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곡된 고용시장] 늘어나는 비정규직 청년층…미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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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1-1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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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취업의 문이 좁아지고 좋은 일자리를 얻기도 어려워지면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비정규직에서 시작해 정규직으로 전환되기도 쉽지 않아 악순환이 계속되는 상황이다.

청년층의 비정규직 증가는 국가경쟁력의 약화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9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비정규직 가운데 20대의 비중은 17.9%에 달했다. 은퇴 시기를 지난 60세 이상 계층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비정규직 비중이 늘어난 계층이다.

특히 첫 일자리가 비정규직이더라도 2년 후 정규직으로 전환되거나 이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 직장에 정규직으로 채용된다면 비정규직으로 첫발을 내딛는 것이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다.

그러나 비정규직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한 청년은 2년마다 직장을 옳기며 비정규직을 전전하거나 아예 실업상태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문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13년 비정규직 이동성 국가 비교' 자료에 따르면 한국에서 비정규직이 1년 뒤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비율은 11.1%로 10명 중 1명 정도일 뿐이었다.

7명은 계속해서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었으며 2명은 아예 실업 상태로 떨어졌다.

고용이 불안정하다 보니 청년층의 평균 근속기간은 감소하고 이직 경험은 늘어나는 추세다.

2004년만 해도 청년층은 첫 일자리에서 평균 21.4개월 일했으나 작년에는 18.8개월로 2.6개월 줄었다. 첫 직장 근속기간은 2011년부터 4년 연속 감소했다.

김두순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첫 일자리는 앞으로 사회활동의 기준점이 되는 데다 업무능력 습득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며 "비정규직이 괜찮은 일자리로 가는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청년층의 비정규직 확산은 국가경쟁력 약화까지 이어진다.

민간경제연구소 관계자는 "비정규직의 임금은 정규직의 65%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경제적인 요건이 충족되지 못하기 때문에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청년층이 양산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의 사회상을 미리 볼 수 있다는 일본의 경우에도 비정규직 근로자는 정규직보다 결혼하는 비율이 절반 수준에 그친다. 일본 정부의 설문조사 결과 30~34세 남성의 결혼율은 정규직이 59.6%지만, 비정규직은 30.2%에 불과했다.

이 관계자는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임금, 근로조건 등의 격차를 줄이거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수 있는 사회적 대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청년 고용문제는 해결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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