투표를 포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마지막 여론조사 결과가 투표율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다는 가설도 성립할 수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마지막 여론조사에도 신중론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여론조사 기관의 조사 방법에 따라 수치가 들쭉날쭉한 만큼, 여론조사 만능주의를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계완 정치평론가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막판 변수도 많고 숨은 표심이 어디로 갈지도 잘 모른다”며 “(마지막 여론조사가) 하나의 기준일지는 몰라도 총선 결과가 그렇게 나타난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명준 글로벌리서치 이사도 “마지막 여론조사가 총선 변수이기는 하지만, (면밀한) 팩트 검증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가 1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정치인생을 담은 '김종필 증언록' 출판 기념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아주경제 남궁진웅 기자 time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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