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루 더 그린] 리디아 고가 친 볼이 나무위에 멈췄고 캐디가 나뭇가지를 흔들었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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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5-01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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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보없이 흔들다가 볼 땅에 떨어지면 1벌타 받고 되돌려 놓아야…‘위험한 행동’ 했으나 무사히 넘겨…리디아 고는 언플레이어블 볼 처리 후 트리플 보기

리디아 고(앞)가 친 볼이 나무 위에 멈추자 캐디가 나무에 올라가 볼을 찾고 있다.             [사진=미국LPGA 트위터]





1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어빙의 라스 콜리나스CC(파71)에서 열린 미국LPGA투어 ‘노스 텍사스 슛아웃’ 1라운드에서 화제의 주인공은 리디아 고(고보경)였다.

리디아 고는 4오버파 75타를 쳐 100위밖으로 처졌으나 그 역시 세계랭킹 1위였기에 뉴스거리가 됐다. 더욱 리디아 고는 투어에서 50개대회 연속 커트통과 행진을 벌이고 있고, 이 대회에서 받은 상금을 전액 네팔 지진피해자 돕기에 기부하겠다고 밝힌 터였다.

이날 리디아 고에게서는 또하나의 얘깃거리가 있었다. 14번홀(길이 416야드)에서 일어난 일이다.

그가 러프에서 그린을 향해 구사한 세 번째 샷이 플레이선상 약 30m 전방의 높은 소나무 가지에 걸렸다. 주위에 갤러리들이 많이 있었고, 친 볼이 낙하한 것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볼은 나뭇가지에 걸린 것으로 유추됐다.

리디아 고가 망설이고 있는 사이 그의 캐디 제이슨 해밀턴이 나섰다. 나무 위로 올라간 것이다. 볼은 어렴풋이 중계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으나 그것이 리디아 고의 볼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는 없었다. 해밀턴은 “언플레이어블 볼 처리를 하기 위해서는 그 볼이 리디아 것이라는 것이 증명돼야 하고, 그러려면 내가 올라가서 확인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해밀턴은 나무에 올라가 나뭇가지를 여러차례 흔들었으나 바로 위에 있는 볼은 요지부동이었다. 하다 못해 리디아 고한테서 클럽 하나를 받아 그것으로 나뭇가지를 두드려보기도 했으나 역시 별무소용이었다.

그런 와중에 경기위원(브래드 알렉산더)이 도착했다. 경기위원은 전후사정을 파악했다. 갤러리들로부터 리디아 고가 친 볼이 나뭇가지에 걸린 것이 맞다는 말을 들은 듯했다. 볼도 살짝 보였다.

경기위원은 갤러리의 증언으로 나무위에 있는 볼이 리디아 볼이라는 것을 유추할 수 있으므로 언플레이어블 볼 처리를 할 수 있다고 판정했다. 그러면 1벌타후 볼 직하방 지점을 기준으로 두 클럽 길이내에 드롭하고 칠 수 있다<규칙 28c>. 리디아 고는 그에 따랐고 트리플 보기를 했다.

경기위원이 갤러리들의 증언을 믿지 않은 나머지 그 볼이 리디아 고의 볼임을 증명할 수 없지 않으냐고 말하면 리디아 고는 분실구 처리를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 1벌타 후 직전 샷을 한 지점으로 돌아가야 한다. 언플레이어블 볼보다 불리하다. <재정 27/14>

갤러리들의 증언이 뒷받침될 경우 경기위원은 그에 근거해 판정할 수 있다. 요컨대 마크하지 않은 두 플레이어의 볼(동일 브랜드)이 인접해 있어 분실구로 판정날 수 있도 있는 볼이 갤러리의 증언으로 인플레이 볼이 되거나, 리디아 고의 경우처럼 언플레이어블 볼 처리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재정 27/12>.

다만, 이 상황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캐디 해밀턴의 행동이다. ‘언플레이어블 볼 처리를 하려면 볼을 확인해야 하므로 나뭇가지에 걸쳐 있는 볼을 떨어뜨리겠다’는 생각까지는 이해할 수 있다. 이 때 벌타를 피하려면 나뭇가지를 흔들기 전에 ‘볼을 확인하려고 그런다’는 의사를 반드시 마커나 동반 플레이어에게 통보해야 한다<재정 18-2a/27>.

원칙적으로 나뭇가지에 있는 볼은 인플레이 볼이므로 그것을 무단으로 움직여서는 안된다. 움직이면 1벌타를 받고 그 후 제자리에 갖다놓아야 한다. 나뭇가지를 흔들어 볼을 떨어뜨리거나 나무에 올라가는 도중에 볼이 땅에 떨어지게 되면 인플레이 볼을 움직인 격이 된다. 그러면 벌타가 부과된다<규칙 18-2a, 재정 18-2a/26>.

캐디 해밀턴은 나뭇가지를 흔들기 전에 동반자나 마커에게 그런 의사를 통보한 것같지는 않다. 만약 통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가 나뭇가지에 오르거나 나뭇가지를 흔드는 도중 볼이 땅에 떨어졌다면, 그리고 그 볼이 리디아 고의 볼이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리디아 고에게 1벌타가 주어지고 볼은 나뭇가지 위로 원위치시켜야 한다. 요컨대 캐디가 상당히 위험한 행동을 한 것이다.

몇년 전 마스터스에서 그레그 노먼(호주)도 비슷한 상황을 연출했다. 오거스타내셔널GC의 12번홀(파3)에서 그의 티샷이 그린 뒤 꽃나무 덤불속으로 갔다. 노먼과 그의 캐디, 심지어 동반자와 그 캐디까지 나서 나뭇가지와 덤불을 헤치고 볼을 수색했다.

이 경우 볼을 찾던 중 노먼이나 그의 캐디가 볼을 밟거나 건드리면 인플레이 볼을 움직였기 때문에 1벌타를 받아야 한다. 당사자는 멀찍한 곳에서 찾거나 동반자의 도움을 받는 것이 불의의 페널티를 막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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