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19년 무분규 결국 깨지나… 노조, 파업 찬반 투표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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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9-23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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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오후 2시 현대중공업그룹노조 대표자들은 현대중공업 정문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014투쟁의 승리를 위해 공동투쟁을 벌여 나가기로 했다.[사진=현대중공업 노조]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현대중공업 노조가 파업 찬반투표를 시작하며 사측과 전면전에 돌입했다. 노조는 앞서 지난 17일 대의원대회를 통해 파업을 결의한 바 있다.

23일 현대중공업 노조에 따르면 이날부터 26일까지 파업과 관련한 노조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울산 본사를 비롯해 군산, 음성, 서울사무소 등에서 진행되며 전체 조합원 1만8000명 중 9000명 이상이 동의할 경우 파업절차에 착수하게 된다. 파업 찬반 결과는 개표일인 26일 오후께 나올 예정이다.

현대중공업 노조 측의 이 같은 행동 돌입은 지난 19일 중앙노동위원회가 중제안으로 제시한 집중교섭 마저도 양측이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노조 측은 “전임자 임금과 사내하청노동자를 위한 4대 요구안 등 실무교섭 심의 안건 중 진전된 내용 없이 교섭이 끝났다”면서 “특히 임금과 관련해서는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희망이었던 집중교섭마저 실패하면서 현대중공업노조는 현중사내하청지회와 현대삼호중공업지회, 울산대병원분회, 현대호텔노조울산, 연대노조울산과학대지부, 울산민들레분회, 민주노총울산지역본부 등 7개 노조와 공동투쟁 돌입을 알렸으며 현중노조 집행부는 22일부터 밤샘농성에 돌입했다.

현재 현대중공업노조는 파업찬반투표에서 과반수의 찬성표를 얻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과반을 넘길 것으로 예상하고 이번 찬반투표를 진행 중에 있다”면서 “현재 노조원들은 19년간 회사발전을 위해 무쟁위로 양보하고 희생해왔다. 올해만큼은 우리 조합원들의 의지를 보여주자는 여론이 강하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사측은 노조 측에 추가 협상을 제안한 상태다. 노조 측은 이에 대해 “교섭의 여지는 두고 있다”면서도 “지금처럼 노동자들의 바람을 무시한 개악 안을 고집 한다면 교섭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상황이 극단적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4년 만에 현대중공업으로 돌아온 권오갑 사장은 23일 오전 울산조선소 출입문에서 “여러분도 이제 모든 이해관계를 내려놓고, 오직 현대중공업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만 다시 한 번 생각해 달라”는 내용의 호소문을 직접 나눠주는 등 갈등 봉합에 직접 나섰다.

하지만 권 사장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 현장 분위기는 여전히 서늘한 상황이다. 노조 관계자는 “권 사장이 호소문을 배포해도 현장 여론은 그다지 좋지 않다”면서 “힘드니까 힘들수록 서로 참고 양보하자고 하는 것 같은데 19년간 양보한 노동자들에게 크게 다가오지 않는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노조원들의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한 노조원은 노조 게시판에서 “오늘 권 사장이 가족에게 보내는 글에서 고뇌가 보인다”면서도 “그러나 10여년 동안 구성원들에게 푸대접을 한 데 대해서는 어떠한 말로도 이해시키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질적이고 가시적인 것이 아니면 구성원들은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며 “말로서 또 한번 참으라고 하면 구성원들은 권 사장도 앞전 회장이나, 사장들과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노조 측은 파업과 관련해 구체적인 계획은 세워놓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26일 파업 찬성쪽으로 결과가 나올 경우 노조쟁의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파업 일정과 수위 등 세부안을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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